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리부트 혐오의 시대를 뚫고 나온 목소리들

페미니즘 리부트 혐오의 시대를 뚫고 나온 목소리들

$16.00
Description
성공을 장담할 순 없지만, 암흑을 뚫고 실낱같은 목소리로 등장한 그들의 이야기!
혐오, 수치, 모멸과 같은 단어들이 사회를 설명하는 주요한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는 사회에서 도드라지게 튀어나온, 이미 잠재되어 있지만 지금에 와서야 가시화된 동시대 페미니스트들, 그들의 주변과 대척에 있는 이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세계를 들여다보는 책이다. 『페미니즘 리부트』는 2015년을 전후로 한 페미니즘 붐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해낸 개념으로, 저자는 이러한 개념을 통해 짙은 혐오와 낡은 습관을 깨부수고 새로운 상상력을 벼려내는 길을 내고자 한다. 책의 1부에서는 ‘페미니즘 리부트’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를 조망해본 글들을 담았고, 2부는 좀 더 섬세하게 개별문화 텍스트를 들여다본 ‘페미니즘 비평’들을 담아냈다.
저자

손희정

손희정은대중문화를연구하는페미니스트.연세대학교에서영문학과한국사학을공부했고,중앙대학교첨단영상대학원에서?영화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일하면서문화와세계를읽는눈을배웠다.온·오프라인여기저기에서만난이상한사람들과함께‘조금다른세계’를상상하는일에관심이많다.『여성괴물,억압과위반사이』와『호러영화』등을번역했고,『다락방에서타자를만나다』『10대의섹스,유쾌한섹슈얼리티』?『페미니스트모먼트』?『대한민국넷페미사』『그럼에도페미니즘』등을함께썼다.

