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예술철학의 고전, 『예술 강의 20』 우리는 예술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에 대해 생각할 때, 작가의 머릿속에 어떠한 생각이나 이미지가 우선 있고 그것이 형태가 되어 실현된 것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통념이 폭넓게 퍼져 있으며 때로는 거의 억압적이기까지 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알랭은 그것에 대해 이견을 제기한다. 기존 통념은 예술 제작의 길을 순순히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것이 바로 아름다움[미美]이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눈을 딴 데로 돌리는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예술 제작에 앞선 어떠한 생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변하는 것은 아니다. 예술가가 어떤 생각을 바탕으로 예술 제작으로 나아가는 것은 확실히 인정하지만, 그 생각은 머릿속에 있을 뿐인 단계에서는 전혀 미덥지 않고 덧없고 빈약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작품의 견고함, 강인함, 깊이는 도구를 들고 몸을 움직여 작품을 만들어내는, 제작을 위한 행위 속에서 만들어지는 작품 자체의 성질인 것이지, 제작 이전의 상념에 갖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작 이전에 뇌리에 떠오르는 상념을 믿을 수 없는 것, 덧없는 것으로 여겨 옆으로 제쳐두는 견해의 토대에는, 몸을 움직이고, 소재와 씨름하고, 기술을 연마하고, 도구를 조정하고, 숨을 가다듬어 작품을 만들어내는 제작행위야말로 예술의 본령이라고 하는, 알랭의 오랜 사색이 뒷받침된 흔들리지 않는 예술관이 가로놓여 있다.
예술 강의 20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