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됨과 정치 (서구 정치 이론에 대한 페미니즘적 독해 | 양장본 Hardcover)

남성됨과 정치 (서구 정치 이론에 대한 페미니즘적 독해 | 양장본 Hardcover)

$33.00
Description
서구 정치 이론이 품어온 유구한 남성됨의 역사,
지난한 배제를 넘어서 그 구조와 실제를 탐색한다
흔히들 페미니즘 혹은 젠더 연구라고 하면 ‘여성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생각한다. 웬디 브라운의 『남성됨과 정치』는 이 흔하디흔한 오해의 고백으로 시작된다. 그녀가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남성됨과 정치를 연구한다고 했을 때, 동료들은 정치에서의 여성이나 여성 정치사상가 같은 ‘여성 문제’를 다루리라고 짐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해 혹은 몰이해에 맞서 웬디 브라운은 페미니즘 지성사의 하나로 자신의 작업을 정초한다. 그녀는 페미니즘 연구의 첫 여정이 전통적 학문에서 여성을 지우거나 터무니없게 묘사하던 것을 기록하고 보여주는 데서 그 삭제와 묘사를 바로잡는 데로 이동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두 번째 여정은 그렇게 여성을 복원해낸 관점으로 세계를 비판적으로 따져보면서 기존 담론, 규율, 제도, 실천의 젠더화된 특질을 분석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그녀가 남성됨과 정치를 다루는 것은 이 두 번째 여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후 웬디 브라운은 서구 정치사상의 한가운데 있는 세 명의 대표적인 정치 이론가를 호출해 무대 위에 올린다. 공히 우리가 지금 정치라고 간주하는 것을 만들어낸 아리스토텔레스, 니콜로 마키아벨리, 막스 베버가 바로 그들이다. 거듭 말하자면 이는 여성에 대한 배제와 거부, 비하를 비판하고 여성의 비가시화를 드러내는 것을 넘어서, 사유의 분석 도구로서 젠더가 특정 시대와 지역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역사성을 들여다보려는 시도다. 웬디 브라운은 남성성의 의미를 정형화된 무언가로 미리 전제하거나 규정하지 않으면서 이들 스스로 어떤 존재가 되려 했는지를 각기 규명해 나간다. 이들이 어떤 의도와 방식으로 세계를 만들어 가려 했는지 정밀하게 실증적으로 추적한 것이다.
저자

웬디브라운

WendyBrown
프린스턴대학에서정치철학박사학위를받았고,현재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캠퍼스에서정치학을가르치고있다.마르크스,니체,베버,프로이트,프랑크푸르트학파,푸코등의통찰력을결합해현대민주주의의권력형성,정치적정체성,시민권등을연구해온이론가다.프린스턴고등연구소,독일의괴테대학,영국의런던정경대학,오스트리아의인문과학연구소등세계적인연구기관에서객원교수로강의를하는등활발한활동을벌였다.또한《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가디언》등에서자신의저작에대한토론을벌이고〈인문학의가치〉(2014),〈민주주의란무엇인가〉(2019)같은다큐멘터리에출연하는등대중적인활동도병행하고있다.그녀의책은20개이상의언어로번역되었는데,한국에는『관용』(2006)과『민주주의살해하기』(2015)가소개되었다.『남성됨과정치』는페미니즘의시각으로서구정치이론을해부해새로운패러다임을확립한그녀의첫저작이며,최신작으로는신자유주의시대의민주적가치에대한공세를탐색한『신자유주의의폐허에서IntheRuinsofNeoliberalism』(2019)가있다.

