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넷페미사 (우리에게도 빛과 그늘의 역사가 있다 | Net Feminism Herstory)

대한민국 넷페미사 (우리에게도 빛과 그늘의 역사가 있다 | Net Feminism Herstory)

$14.03
Description
대한민국 넷페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대한민국 넷페미사』는 넷페미의 역사를 개괄해봄으로써 서로 다른 세대 간의 경험을 나누고 현재의 활동에 도움될 만한 힌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현재의 역동적인 활동에 대한 지지와 응원의 목소리도 함께 곁들이고 있다. 강남역 살인 사건의 의의를 다룬 행사에서 만난 네 명의 페미니스트들이 ‘페미니즘 라운드 페이블’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강의를 기획했고, 2016년 10월 8일, 장장 7시간 반에 걸쳐 기나긴 강의와 토론을 진행했다.

권김현영, 손희정의 1, 2강 강의는 그야말로 넷페미의 입으로 말하는 넷페미의 역사였다. 당사자로서 그간의 역사를 말해줄 수 있는 자원이 페미니스트 내부에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었다. 3강의 토론에서는 기자로서 여성 이슈를 취재해온 《주간경향》의 박은하 기자와 현재의 주목할 만한 페미니스트 필자인 이민경의 시각을 함께 나눠보았다. 강의 후 단행본 작업을 진행하면서 강의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에 대한 보완을 거쳤다.
저자

권김현영

저자권김현영은여성주의연구활동가라고불리는걸가장좋아한다.?주관심사는여성에대한폭력을없애고젠더규범을해체하는일이다.?배제된사람들의말을세계에기입하는방법을찾고있다.『언니네방』?1·2『남성성과젠더』를편저했고,『성폭력에맞서다』『성의정치성의권리』『양성평등에반대한다』『페미니스트모먼트』?등을함께썼다.

목차

들어가며
제1강영페미니스트,넷페미의새로운도전:1990년대중반부터2000년대중반까지_권김현영
제2강페미니즘리부트,새로운여성주체의등장:2000년대중반부터현재까지_손희정
제3강넷페미의현재와미래,그가능성을찾아서_박은하·이민경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대한민국넷페미의입으로정리한넷페미의역사

2016년은그어느때보다페미니즘이슈가불거진한해였다.강남역살인사건에이어메갈리아로부터비롯된각종소란,낙태금지를반대하는검은시위와○○내성폭력해시태그운동에이르기까지,일련의사건들을둘러싼분노와절망,고발과공감의물결이온라인에다양한파장을만들어냈고이파장은오프라인으로까지이어졌다.
강남역10번출구로나와포스트잇을붙인이들,메갈리아의소송지원을위해‘GirlsDoNotNeedaPrince’티셔츠를구입한이들,낙태금지를반대하는검은시위에나선이들,자신이당한성폭력을SNS에밝힌여성들을위로하고함께분노했던이들…….그렇게자신의문제의식을표출한사람들의기저에는인터넷이있었다.이들에게인터넷은페미니즘활동에대한정보를접하는통로이자이에반하는목소리와싸워나가는전투의장이며,서로의상처를다독이면서현실을이해해가는공감과학습의공간이기도했다.
이러한활동의중심에있던2030페미니스트들은그동안마음속에품어왔던생각들을그렇게하나씩터트렸던것일지도모르겠다.물론좌충우돌할때도있었지만,그날카롭고선연한에너지덕분에많은이들이다시금우리의현실을돌아보게되었다.
그런데과거에는이런이들이없었던걸까?시대가달라진만큼상황도달라졌기에천편일률적으로동일하게비교할순없겠지만,온라인에서자기목소리를내온페미니스트들이이전에도있지않았나?그렇다면과거의경험을돌이켜보는것이현재의활동에참조점이될수있지않을까?
『대한민국넷페미사』의기획은이런취지에서시작되었다.넷페미의역사를개괄해봄으로써서로다른세대간의경험을나누고현재의활동에도움될만한힌트를제공하고싶었다.물론현재의역동적인활동에대한지지와응원의목소리도함께곁들이고싶었다.강남역살인사건의의의를다룬행사에서만난네명의페미니스트들이‘페미니즘라운드페이블’이라는모임을만들어강의를기획했다.어찌보면급조된,하지만마음속에문제의식을품고있던네명의여성이만나세상에던진돌멩이하나였다.
2016년10월8일,장장7시간반에걸쳐기나긴강의와토론을진행했다.이에대한반응은몹시도뜨거웠다.권김현영,손희정의1,2강강의는그야말로넷페미의입으로말하는넷페미의역사였다.당사자로서그간의역사를말해줄수있는자원이페미니스트내부에있다는것은큰축복이었다.3강의토론에서는기자로서여성이슈를취재해온《주간경향》의박은하기자와현재의주목할만한페미니스트필자인이민경의시각을함께나눠보았다.물론강의후단행본작업을진행하면서강의에서미처다루지못한내용에대한보완을거쳤다.서점을통해책판매를하기전,독립적인온라인펀딩플랫폼인텀블벅을통해펀딩을진행했다.20여일의기간동안674명이참여하여총10,548,000원이모금되었다.이역시꽤나뜨거운반응이었다.