목차

책머리에
1부젠더의시선으로본동시대의풍광
혐오의시대:혐오는어떻게이시대의문제적정동이되었는가
페미니즘리부트:한국영화를통해본포스트페미니즘과그이후
젠더전(戰)과‘퓨리오숙’들의탄생:2010년대중반,파퓰러페미니즘에대한소고
‘느낀다’라는전쟁:미디어-정동이론의구축,그리고젠더적시선기입하기
어용시민의탄생:포스트트루스시대의반지성주의
2부지금여기를조망하는페미니즘비평
천공(穿孔)의상상력과영화-구멍:근대적인식과영화가놓친세계,그구멍에관하여
우리시대이방인의두얼굴:JTBC[비정상회담]을경유하여
집,정주와변주의공간:교환가치로착취되는우리시대집의풍경과가능성
기억의젠더정치와대중성의재구성:대중‘위안부’서사를중심으로
주석
참고자료
찾아보기
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페미니스트의시선으로본IMF이후의한국사회,
‘감정의인클로저’가몰고온파고를들여다보다
‘페미니즘리부트’를중심으로조망해본한국사회의풍경
‘페미니즘리부트’는2015년을전후로한‘페미니즘붐’을설명하기위해고안해낸개념이다.손희정은이개념을고안해낸이유로다음의두가지를들고있다.우선기존의페미니즘문화운동과2015년에일어난운동사이에존재하는단절과접속의지점을포착하기위해서다.이는이전의영페미니즘이나여성주의문화운동의계보만으로엮을수없는새로운운동을가늠해보...
페미니스트의시선으로본IMF이후의한국사회,
‘감정의인클로저’가몰고온파고를들여다보다
‘페미니즘리부트’를중심으로조망해본한국사회의풍경
‘페미니즘리부트’는2015년을전후로한‘페미니즘붐’을설명하기위해고안해낸개념이다.손희정은이개념을고안해낸이유로다음의두가지를들고있다.우선기존의페미니즘문화운동과2015년에일어난운동사이에존재하는단절과접속의지점을포착하기위해서다.이는이전의영페미니즘이나여성주의문화운동의계보만으로엮을수없는새로운운동을가늠해보기위한방편이다.두번째이유는이들의새로움을설명하는데적절한개념으로서의지점이다.기존시리즈의연속성을버리고몇몇기본적인설정을유지한채작품세계를완전히새롭게구성하는영화용어인‘리부트(reboot)’의뜻을생각해보자.이표현은명백히문화상품과소비주체라는자본주의적수사에기대고있는것으로,새로운‘페미니즘붐’의정치적·경제적조건과성격을설명하고그것이대중문화,소비문화,매스미디어등과맺고있는관계를들여다보는데유용한측면이있다.
그렇다면‘페미니즘리부트’는무슨이유로,어떤맥락에서대두된걸까.이를들여다보기위해서는‘여성이슈’보다좀더폭넓은한국사회의문제로시선의줌렌즈를바꿔살펴야한다.‘여성이슈’와밀접하게관련되어있는‘혐오’라는감정을탐색하면서필자는‘87년체제’의실패로그기원을거슬러올라간다.대안적질서에대한비전의부재와그것을추구해나가는좌파운동의에너지및상상력의고갈,그리고신자유주의라는거대한매트릭스의형성…….이러한자본주의-자유민주주의의‘외부없음’의세계가열리면서개인은폐소공포증에시달리며고립되고파편화된다.즉정치와경제의실패혹은공백속에서,‘먹고사니즘’외에는아무것도말할수없는가운데서,혐오를비롯한동시대의정동들이등장하는것이다.
이러한정치경제학적접근을통해‘여성혐오’를들여다본다면,87년체제가크게흔들렸던IMF를전후해서여성노동력을‘후려치기’했던점역시주목해야한다.모든것을사유화해서공유지를박탈하고,그렇게공동체와내부의사회적관계를박살내서강도높은노동착취가가능해진사회,그가운데서가장먼저마녀사냥을당한여성들의상황.인터넷을중심으로여성과소수자에대한혐오가점증하고,서로가연결되어있으면서도동떨어진섬처럼되어버리는단절의상황.이새로운‘인클로저’의상황을뚫고나와서로의고통에민감하게반응하고공감하고격려하면서자신에게가해진폭력에저항하고마녀사냥의시계를되돌린이들이‘페미니즘리부트’의주역들인지도모른다.성공을장담할순없지만,암흑을뚫고실낱같은목소리로등장한바로그들말이다.
한편필자는우리시대의‘정동’을살피는연구자로서이목소리들주변으로흐르는‘반지성주의’에도눈길을돌린다.초창기의반지성주의는‘진실을말할권한’을승인받은엘리트에대한반발이었다는점에서저항적성격을내포하고있었지만,이는합리적인비판의식이아닌‘나도너만큼똑똑해’라는나르시시즘으로나아간다.그리고“나는소수이지만정의롭고옳다”는피해자서사와나르시시즘의결합은결국‘어용시민’의탄생으로이어진다.이는단지‘일베’로상징되는젊은이들의얼굴이아니라여전히아버지가되지못해서운한‘386아재들’의민낯이기도하다는것이필자의진단이다.
그렇다면이러한가운데에어떤희망이자리하고있을까?‘페미니즘리부트’의주역들은이희망의중심에자리하며현실을뚫고나갈수있을까?‘헬조선’담론이후가장영향력있는목소리으로페미니즘의언어가깨쳐나온것은분명주목할만하다.하지만이들을둘러싸고있는,이시대의정동으로대두된‘혐오’라는정동만보더라도,그것을특정한이들만의것이라고치부할수는없을터.즉새로이깨치고나온페미니즘의언어에서도다시금가능성으로존재하는‘혐오’를비롯한배제의논리들을넘어서는작업이필요한것이다.
낡은습관을넘어,새로운습관을찾아나서는페미니즘비평에대하여
이책의1부가‘페미니즘리부트’를중심으로한국사회를조망해본글들이라면,2부는좀더섬세하게개별문화텍스트를들여다본‘페미니즘비평’들이다.
JTBC의인기프로그램[비정상회담]은현재의한국사회가어떻게‘이방인’을받아들이고재현하는지를들여다보기에적절한텍스트이다.우리시대는이방인을그저타자화하는것이아니라누군가는포함하고또누군가는배제하는방식을취하고있다.과거와같이‘민족’이나‘국적’을토대로이방인을가려내는게아니라,이정체성을초월해서‘외래적인것’을완전히다르게규정해가고있는것이다.[비정상회담]의출연진이모두남성인것에서볼수있듯,‘젠더’는이현상을들여다보는데반드시필요한개념이다.이방인을두고벌어지는환호와배제의정치학을들여다보면,우리시대가누구에게귀기울이고있으며누구의얼굴을삭제하고있는지가여실히드러난다.
한편한국사회의또다른주요이슈중하나는‘주거공간’의문제다.자본주의의가속화와더불어서특히소수자라지칭되는이들은주거권에있어위협을느껴왔다.이성애핵가족중심의정책이이들을사회적으로배제하는상황으로몰아가는것이다.소수자의시선으로주거권문제를바라보는작업은,이들의현실을드러내면서이현실에서벗어날수있는가능성을탐색하는것이기도하다.
필자가살피고있는또하나의텍스트는‘위안부’서사다.폭력을스펙터클로만드는것이피해자의고통을묘사하는유일한방법은아니다.미하헬하네케감독의말처럼,폭력의재현은폭력그자체에대한것이아니라고통에대한것이어야한다.그렇다면일본식민지배의과거이자여전히현재의논쟁거리가되고있는‘위안부’문제는어떻게다뤄내야할까.‘위안부’문제를다룬영화[귀향]과[눈길]을중심에두고,필자는대중성과재현의윤리사이의문제를벼려낸다.
이모든문화텍스트를경유하며던질수있는마지막질문.‘비평의종말’이선언된이반지성주의시대에페미니즘문화비평은과연무엇을할수있을까?혹은무엇을해야할까?“습관은우리가기대고있는하나의체제이며,삶을조직하고유지하는체제는어느공동체에나반드시필요하다.그러므로습관의해체는무(無)가아닌,새로운것에대한지향이다.”그렇다면비평은습관을깨부수는데그치는것이아니라,그에대한새로운상상력을벼려내는것이어야한다.필자가제안하는페미니즘문화비평의방향이란바로그것이다.이책이만들고자하는길또한그러할것이다.
[책속으로추가]
김홍준은“우리가,인간은못돼도괴물은되자말자”라는영화[생활의발견](2002)대사의감수성이“분명히386세대적인것”이라고말한바있다.“386세대가자신들의청춘이끝나고도래한새로운시대속에서공통으로체험하는어떤세계감정을예리하게건드리고있기때문”이라는것이다.[생활의발견]의대사에서‘인간’은민주화를이룩했고가장풍요로운사회를살았다는나르시시즘을반영하고,‘괴물’이란결국그들이1990년대소비자본주의시대를거쳐2000년대에적극적으로맞이했던신자유주의세계에서느껴야했던죄책감과수치심을드러낸다.그리고다시문재인이집권했을때,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