마음의 일렁임은 우리 안에 머물고 (나의 첫 영화 이야기)

마음의 일렁임은 우리 안에 머물고 (나의 첫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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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처음’은 마음에 남는다-‘첫’ 영화의 추억

모든 경험에는 ‘처음’이 있다. 첫걸음마, 자전거 처음 타던 날, 처음 마신 술…. 물론 첫사랑도 있다. 첫사랑을 떠올리면 알 수 있듯이, 첫 번째는 두 번째, 세 번째보다 더 의미 있거나 적어도 마음에 남는 경우가 많다. 영화를 본다는 경험도 그럴 것이다.
이 에세이집에서 열 명의 작가들은 자신의 첫 영화를 이야기한다. 첫 영화는 글자 그대로 ‘인생 첫 영화’일 수도 있고, 그 영화 이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친 ‘첫 인생 영화’일 수도 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영화를 만났던 순간-주인공의 표정, 대사, 함께 본 사람, 극장까지의 거리 풍경, 극장의 푹신한 의자와 팝콘 냄새, 비디오 대여점의 높은 선반, TV 방영을 기다리는 시간 등-을 기억하는 것은, 영화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이며 내 지난날을 추억하는 흥미로운 방식일 것이다.

“누군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처음 극장에서 본 영화를 물어보라. 이야기 중에 그를 이루는 구성 성분 중 ‘씨앗’을 보게 될지도 모르고 그가 자란 시대의 얼굴, 문화의 흐름이 ‘같이’ 따라와 개인의 풍경을 보여 줄 수도 있을 테니까.” p.132
저자

강수정

대학에서는행정학을전공했지만입신양명에뜻한바없어여기저기기웃거리다가출판계에발을들였다.출판사와잡지사등을전전한끝에번역을본격적으로시작했다.엄벙덤벙하는성격과달리말을고르고뜻을옮기는작업이잘맞았고,영광스럽게도존버거와허먼멜빌,알베르토망겔처럼개인적으로좋아하는여러작가의글을우리말로옮길기회를누렸다.이제는그저틈틈이일을하며책을읽고영화를보고글을쓰는한량의삶을꿈꾸고있다.영화에세이『한줄도좋다,가족영화』를썼다.

목차

〈누구를위하여종은울리나〉
서초동사는잉그리드버그만
김상혁

〈늑대와춤을〉
가족시네마
유재영

〈라붐〉
〈라붐2〉
참얄궂은프랑스양파수프
이명석

〈매디슨카운티의다리〉
영화를‘말한다’는것.그기분좋은무력함에관하여
송경원

〈미이라〉
우물이야기
김남숙

〈신밧드의대모험호랑이눈깔〉
그날만났던괴물들을또다시만나다
박사

〈인디아나존스〉
모험이날그렇게했다
이다혜

〈주먹왕랄프2:인터넷속으로〉
〈라이온킹〉
〈라이온킹〉
〈십계〉
〈우뢰매〉
처음본것들의꼬리를잡고
서효인

〈패왕별희〉
우리안에머물러우리를만드는것들
박연준

〈페드라〉
여전히봄이어서꽃몸살을앓는너에게
강수정

출판사 서평

첫영화에는가족이있었다.혹은없었다

-김상혁의첫영화이야기
열두살그는처음‘우리집’으로이사한후처음맞는토요일밤‘주말의영화’를고작몇장면만기억하지만,그가을집안팎풍경과사정은또렷이기억한다.이사한새집에도그의방은따로없어어머니와함께마루에서지냈지만,간헐적으로나마독차지한할아버지의어두컴컴한방구석에서본영화들은우울하고부정적인생각으로가득했던그의유년에유일한선물이었다.