영페미니스트의시대:1990년대중반부터2000년대중반까지
여성주의연구활동가권김현영의강의는1990년대중반부터2000년대중반까지를다루고있다.시기적으로보면PC통신을통해사이버스페이스의문을열었다가인터넷으로넘어가기까지이며,주체의측면에서보자면이전의페미니스트와는다소이질적이었던‘영페미니스트’가등장하며역동적인활동을벌인때다.
당시3대PC통신사에는모두여성모임이있었다.하이텔의‘페미니스트의천국’,천리안의‘여성학동호회’,나우누리의‘미즈’가그것인데,권김현영은이시절‘미즈’의시솝으로활동한원조넷페미이기도하다.PC통신의세계가펼쳐지면서,당시에새로운사회를꿈꿨던이들은사이버스페이스를기회의땅으로여겼다.기존의위계질서가사이버스페이스에적용되지않으리라는기대와함께개인이동등하고자유롭게교류할수있으리라는전망이나오기도했다.또한PC통신의시대는곧논쟁의시대였다.그전까지의논쟁이지식인과이론가의주도로이뤄졌다면,이시기이후의논쟁에서는일반인들이사이버스페이스를활용해자신의목소리를내기시작한다.
이러한논쟁의장에서수많은여성논객들이탄생했고,다양한젠더논쟁이이어졌다.그런데PC통신초기의기대와달리온라인은다양한문제들을내재하고있었다.여성이슈는그당시에도온라인을뜨겁게달궜으며,그와관련해표현의자유와검열의문제가대두되는것역시마찬가지였다.1990년대중반이후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신설되고청소년보호법이제정되는과정을거치면서사회적으로검열제도가정비된다.이과정에서여성의섹슈얼리티를남성중심적시선으로왜곡하고강간문화를정당화하는포르노와유통업자들보다는하위문화로취급되면서끊임없이불량물로취급받았던만화나동성애사이트가도리어고초를겪게된다.
이러한상황을지켜보면서의식있는네티즌들은‘노컷운동’을기본적인넷윤리로여겼는데,20여년이지난지금넥슨티셔츠사태에서웹툰규제를강화하자는‘예스컷운동’이벌어지는걸보면참으로아이러니하기까지하다.그런데여성네티즌들은검열에반대함에도불구하고또다른공격에시달렸다.여성에대한온라인성폭력에대처하는다양한지침들을만들어간것이검열에대한찬성으로오해받게된것이다.성별에대한이중잣대에대한반대의맥락은예전이나지금이나오인되기쉬운사안이었다.
사이버젠더전쟁의서막을연사건도이시기에등장한다.1999년12월23일헌법재판소가군복무가산점제위헌판결을내린것이그시초다.이후여성단체사이트들은전방위적인공격을받으며일시폐쇄되었고,나우누리‘미즈’에대한폐쇄청원운동이벌어지기도했으며,군가산점제위헌소송을제기한이들중다섯명의여성은‘이화오적단’으로불리면서개인신상정보가털리기도한다.남성들이공격적인플레이밍을즐기면서여성들이즐겨찾는온라인공간을망가뜨리는것역시시작된다.그런상황에서여성들은자신이즐겨찾던온라인공간을떠나기도했고,또한편으론온라인에서여성들끼리모여이야기를나누고싶어하는욕망이상업적여성사이트들로흡수되기도한다.“선영아사랑해”라는바이럴마케팅광고가아마도그시대상업적여성사이트의모습을대표적으로엿볼수있는사례일것이다.
권김현영은마지막으로이런여성운동의등장을거시적인안목으로조명한다.1920~30년대,1990년대중반,2015년전후,이세시기는강력한동시대성을띄고전세계적으로새로운여성운동이마법처럼등장한다.이들은기존의여성들이어쩔수없이수행해야했던규범들을더이상자신의것으로받아들일수없는여성들이었다.하고싶지않다기보다는할수없어서말하고설치고싸우게된존재들.역사적으로볼때이새로운여성들은모두기존질서의효용을다한순간등장한다는것이바로권김현영의생각이다.기존질서로부터이탈하는집단이등장한다는것은그만큼기존질서의힘이약해졌고더이상은기존질서로부터어떠한것을얻을수없다는뜻이라는것이다.그렇다면이망조의조짐을새로운세계를준비해야한다는메시지로읽어야하지않을까.그것은영페미니스트들의등장이후또다시등장한2015년전후의새로운페미니스트들을보면서상정해볼수있는전망일것이다.

