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21.00
Description
노키즈존 ㆍ 노시니어존의 확산, 늘어나는 정신과 진단명
건강과 위생 강박, 불편을 참지 않는 사람들…

우리가 추구한 ‘쾌적함’이라는 미덕이
오히려 배제와 낙인, 통제의 연료가 되고 있다
쓰레기 없는 깨끗한 거리, 정시에 칼같이 움직이는 대중교통, 어디서나 터지는 와이파이와 냉난방 시스템, 소음이나 냄새를 허락하지 않는 무음무취의 공간, 친절하고 빠른 서비스업 종사자, 지극히 얌전한 아이들과 단정하고 건강한 어른들. 현대인은 인류 역사상 가장 청결하고 안전하며 질서 정연한, 그야말로 ‘쾌적한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쾌적함이 타인을 향한 노골적인 배제와 통제의 동력이 되고, 더 나아가 우리를 억압하고 병들게 하고 있다면 어떨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구마시로 도루는 신간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에서 우리가 이룩한 질서와 청결, 효율과 균질화가 우리에게서 무엇을 앗아갔는지, 그리고 왜 이 최적화된 사회에서 개인은 더 불행해지고 있는지를 파헤친다. 이 책은 질서와 청결을 숭상하는 일본에서 출간 즉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서점인과 독자들이 그해 최고의 인문서에 수여하는 ‘기노쿠니야 인문대상’(2021)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현대 도시 시스템은 과거의 불편함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켰지만, 동시에 개인을 억압하는 또 다른 힘으로 작동해왔다. 이제 현대인들은 무결점의 능숙하고 효율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검열한다. 저자는 정신건강, 신체건강, 청결, 저출생, 공간 설계, 의사소통을 주요 키워드로,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가치들이 어떻게 개인을 ‘정상성’이라는 좁은 규격 안에 가두고, 그 기준에 미달하는 이들에게 부적격 낙인을 찍는지 날카롭게 짚어낸다. 이제 우리는, 과거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일들에 일일이 신경을 곤두세우며, 필요 이상의 수치심과 죄책감, 열등감을 느낀다. 그 결과 사회는 더 예민하고, 엄격하고, 편협해졌다.

저자는 “모두가 쾌적함에 취해 숨이 탁탁 막히는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게 기묘하게 느껴진다”고 고백하며, 완벽한 시스템에 숨은 고충과 해악, 그 결과 우리가 맞닥뜨린 부자유를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학자 오찬호 역시 “쾌적함과 불쾌감이 동전의 양면처럼 떠돌며 정상과 비정상을 쉽사리 구분하는 풍토를 과감하게 짚어낸다”며 “‘사회적 청결’이라는 시대의 흐름이 차별과 혐오의 연료가 되고 있다는 저자의 목소리가, 한국 사회 곳곳에 스며들기를 희망한다”고 일독을 권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지현 또한 “안전한 사회가 될수록 안심은 되지 않는 아이러니가 일본과 한국의 현재”라며, 이 책에서 “현대 사회에 대한 뼈 때리는 진단과 처방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은 고도화된 질서 속에서 배제와 낙인, 통제가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시의적절하고도 깊이 있는 논의의 장을 열어줄 것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 2021 기노쿠니야 인문대상 수상작
저자

구마시로도루

熊代亨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1975년생으로신슈대학의학부를졸업했다.사춘기및청소년정신의학,특히적응장애를전공하며현대사회에서‘잘적응하지못하는사람들’을오랫동안진료해왔다.개인의문제로여겨지는예민함과불안,우울과분노가실제로는어떤사회적조건속에서만들어지는지에관심을두고,현대인의사회적응과서브컬처를주제로여러매체에칼럼을연재하며집필활동을이어왔다.
자본주의적질서와사회규범,그리고정신의료가맺는관계를추적해온그는,질서와청결,건강을중시하는쾌적한사회일수록개인이더쉽게‘문제적인존재’로분류되는현실에주목해왔다.《쾌적한사회의불쾌함》은이러한문제의식이집약된작업으로,출간후서점인과독자들이그해최고의인문서를꼽는‘기노쿠니야인문대상’수상작(2021년)으로선정되며화제를모았다.

