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농부

파리의 농부

$20.00
Description
현대 도시의 ‘덧없는 것’에 대한 집요한 탐사,
진부한 현실에서 ‘일상의 경이’를 찾는 초현실주의 문학의 걸작!

『파리의 농부』는 루이 아라공의 초현실주의 시대의 정점에 위치하면서 그의 다음 단계로의 진입의 징조를 암시하는 작품이다. 아라공은 파리라는 현대의 도시를 큰 틀로 하면서 이 도시가 보여주는 모든 ‘덧없는 것’, ‘일시적인 것’들을--카페의 메뉴판, 안내용 지도, 기념비의 문안, 신문 기사 등--세밀하게 탐사한다. 그리하여 곧 철거될 파리의 파사쥬(아케이드)와 도시 외곽의 한 공원을 배경으로 그는 철학, 몽상, 새타이어가 뒤섞인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적 모험을 전개한다.
철저히 비관습적인 형식을 취하면서도 그 내면에 압도적인 서정성을 갖추고 있는 이 작품은 자신이 스스로 “현대의 신화가 되려고”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저자

루이아라공

프랑스의시인,소설가,비평가.앙드레브르통과함께초현실주의운동초기의핵심적인멤버였다.아드리엔모니에의서점에드나들면서그곳에서전위적인지향을가진젊은이들을알게되었다.1919년에는브르통,필립수포등과함께《문학》라는비평지를창간하고다다이즘운동에도참가했다.소설『아니세』(1921),『파리의농부』(1926)는일상적인경이의탐색이었고,단편집『방종』(1924)은볼테르적인풍자정신을보여주었다.1932년초현실주의그룹과결별했고전4권으로이루어진장편연작인『현실세계』(1933~1944)에서는사회혁명을향해나아가는프롤레타리아의계급투쟁을역사적관점에서묘사했다.2차대전이후줄곧완고한사회주의자의길을걸었지만만년에는자신의뿌리인초현실주의로귀환하는듯한면모를보여주기도했다.

목차

-현대의신화를위한서문
-오페라파사쥬
-뷔트쇼몽에서의자연의감정
-농부의꿈

-저자연보
-옮긴이후기

출판사 서평

서문에서아라공자신이쓰고있는대로그는1920년대파리의거리에서신화를발견하려한다.특별한것이없는거리,골목길에있는작은상점들,사람들이많이찾지않는공원의작은언덕이나호수에서경이와신비를보려했으며,그주변에사는사람들과통행인을시적인인물로만들려고하며,환영이나유령을보기도한다.이들거리나통로(파사쥬)들은지역의재개발로인해현재는그모습이사라진것들이대부분이지만그런만큼아라공은예전의파리의거리와인물들을시적으로환기하고있다.예전의파리가나날이파괴됨에따라파리의신화도사라져가는것을안타까워하며그곳의사람들이나거리도근대화,합리화가급속히이루어져가는것을개탄한다.이발사,창부,점원,경비원등이아직싸구려호텔이나구식의점포에진을치고있었고사람들에게는어딘가여유가있었던시대였다.그들의일상생활속에서,무너져가는지저분한점포에서,금박이입힌쇼윈도에서아라공이라는프랑스에서가장전위적이고젊은시인이여러몽상에깊이몰입할수있었다.카페의테라스나레스토랑의구석진장소에서그는동료들과언제끝날지모르는토론을하기도하며이상한말장난을하기도했던것이다.
아라공은일상에잠재해있는특이한것을탐지하는데있어뛰어난감각을가지고있었으며거의탐정을방불케하는도시탐색의재능은초현실주의자동료들사이에서는평판이대단했다.브르통도“도시의비밀스러운삶에대해그처럼동요하는사람도달리없을것이다”고할정도였다.파리라는도시의구석구석까지잘알고있는자로서근대적이고균질적인도시공간에서삐져나오는장소에민감하게반응할수있었고그리하여자신의말대로이른바‘장소의형이상학’을시도하게된다.