목차

서문│한국어판서문
해제│서구정치사상에대한페미니즘적재구성_정희진

1장서론:정치,남성됨그리고정치이론

고대그리스:아렌트와아리스토텔레스
2장아렌트:정치의취향성
3장아리스토텔레스:인간을위한지고의선
4장그리스의육체:너무나도인간적인그리고초인적인

르네상스이탈리아:마키아벨리
5장마키아벨리:남자에서남성됨으로
6장마키아벨리:남성됨과정치세계

근대성:베버
7장베버:정치의본성과목적
8장베버:정치적합리성과정치제도

남성적정치학,그이후를향하여
9장무엇을극복할것인가:지배의정치
10장무엇을해야만하는가:남성적정치학을넘어서

옮긴이의말│주석│참고문헌│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서구정치사상의대가들에게깃들어있는,
아직까지이어지고있는그남성됨을들여다보다
고대그리스의대표적인사상가아리스토텔레스는『정치학』서두에서“인간은자연적으로폴리스를형성하며살아가기에적합한동물”이라고선언한다.물론여기에서말하는인간에는여성,노예,외국인등이포함되지않는다.이러한배제는육체위에정신을두는것,생활을영위하는오이코스(집)를정치가이뤄지는폴리스와분리하는것과같은논리일터.그렇게폴리스는인간의생존에필요한활동을넘어서는윗자리에놓인다.
아리스토텔레스는폴리스를생존의영역과떼어놓으면서인간,즉남성을고귀한선의자리로밀어올리기위해고군분투한다.그런데그렇게구축된폴리스는아이러니하게도인간의삶에필수적인것들에의존적이거나기생하는무엇이다.여기에서피어나는정치란자신을지탱하는활동을폄하하고배제하면서삶에서소외되는것이다.또한생존의영역에있으면서폴리스바깥으로밀려나버린여성이나노예는생존을보장받기위해자신의정신마저도남성에게내맡기게된다.지배와착취의정치는이렇게자리잡는것이다.
한편웬디브라운은아리스토텔레스가그리스에만연했던치열한경쟁에철학적기반을부여했음을발견한다.이때의경쟁은단순히뛰어남을드러내거나유용한행위라기보다는상대방을명명백백하게꺾음으로써영광의무대에오를때드러난다.실제삶과괴리된,그리하여불안한남성적존재감은경쟁,좀더정확히말하면경쟁을통한동료들의인정을통해다독여진다.그러나이는한번으로는도저히만족되지않는것이다.영원한승리를바란다는것은인간이라면꿈꿀수없는불멸을바라는것아닐까.진정그러하다면,이러한존재란그얼마나불안정한것인가.
그렇다면인간의고매한본성을추구하는것을뒤로한채교활할지언정강력한군주를바랐던마키아벨리는어떠할까.그리스시대에아랫자리에놓여있던육체는마키아벨리에이르면정치와통합된다.마키아벨리에게정치란살과피로이루어진본능적인것이다.그것은미학적이상이아니라삶자체다.
그러나정치가탈신비화되어지상으로끌어내려졌을지언정,마키아벨리의인간은야심때문에좌절할수밖에없는존재다.스스로힘있는존재가되는것을넘어서서다른이를지배하는권력을가지려는충동,그것을마키아벨리는인간의본질로본다.이때정치는그자체의명분,영광,남성됨과자유를위해스스로벌이는피비린내나는전투가된다.권력에대한무한한욕망을품은인간은그렇게전투에휘말리며자신과주변환경에서소외되어버린다.
또한이러한정치의정식화는결국육체,욕망등을철저히젠더화해구성한다.가령‘포르투나’로표상되는여성적힘은불가해하고예측할수없는자연과연관된신비로운것이지만유혹적이고복수심에불타는것이기도하다.이는인간의실패를자아내는것이고,지배하거나통제하려는인간에맞서는힘이다.
마키아벨리의인간은지상에발딛고있는,영광스럽지도않고강력하지도않은생명체다.그는많은것을열망하지만자신과자기환경에대해아는것이거의없어서욕망하면서도위엄을갖추거나성공하지는못한존재다.정치는이러한인간을발전시키지만,결함투성이인간에게는새로운투쟁의무대가펼쳐진다.끊임없이분투하면서지배하고자하며아슬아슬한벼랑끝에서치열하게싸우지만그럴수록미지의적들에휩싸여영원한긴장관계에놓일수밖에없는존재.
그렇다면인간을자연에서구하기위해탄생한합리성이인간을기계로예속화하고,사회는관료주의집단이라는분쇄기에갈려나가는비극을묘파해낸베버의경우는어떠할까.이러한근대에도래한것은경쟁을통해자기몫의영광과불멸성을찾아헤매던그리스의인간이나도시가아니라민족국가다.또한사회적삶을자동적으로조직하는능력때문에베버에게감탄과개탄을동시에끌어낸자본주의체제다.
그가운데서베버는매우진지하게카리스마적영웅인정치가를꿈꾼다.베버가고안해낸정치영웅은근대의특정한실패지점과맞서싸우면서합리화시대에가능한위대함으로국민들을이끌어야만한다.그러나이영웅은궁극적으로괴물과같다.그는고전적남성됨의망토를두른채막강한근대국민국가의힘을행사한다.게다가이영웅은자기권력을주장할때는관료제국가와자본주의체제에맞서지않은채그것을경유해야만한다.즉남성적통제와지배에서비롯한합리화된정치적·경제적삶을해체하지않는다.오히려자신의정치적목표에따라그것을동원하려고한다.
권력을원하되자기만을위한권력이아닌것을바라는인간.베버가말하는참된정치가는정치를소명으로추구한다.하지만다른한편으로는강력한권력충동을품고서권력의근대적도구도다룰줄알아야한다.베버는진정한정치가를그려보려하지만,그것은이처럼양가적인아이러니를품은인간이다.게다가이전망은음울하게이어진다.베버는대부분의경우관료제국가에서카리스마가발흥되지못하리라고확신했던것이다.