국내출간도서로는《로스트제너레이션심리학》,《마흔에는어른이될줄알았다》가있으며,그밖에《인간은어디까지가축인가(人間はどこまで家畜か)》,《인정받고싶다는강박(認められたい)》,《젊음지향우울증사회(‘若作りうつ’社会)》등다수의책을집필했다.

목차

추천의글
한국어판서문.속도와기준의상향이일상이된사회
머리말.건강,청결,질서정연함이도리어우리를옥죄고있다

1장.쾌적한사회에서우리는왜병들어가는가
아름다운나라의쾌적한도시
지극히얌전한아이들과저출생
어딘가부족한사람은원치않는나라
노동자에게고도의능력을요구하는사회
사회가퍼붓는화살을가장먼저맞는사람들
건강하지않으면안된다는강박
개인의자유를추구하다가한없이고독해진우리들
공간의구조가인식과행동을관리한다
사회분열을부추기는인터넷의구조
우리가짊어진새로운과제들

2장.자본주의사회를뒷받침하는정신의료
마음을보지못하는정신건강진료
늘어나는정신과진단명과폭증하는ADHD
느슨했던사회,적게개입하던의료
왜지금발달장애인가
시대별로달라져온‘마음’의문제
돈때문에아프고,돈때문에낫고
‘죽고싶다’는불평이의료화로만다뤄지는사회
정신의료는우리를어디로돌려보내는가
우리모두는질서의동심원안에있다

3장.건강은언제부터모두의의무가되었나
흡연에관대했던과거일본사회
건강이라는개념의성립과보편화
건강하고늙지않는개인=우월한개인
선과악을판가름하는의료진
진단기준을움직이는자본주의적실용주의
오래건강하게사는것이미덕이된사회
점점보이지않게된병과죽음
건강위험인자를어디까지피해야안심할까
건강이목적자체가된우리는진정자유로운가

4장.리스크가된육아,저출생이라는귀결
끝이보이지않는육아의리스크
모든아이는동물로태어난다
아이들에게까지요구하는고도의질서
그많던골목대장과불량아는어디로사라졌을까
육아의비용과책임은오롯이부모들에게
속박의주체는어떻게바뀌었는가
낮은출생률은필연적결과
합리성을좇는사회에서육아는가능한가

5장.다양성을지우는표백의논리
수상한사람을끝없이경계하는눈초리
어느샌가사라져버린노숙자들
청결하고비폭력적인다수,불결하고폭력적인소수
‘귀여움’이곧정의가된현대사회
언제부터이렇게청결하고안전해졌을까
청결하고안전한사회를만들기위해우리가지운것들
청결한질서를무조건옹호하지는못하는이유

6장.공간설계는어떻게사람을길들이는가
규율훈련형권력과환경관리형권력
거대한정신과병동처럼기능하는도시,도쿄
규율,습관,사상의온상지인가정이라는공간
신인류와오타쿠,전후일본이낳은개인주의자들
콘텐츠를통해서만의사소통하는시대
안전한삶을위해우리가포기한것들
의사소통마저자본이될때
우리는과연이세계바깥으로나갈수있을까
플랫폼에갇힌인터넷의정보전달
철저한공간설계로이루어진오늘날의중국
포스트모던은이미도착했다

7장.현대사회의작동을떠받치는3가지논리
자유의대가로서우리가짊어진것
우리를옭아매는‘남에게폐를끼치지않는행복추구’
상승지향가치를삶의기준으로삼다
서구방식으로는해결할수없는동아시아의저출생문제
브레이크없이신자유주의와맞닥뜨린우리들
그럼에도현대사회는옳다고여겨진다
자본주의,개인주의,사회계약의논리를따르는현대사회
비의사소통에최적화된개인
다양한존재방식을지키려면
문제로느끼지않는것자체가문제

맺음말.이시대의위화감그리고남겨진질문들
주석

출판사 서평

◆2021기노쿠니야인문대상수상작
◆사회학자오찬호,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하지현강력추천


“살기좋은최적화된사회에서우리는
더예민하고,더엄격하고,더편협해지고있다.”