*도시의한복판에서초현실성을찾는다
『파리의농부』의화자는현실의구체적인세계속에숨어있는신비와경이를발견하기위해혼잡한도시의한복판을산책한다.“구체적인것에대해서만이시라는것이가능하다”는말에서볼수있듯이그에게중요한것은언뜻무질서해보이는현실의구체적인세계이다.아라공이구체적인사물과의접촉을강조한것은구체적인것을통해시적인초월과초현실성을찾을수있다고생각했기때문이다.
이초현실성이란현실속에서초월을추구하고,초월적체험을하는일인데,아라공은이러한초월에의계기를주는것을‘신화’혹은‘신성한것’으로부른다.또한이러한초현실성은생리적이고형이상학적인반응인‘전율’을야기한다.“나는전율에이르는길을제시했다.나는탈색된님프들이죽으려하는그먼지투성이가지들을흔들었다.”아라공이여기서‘전율에이르는길’이라고말한것은논리와이성의길이아니라감각과관능의길을의미한다.이책의전반부“오페라파사쥬”에서화자가다양한장소에서감각과관능을일깨우며전율의감동을끌어내는것을우리는보게된다.화자가파사쥬의미용실에서미용사의손길로부터감지하는감각적인즐거움을섬세하게묘사하거나그러한관능적인쾌락을누리지못하는산책자에대해답답함을드러내는것은모두감각과관능에중요성을부여하기때문일것이다.

*콜라쥬적글쓰기를통한현실의이화異化
아라공은자신이‘콜라쥬에대한강박증’이있다고할정도로콜라쥬기법을빈번히사용한작가였다.원래콜라쥬기법은20세기초입체파화가들이창안한것으로신문지,우표,벽지등현실에존재하는오브제들을회화에도입함으로써현실과회화적재현사이의상호작용에근본적인질문을제기하는것이었다.아라공자신은자신의글속에다른사람이쓴것을옮기거나광고나벽보,신문기사처럼일상생활의현실에서발견할수있는내용들을그대로텍스트에옮겨놓는방법이라고정의하고있다.그리하여때로는실험적인시가등장하는가하면광고,신문기사,거기에다카페의메뉴판,극장의입장권안내에이르기까지일상에서만날수있는다양한것들이원래의형태대로텍스트속에삽입된다.현실의여러요소들이작품속에서가공이나변형되지않고그대로등장하는이러한방법은뷔트쇼몽공원의기념비에새겨진안내문을묘사하는대목에서는거의10페이지에이를정도여서거의과잉이라고해도좋을정도이다.이것은오히려현실의과도한중첩을통해비현실의효과를끌어내는결과를만들어낸다.다시말하면사실적인자료들이계속주어지면서현실을더잘알게되는것이아니라오히려‘비일상’의인상을얻게되는것이다.

*파사쥬(아케이드)의이중성에매혹되다
아라공이『파리의농부』에서비중있게다룬오페라파사쥬를검토해보면그이중성을우선지적하지않을수없다.파사쥬(아케이드)는거리(통과의장)이면서홀(머무는장)이고,외부의빛을반은통과시키고반은차단하는곳이다.닫혀있으면서동시에열려있는장소이며,내부와외부의경계가애매한공간이다.이수상쩍은이중성이떠도는장소에서아라공은특별한냄새를맡는다.그리고바로이런이유로인해『파리의농부』는발터벤야민의『아케이드프로젝트』에직접적인영향을주었던것이다.
사실19세기전반에일세를풍미했던그랑불바르주변의파사쥬는제2제정하의파리개조가본격화되면서서서히낡은것이되었다.대로안쪽에만들어진파사쥬는근대적이고계획적인도시의풍경에는이미어울리지않는것이되었던것이다.아라공은이처럼사라져가는운명에있는파사쥬를글을통해불멸의어떤것으로만들려했다.그것도다른작가들처럼파사쥬를단순히환상혹은몽환의장으로하는정도가아니라이것을사변sp?culatif의장소로만들고있다는것이중요하다.
이를통해단순히개인의상상력의틀을넘어서서집단이꾸는과거의꿈까지반향하도록하는것이다.이것은,감각적이고구체적인인식과초현실주의적인꿈의창출이결합하면서,갑자기인류학적인인식으로상승하는것같다고도할수있을것이다.아라공이동시대의파리라는도시에서“모든것의모든변형의원칙”을발견하고이원칙이만들어내는것을“움직이는신화”라고부를때‘덧없는것’의원형인오페라파사쥬는이변화를받아들이면서도,거기에다그변화를외부에발신하는이상적인장치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