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나 자신이었다 (한 여자의 일생)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나 자신이었다 (한 여자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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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 인생 가운데는 내 의지와 무관하게 운명처럼 주어진 부분이 있다. 가령 부모님이 원치 않았건만 내가 태어나게 된 것을 나는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나는 낯선 독일에 와서 간호사로 일했고, 신학을 공부했고, 독일로 이주해서 살아가다가 죽음을 앞둔 이들을 돌보는 호스피스 단체를 만들었다. 또한 한 남자를 만나서 결혼했다가 이혼했고, 지금은 나를 사랑해주는 한 여성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
나는 내게 주어진 운명이 무엇이고, 내가 결정해온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태어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상황과 환경도 있겠지만, 내가 살아가는 동안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가늠해보고 싶었다. 그것이 이 글을 쓰는 데로 나를 이끌었다.” (본문 중에서)
저자

김인선

한국전쟁이일어나던해,경남마산에서태어났다.가난하고불우했던어린시절을뒤로한채,스물두살에독일로이주했다.언어와문화가다른곳에서혈혈단신공부를마친뒤간호사로일하면서독일사회에안착했다.연애를하고결혼을했다.그러다가운명처럼한여자가다가왔다.이혼을하고그녀를선택했다.
배움에대한갈망이컸기에공부를손에서놓지않았다.2003년베를린훔볼트대학교에서신학석사학위를받았다.2005년에는생명보험금을헐어‘사단법인동행-이종문화간의호스피스’를설립했다.독일로이주해온뒤삶을마감하는이들을돌본최초의호스피스단체였다.이활동으로독일에서앙겔라메르켈총리에게감사패를,한국에서외교통상부장관상,비추미여성대상특별상,한국방송해외동포상을받았다.‘동행’의활동은이후독일휴머니즘협회가‘동반자-이종문화간의호스피스’라는이름으로이어가고있다.유방암과자궁암이라는병마와의싸움을이겨냈으며,현재베를린에서호스피스교육을하며사랑하는파트너와함께살고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그옛날,나의어린시절
2장낯선나라에서새로운삶을시작하다
3장행복을갈구하며,다가온사랑을받아들이며
4장나의배움을세상에펼쳐내다
5장병마와싸우며,인간을이해하며

나오며

출판사 서평

한사람의인생에는얼마나많은이야기가숨어있을까
자기삶을돌아보는것,그것의힘을느낄수있는한여성의70년인생이야기

우연과선택이엮어낸복잡다단한인간관계의드라마
이책은한국전쟁이나던해에태어나불우한환경에서자라다가스물둘앳된나이에독일로이주해지금까지살고있는한여성이써내려간일대기이다.이가운데는첫사랑이었던남자와결혼하지않은채필자를낳은뒤끊임없이자신의존재를부정했던어머니와딸의갈등,그리고짧은화해의과정이들어있다.근대적인것에대한관심을품고주체적인여성이되려는욕망이강했던어머니.그러나결혼하지않은채아이를낳고그아이에게미움을투사했던어머니.일본에서공부한뒤기자이자통역가라는세련된커리어우먼으로일하지만결혼할때조차자기아이의존재를숨겼던어머니.유엔직원이었던독일인남편과함께제3세계를돌며매번낯선곳에서살아가야만했던어머니.지워버리고싶은과거를떠오르게하는딸에게줄곧치밀어오르는분노를참지못한채악의에찬말들을쏟아붓던어머니.이런어머니와의관계는딸인필자에게풀기어려운숙제처럼거의평생을따라다닌다.

이크나큰어머니의그늘을버티게해준것은필자의외할머니였다.학교에서숙제라도받아오면손수연필을깎아주며그옆을지켜주던외할머니는어린시절의필자에게유일하게환한존재였다.물론독일에서도그러한이들을만나게된다.처음독일에도착했을때공항으로마중나와주었고이후에도아낌없이현명한조언을해주었던간호학교의마리아수녀님,태어난나라와문화가다르지만필자가어렵고힘들때묻지않고그녀를받아들여준디아코니세친구들,결혼과함께안정적인생활을하게해주고자신의학업을물심양면도와준남편등이그들이다.
그러나세상사의인간관계란그리단순하고간단치않은법.삶의국면에서만나게된한여성과사랑에빠진필자는결국남편과이혼하고동성애자로서의삶을선택한다.손수꺾어온꽃을건네준한여성을만나이야기를나누고친밀감을쌓아가면서필자는혼란에빠진다.그전까지한번도진지하게동성애에대해생각해보지않았기에더더욱그러했다.자신의감정이무엇인지들여다보고스스로를인정하는시간을거치면서그녀는이혼을결심한다.남편과어머니,주변사람들의무수한비난이쏟아졌지만결심은흔들리지않았다.인간적으로남편에게너무나미안했지만,자기자신을속이며살순없었기때문이다.그렇게만난여성과필자는지금까지줄곧서로를가장아끼고사랑하는관계로베를린에서함께살아가고있다.