아이,노인은출입금지?불편을제거함으로써쾌적함을얻는사회
:타인을배제하는‘불쾌해할권리’는어떻게정당화되는가

최근몇년사이일본과한국을비롯한선진국사회에는불쾌함을노골적으로드러내는혐오와배제의문화가깊게자리잡았다.노키즈존은노시니어존으로확산되며특정세대를배제하는관행이되었고,이러한배제는차별이아니라‘쾌적함을위한합리적선택’처럼포장되고있다.노인들이보기싫다는아파트주민들의민원에불투명시트지로창문을가린요양원,공놀이를자제해달라는현수막이붙은어린이공원은더이상낯선풍경이아니다.

일상에서도마찬가지다.무심코던진평범한말한마디에‘분위기파악못하는사람’이라는낙인이찍히고순식간에비난의대상이된다.도심주택가나대단지아파트주변에서는단정한겉모습을유지하지않으면경계의눈초리를받는다.우리가합의한정상성의기준이그만큼협소하고날카로워졌기때문이다.

저자는청결과질서,효율과균질화를향한압력이강한사회일수록,즉‘쾌적함’이라는미덕을극단까지밀어붙일수록평범한개인이더쉽게문제적존재로분류되는서늘한현실을고발한다.그는특히현대인이내세우는‘불쾌해할권리’에주목한다.내가불편해지지않기위해타인을밀어내는이권리는결코평등하게행사되지않는다.그것은대체로더힘있고,더건강하고,더생산적인사람들에게만허용되는특권에가깝다.결국쾌적함을향한질주가멈추지않는한,우리는모두언제든불쾌한존재로전락해배제될수있는잠재적위험군이다.

폭증하는ADHD,늘어나는정신과진단명
:‘능숙한인간’만을허용하는사회는어떻게개인을환자로만드는가

친절함과빠른일처리능력은이제개인의미덕이아니라사회가요구하는기본값이되었다.저자는지나치게업무수준이높고고른능력을갖춘사람만이선호되는일본사회풍경을그리면서,일본과한국처럼서비스수준이높고규격화된곳일수록개인은언제나밝은표정과효율적인대응을강요받는다고말한다.문제는이러한‘고성능의기준’이노동현장을넘어대학입시와취업,일상적인간관계에까지확장되었다는점이다.겉으로는다양성을외치지만,실제로는일률적인규격에맞춰자신을교정하는이들만살아남는경쟁이곳곳에서펼쳐지는것이다.

사회가요구하는정상성의허들이높아지면그기준에미치지못한사람들의설자리는급격히좁아진다.일처리가조금느리거나,성격이내성적이거나,의사소통이서툰이들은역량을발휘할기회조차얻지못한채눈에띄지않는곳으로밀려난다.이과정에서발생하는좌절과불안은결국현대인들을정신건강의학과로내몬다.과거라면조금독특한개성으로받아들여졌을특성들이,이제는반드시교정해야할질병이되어버린것이다.

저자는폭증하는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ASD(자폐스펙트럼장애)진단을개인의결함으로만보지않는다.그는이를자본주의적질서와고도화된사회규범,그리고정신의료시스템이맞물려만들어낸구조적산물로규정한다.저자는묻는다.과연이런사회에적응하지못하는개인이문제인가,아니면‘능숙하고결함없는인간’만을허용하는엄격한사회가이미병든것인가.