-유재영의첫영화이야기
1992년여름어느일요일,외출하고돌아온아버지의손에비디오플레이어가들려있었다.처음으로가본세탁소옆비디오대여점에서중학생그는,온가족이‘다같이볼만한영화’를고르고야말겠다는다짐을고등학생형의눈빛에서읽는다.아이스크림과소주와함께가족시네마가개봉하였고,되감기가끝난뜨거운비디오테이프를기계가토해내는생소한장면과함께,그는생소한장면하나를더목격한다.아버지의눈물이었다.

-김남숙의첫영화이야기
그날일곱살그는여자와처음손을잡고처음영화관에갔다.하지만정확히말하자면인파가많은곳에서만여자의손을잡고나머지는빠르게걷는여자의뒤를종종걸음으로쫓았다.그당시여자는그의말에잘대답해주지않아서그는눈물이왈칵나왔지만,이제그는어딘가에여자를여자라고쓸때면,여자를조금은용서할수있을것같은마음이들기도한다.

-박사의첫영화이야기
초등학교도입학하기전아빠의무릎께나키가닿던나이에,영화가끝나면짜장면을사준다는아빠의약속에그는중국집에먼저가아빠를기다렸다.그를혼자로비에내보내고‘막달려가서,막쏘고,막죽는영화’를다보고나온젊은아빠가얼마나피가마르도록그를찾았는지,엄마에게얼마나야단맞았는지그는듣지못했다.혼자찾아낸짜장면집이단성사근처였다는건기억하지만,그는아쉽게도그영화의제목은기억하지못한다.

-서효인의첫영화이야기
그의첫영화는문화회관인지단관극장인지도모를곳에서본몇탄인지도모르는〈우뢰매〉이지만,이제와돌이켜보면그가기억하는첫영화는‘할머니’이다.먼저앉은사람이그좌석의임자가되는영화관에서어린손주를위해이기적이고이타적인어른의모습을보였던할머니.지금할머니가계신요양원의자리가명당일는지,다자란손주는알수없어서가끔마음의스크린이시커멓고,시커멓게잊은채로시간은간다.

나를눈뜨게한첫영화를만나다

-이명석의첫영화이야기
서울보다삼사년은시간이늦게가는소읍에살았던그는고3비오던어느날야간자율학습을땡땡이치고대구로영화를보러간다.영화를보고센티해진그는비를맞으며학교로돌아간다.20대가된그의첫유럽여행은나선형계단호텔과카페오레와크루아상이있는카페테리아에서의식사로영화를따라간다.

-송경원의첫영화이야기
중학교2학년매월넷째주금요일오후마다있던영화부단체관람첫영화에서그는한장면을기억한다.이장면의두주인공의얼굴에떠오른형상을그는말로설명할수없었고,영화를말로옮긴다는건불가능하다는걸깨닫는다.동시에이온전히영화적인체험,이묘한울림을공유하고싶다는마음도싹튼다.

-이다혜의첫영화이야기
그의십대내내할리우드시리즈영화들은그의취향의핵심을형성한다.‘지구최고의속편’까지나온할리우드모험영화들은그를지구끝까지달리고싶게했고,이야기의패턴,캐릭터의패턴을경험하게했고,수많은이야기를새롭게만들게했다.비록지금그가그시절그영화들의‘막무가내의낙관’을그대로받아들일수는없을지라도,‘세상해맑고’싶을때는모험의세계를상상한다.

-박연준의첫영화이야기
열네살그가극장에서처음으로본영화는그에게지나치게높고,어둡고,심오했지만,그는이야기가이야기로흘러가는순간을어둠속에서지켜봤던일을기억한다.영화는그를통과해지나갔지만,모두다지나간건아니다.영화가가져온마음의일렁임은그안에머물러있다.

-강수정의첫영화이야기
첫사랑을기억하는그에게첫영화는,실제로세어보면아흔두번째이거나백스물일곱번째로본영화일지라도단연첫사랑의열병에관한영화이다.그의첫첫사랑영화는그에게다시한번첫사랑을,혹은지금의사랑에게서또다시첫사랑을,느끼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