고군분투하며자신의삶을개척해간한인간의성장담
한편필자의인생가운데중요한흐름중하나는고군분투하며무언가를배우고,좌절하고,그러면서도나아가는성장이다.1972년스물두살에한국에서독일로이주한뒤그녀는성요하네스병원간호학교후보생으로독일생활을시작한다.말도통하지않고먹을것도입맛에맞지않는곳에서외로이살아가는것이힘들어건사해줄사람하나없는한국으로잠시돌아오지만,그녀는결국다시독일행을택한다.그렇게간호학교를졸업하고간호사로살아가던필자는이에안주하지않고신학을공부하려는꿈을꾼다.
독일에서역사와전통을자랑하는봉사단체디아코니에서디아코니세안수를받고,대학에들어갈자격을얻기위한아비투어준비를위해3년간의야간고등학교생활을거쳐그녀는1991년마흔한살의나이에신학대학에입학한다.독일로이주해온한국인들과그2세들을위해봉사해보고싶은꿈을꾸며공부를시작한필자는2003년베를린훔볼트대학교에서신학석사학위을받는다.엘리아선지자가활약하던구약시대의여성상을근대한국기독교에서의여성상과비교해보는것이그녀의논문주제였다.

이러한과정을거치면서필자는호스피스로독일사회에자리잡는다.간호사로서의경력을살리면서신학연구자로서의고민또한풀수있는영역이었다.물론이분야역시새로이진입한만큼배움을이어간다.호스피스팀장,호스피스지도자,국가공인슈퍼바이저자격증등을취득하며그녀는실력을갖춰나간다.그리고2005년독일로이주해온뒤삶을마감하는이들을돌보는최초의호스피스단체‘사단법인동행-이종문화간의호스피스’를설립한다.자신의생명보험금을헐어만든단체였다.독일로온이주민들이인간적인예우를받고존엄을유지하면서마치고향에돌아온것처럼죽음을맞을수있는자리를만든것이다.이는이주민인그녀자신의미래를위한것이기도했다.
필자는이렇게말한다.“줄곧배움을놓지않았던것은,나자신을변화시키는유일한방법이바로배움에있다고여겼기때문이다.나는과거에안주하면서고루한생각에서벗어나지못한다면발전할수없다고생각했다.끝없이고민하고대화하고공부하는자세야말로나자신이변화하는유일한길이었다.”

삶의뒤편으로흐르는역사,그리고세계의변화
인간의삶은사회와떼어놓을수없는법.일흔살한여성의일대기뒤편으로는한국과독일의현대사가줄곧흐르고있다.한국전쟁이나던해에가난한집에서태어나자라난필자의삶에는그때그시절사람들의척박한삶이아로새겨져있다.독일로떠나간호사로살아가고광부출신남편을만났던그녀의삶에는라인강의기적을일으키며경제부흥에는성공했지만인력난에시달리던독일,그리고경제개발을시도하려했지만외화부족과실업난에시달리던한국이서로의문제를해소하기위해만들어낸광부와간호인력파견의역사가녹아있다.1989년11월9일베를린장벽이무너지며동서독사람들이만나는것을목도하면서남북분단의문제를떠올릴수있는것은그녀자신이한국에서태어나고자랐기때문일터.독일에서공부하고일하고살아가면서한국과독일을견주어보는필자의시선은지금의우리사회에도시사하는바가크다.또한성소수자를탄압하던나치시대의역사를뒤로한채성소수자인권에대해진보적인정책을펴는나라로발돋움한독일의실례도눈에들어온다.이는한인간의일생이야기에서만날수있는,개인을넘어서확장된또다른지점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