건강을향한강박,눈앞에서지워지는질병과죽음들
:건강한몸이곧우월함이된사회,우리는정말안녕한가

오늘날건강은선택이아닌의무에가깝다.운동과저속노화식단,건강위험인자를점검하며,노화를늦추기위해아낌없이투자하는삶은현대인의기본값이되었다.이제흡연은좁은흡연부스로밀려나,비정상적행위로취급받고있다.인류역사상모두가이토록건강에집착하는시대는없었다.건강은이제삶을위한수단을넘어,그자체로삶의목적이되어버렸다.그결과‘건강한개인’은곧‘우월한개인’으로간주되기시작했다.반대로질병과노쇠는사회의전면에서철저히배제된다.중환자와장기돌봄이필요한이들은병원과요양시설이라는의료시스템안으로들어가사회공동체로부터단절되고,도시는오직건강하고생산적인,활력있는사람들만의공간처럼유지된다.

저자는몸을관리하는일이개인의책임이자능력으로환원되는순간,건강은효율성과생산성을중시하는자본주의적가치와결합한다고지적한다.우리는역사상가장오래살게되었지만병과죽음이일상에서분리되면서,‘노화’라는생의진실을대면하고사유할기회를잃어버렸다.더오래일하고,더잘버티기위해몸을최적화하는과정에서,삶과죽음에대한철학적질문이뒷전으로밀린것이다.이책은장수시대를살아가는우리가무엇을외면하고있는지,‘건강’이라는이름아래행해지는또다른억압과소외의풍경을그려낸다.

합리성을좇는사회에서출산과육아는가능할까
:저출생은원인이아니라쾌적함에중독된사회가낳은결과다

갓태어난아기는본능에따라울고움직이는,질서밖의존재다.그러나오늘날사회는아이에게조차완벽한질서를요구한다.아이들은어른이정한규칙안에서얌전해야하며,부모는아이를시스템에민폐가되지않는존재로길러낼책임과비용을오롯이짊어진다.대중교통이나비행기안에서울음을터뜨린아이를달래느라난처해하는부모의모습,학교운동회소음이시끄럽다며민원을제기하는주민들.이는우리가추구하는‘쾌적함’의도덕이이미약자를품어낼수없을만큼비대해졌음을보여준다.그에따라,육아는이제축복이아닌위험관리의영역이되었다.오늘날부모는아이가시스템의부적응자로낙인찍히지않도록교육하고통제해야하며,자본주의논리에따라상승지향적인육아를실천할수밖에없다.

저자는묻는다.합리성과효율을극단까지밀어붙인사회에서,통제불가능한생명인아이를기르는것이과연가능한가.인구과밀과한정된일자리,치솟는집값은이불안을더욱부채질한다.일본을비롯해한국,대만,태국,싱가포르등동아시아나라의기록적인저출생은어쩌면원인이아니라,인간보다질서를우선시한사회가만들어낸필연적결과일지도모른다.이를증명하듯현대사회의통념이가장철저하게지켜지는도쿄의합계특수출생률은0.96(2024년기준)으로타지역보다현저히낮다.이는서울역시마찬가지다.

표백된유토피아에서는아무도행복해질수없다
타자와의‘불편한공존’이우리를부자유에서해방할열쇠

《쾌적한사회의불쾌함》은우리를병들게하는것이개인의나약함이아니라,지나치게완벽해진사회의기준그자체라고말한다.저자는현대사회가규정한‘정상성’의기준을맹종하지않고,우리가당연시해온자본주의적질서와통념을의심할때,그리고이사회가좇는쾌적함에기꺼이균열을낼때역설적으로우리가잃어버린인간다움과자유를회복할수있다고강조한다.

나와다른타자의존재를받아들이며발생하는작은불편들을조금씩견뎌내는것,그것이야말로우리를옥죄는거대한시스템과자발적부자유에서벗어날수있는유일한길이다.완벽한질서위에서모든흠결을제거한‘표백된유토피아’에서는그누구도온전히행복해질수없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