헬페미니스트의시대:2000년대중반부터현재까지
영페미니스트들의활발한활동이후페미니즘을비롯한사회운동은소강상태를맞이한다.그렇다면영페미니즘은이후단절된것일까?그보다는일종의기억이나가능성,잠재력같은것으로여전히남아있으면서2015년새로운페미니즘붐을만들어내는데일조했다고보는게손희정의입장이다.이를‘페미니즘리부트(reboot)’라는개념으로설명하는데,리부트란영화산업에쓰는용어로기존시리즈물의브랜드가치를가져오되그연속성을버리고작품의주요골격이나등장인물만차용해서새로운시리즈를다시시작하는것을말한다.2015년에다시점화된페미니즘도기본설정은유지하면서트위터같은새로운온라인환경에서전혀다른형태로드러났다는뜻이다.
이러한페미니즘붐이일기전의상황을살펴보자.2008년광우병사태당시에등장한‘배운여자’들을기억하는지?‘삼국카페’로불리는소울드레서,쌍코,화장빨카페회원들은촛불집회에앞장서고십시일반돈을모금해진보언론에광고를게재한다.10대시절2002년월드컵을거치고미군장갑차사건때는‘촛불소녀’로나섰던이들이2004년노무현탄핵을거쳐2008년다시‘배운여자’라는이름으로광장에등장한것이다.이들은엄밀한페미니스트로규정하기어려울수있지만,자본주의에함몰되지않으면서민주주의가무엇인지고민하는이들이었다.
손희정은이러한젠더의제를공유하고공론화하는장으로서트위터에주목한다.한진중공업투쟁,최고은작가의죽음,나꼼수비키니사건등이트위터를중심으로논의가진행된대표적인사건들이다.특히한진중공업투쟁에서배우김여진이만삭의몸으로크레인에서내려온김진숙당시민주노총부산본부지도위원을만난순간은SNS를통해소통하고연대하며조직된새로운시민이어떻게등장했는지를보여주는사건이었다.
이러한흐름을거쳐페미니즘리부트의신호탄이되었던것은“나는페미니스트가싫어요”라는글을트위터에올리고서IS에합류하기위해터키로떠난김군사건,김태훈씨가「IS보다무뇌아적페미니즘이더위험해요」라는칼럼을쓴사건을꼽을수있다.이후메갈리아가그존재를세상에드러내고한국사회에는엄청나게폭발적인에너지가흐르기시작한다.메갈리아를경유한여성들은현재페미니즘정당창당을모색하는‘페미당당’,부산지역페미니스트들의모임‘부산페미네트워크’,페미니스트그룹‘불꽃페미액션’,디지털성범죄근절운동을하는‘디지털포르노아웃’등을통해새로운포스트메갈시대를열어가고있다.
“페미니즘에는‘휴덕’(덕질을쉬는것)은있되‘탈덕’(덕질을그만두는것)은없다.”페미니즘은사라진것처럼느껴질때도늘존재해왔던것이다.그런측면에서보자면페미니즘의이름을유지하는것은별로중요치않다.소위말하는‘먹고사니즘’에부딪쳐잠시페미니즘이라는이름을지울순있어도한번페미니즘을접하고‘코르셋’을벗으면결국우리의삶이페미니즘이라는정치적인언어를필요로하는순간을마주할때는언제든지페미니즘으로돌아올수있다는얘기다.

넷페미의현재와미래,그가능성을찾아서
《주간경향》에서여성이슈를취재해온박은하기자는사회운동의차원에서세상을바꾸고자하는페미니스트들이부수고싶은상뿐만아니라만들고싶은미래상을함께고민해보자고제안한다.마치18~19세기영국에서페미니즘이확산되면서『오만과편견』같은책들이괜찮은남자의상을바꿔온것처럼말이다.내가바라는나의미래상,좀더크게는내가만들고싶은사회상에대한긍정적전망을품는다면,중심을잃지않고세상에대한증오에갇히지않으면서나아갈수있지않을까?물론현재대한민국에서그런고민을가장절실하게하고있는집단중하나가바로2030페미니스트이기도하지만말이다.
한편『우리에겐언어가필요하다』를집필하면서젊은페미니스트의아이콘으로떠오른이민경은자신과같은시대를살아가는여성들이겪어온어려움을나눌수있는방법을고민하면서그고민을글로써낸작가이다.2015년페미니즘붐의한복판에있었을그녀는이렇게말한다.“페미니스트가된이상끊임없이성찰하고더잘나아갈수있는방법을모색하기를멈춰서는안된다고생각합니다.그렇지만지금은저를비롯해수많은페미니스트들이이제막발걸음을뗀상황이기때문에내부비판이나신중한태도의중요성을말하기보다,넘어졌다고해서‘걷지말걸그랬다’는후회를하지않기를무엇보다도바랍니다.”현재와함께미래를모색하는이들에게건네는실질적인충고인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