남성자체가아니라제도화된남성됨의해체,
그가능성은어디에서어떻게피어날수있을까
뒤늦게첨언하자면,웬디브라운이분석하는남성됨이란생물학적남성을가리키는게아니다.그가기대고있는젠더라는렌즈는남성과여성의이분법적사고를넘어서시대와지역에따라각기다르게변주된규범이다.그러하기에그가내딛으려는그다음걸음은남성자체가아니라제도화된남성됨을해체하는것,정치자체가아니라소외된남성의정치를삶과인간에대한기획으로복원하는것이다.즉관습으로구성된남성됨과결별하는정치를모색하는것이다.
이과정에서웬디브라운은이전까지이어져온페미니즘의시도들을간략하게나마날카롭게벼리며비판적으로분석한뒤조심스레대안적방향을제시한다.남성됨의이분법을지양하고삶의토대와필요를다뤄내면서그가운데서새로운가능성을만들어내기위한작업이다.경계를부정하고부수는것을넘어서경계를바꾸기위해서는정체성과안정성에위기를불어넣는용기가필요하다.흔히남성적특성으로여겨지는협의의용기가가진단순함을뛰어넘는시도가필요한것이다.
웬디브라운은이렇게말한다.“우리는오직우리의권력이다른존재,즉우리에게꼭적대적이지는않은자율적이고힘을부여받은존재의권력을충족시킬때평등할수있다.(……)충돌과투쟁은새로운기회와가능성을연다.그기회와가능성덕분에우리는행위자로서권력을발견하고,필요를채우기위한새로운방법의창안자로서자유를발견하게된다.”그렇게그녀는용기에힘입어자유를발판삼아인간의복잡성을끌어안고한층더정의및삶과공존할수있는방식으로,무엇보다인간의풍부한가능성과함께할수있는방식의정치를꿈꾼다.

메두사의시선
Medusa’sPerspective

아름다운소녀였으나저주를받아사람들이두려워하는괴물이된여인,메두사.인간을돌로만들수있는힘을가진,그러나그자신도운명에갇혀있던존재.그녀의눈으로바라본세상은어떠했을까.이시리즈는주류의관점에서보이지않는다층적시선으로동시대를구성하는견고한토대들을재해석한다.

01성차별주의는전쟁을불러온다│베티리어든
02남성됨과정치│웬디브라운
03한국현대사와식민지남성성의형성│정희진(가제,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