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 (채광석 시집)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 (채광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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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채광석 시인이 첫 시집 발간 후 그동안 응축한 시어들을 모아 27년 만에 두 번째 시집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를 출간했다. 이 시집에는 시단을 떠나 있던 그동안의 삶과 철학이 녹아 있다. 3.8.6의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고 그래서 386세대라고 불렸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불안, 죄책감, 체념 그리고 새롭게 살아나는 희망과 기대까지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시대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자전적 시들이 가득하다.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세대까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겪어야 하는 인간적 갈등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저자

채광석

1968년전북순창출생.성균관대학교국어국문학과수학.1990년<사상문예운동>으로등단.故김귀정추모시집『누가내누이의이름을묻거든』을대표집필하였으며,시집으로『친구여찬비내리는초겨울새벽은슬프다』가있다.<오월문학상>등수상.

목차

제1부90그리고서른

1991친구여찬비내리는초겨울새벽은슬프다
1992입영통지서
1993면회가끝나고
1994전역후
1995길을잃고
1996중경삼림
1997잔치를끝냈다
1997절필
1998돌반지
1999정동진
서른1독립선언
서른2상해탄
서른3평양을가다
서른4화려한불안
서른5어떤강의료
서른6코피
서른7악마가자취를감춘사연
서른8생애첫기권
서른9예쁜바람
서른10불혹앞에서

제2부마흔,무늬몇개

무늬1꽃도사람처럼
무늬2불암산정엔
무늬3김남주묘소앞에서
무늬4냄새
무늬5나도좀울고싶다
무늬6벚꽃지고
무늬7여자의생리가끝났을때
무늬8심리상담
무늬9늦봄에
무늬10돌아오지못한시
무늬11동강별곡
무늬12대설
무늬13한형의안부를묻는다
무늬14디오게네스처럼
무늬15물푸레나무
무늬16묵자처럼
무늬17재회
무늬18까치소리에
무늬19장관
무늬20윤정모선생님과솔지
무늬21촛불,광화문

제3부쉰즈음


가을밤
여자의방석
여의도공원에서
자장면두개
평양소식
배신
나의통일론
찬바람이불어서
라면을먹다가
화섭형
여름이야기
고양이
괴물의시간
아들은나를닮지않았다
산초냄새
오늘같은날
유레카
시마(詩魔)
내일은눈이왔으면좋겠다
쉰살에부치는노래

제4부역사의바깥

역사의바깥1전정숙
역사의바깥2전협부부
역사의바깥3윤치호에게쫓겨난소녀
역사의바깥4김립
역사의바깥5마자르와오토바이
역사의바깥6피리와낚싯대
역사의바깥7화탄계정정화
역사의바깥8기미년기녀
역사의바깥9안동양반
역사의바깥10마적형제
역사의바깥11김규식과신채호의과외이야기
역사의바깥12밀양아리랑
역사의바깥13사람이소사
역사의바깥14빛은높고빚은깊고
역사의바깥15왕의도장
역사의바깥16하느님
역사의바깥17어떤청춘
역사의바깥18생민(生民)
역사의바깥19조명희
역사의바깥20천교도
역사의바깥21블라디보스토크기차역에서
역사의바깥22자유시,스보보드니
역사의바깥23우수리스크수이푼강에서
역사의바깥24우수리스크라즈돌노예역에서
역사의바깥25우수리스크최씨수난기
역사의바깥26발해성터에서
역사의바깥27신한촌세울스카야2A에서
역사의바깥28늦가을,경운궁앞에서
역사의바깥29봄,서대문감옥에선
역사의바깥30여호와아부지
역사의바깥31할머니셋
역사의바깥32과꽃

■해설Ⅰ시적자서전의깊이와감동·방민호

출판사 서평

50대에들어선상처투성이386세대의자화상

이시들을두려운마음으로
나와우리세대의그림자에게바친다.
-「시인의말」중에서

채광석시인이첫시집발간후그동안응축한시어들을모아27년만에두번째시집《꽃도사람처럼선채로살아간다》를출간했다.이시집에는시단을떠나있던그동안의삶과철학이녹아있다.3.8.6의시대를치열하게살았고그래서386세대라고불렸던사람들이갖고있는불안,죄책감,체념그리고새롭게살아나는희망과기대까지지극히개인적이면서동시에시대상을고스란히보여주는자전적시들이가득하다.동시대를살아온사람뿐만아니라그이후의세대까지이상과현실사이에서겪어야하는인간적갈등이공감을불러일으킨다.

왕성하게활동하던젊은작가,시단을떠나다

채광석시인의시는1990년<사상문예운동>으로등단하기전이미대학가에서벽보나팸플릿에익명으로발표돼당대청년들에게열독되곤했다.첫번째시집『친구여찬비내리는초겨울새벽은슬프다』는등단직후민족문학작가회의(현한국작가회의)노동문학위원회위원으로활동하며당대변혁적현실주의/진보적리얼리즘을보여준시집이었다.그시집은1992년<대학생들이읽어야할올해의좋은책20선>,<1992년대학생들이가장즐겨읽는시집3선김남주채광석,신동호시집>에소개되기도했다.김귀정열사공동창작추모시집『누가내누이의이름을묻거든』을대표집필했으며공동시선집『내일이아니어도좋다』에참여하기도했다.
1994년군에서제대한후에는민족문학작가회의(현한국작가회의)청년문학위원회를신동호(위원장)와함께맡아문학운동을전개하다1995년민족문학작가회의기관지『내일을여는작가』에13편의시를발표했다.이것이채광석시인의시인으로서의이력의마지막이었다.그후시인은절필을선언한다.

한시대를치열하게살아온개인의삶이또하나의역사로자리한다

《꽃도사람처럼선채로살아간다》에는30대40대를지나50대에들어설때까지시인의삶이현실적이면서서정적인언어로담겨있다.시인은결혼을했고자녀둘을키웠으며,학원이사장이되었고10년만에그일을그만두었다.같은시기우리나라는IMF광풍이몰아닥쳤고정부가바뀌었으며세월호사태가벌어졌고,남북한지도자가만났다.시인의삶과성찰이나이대별로고스란히드러나있으며당시의나라상황이그삶에투영되어있다.

[제1부90그리고서른]은20대후반과30대의삶을담았는데당시의막막했던상황이다음과같이그려져있다.“젊은날의철학과사상을헌종이상자에담아/지하창고깊숙한곳에부려버린까닭은/절망속으로들어간절망이/끝내제길을잃어버렸기때문일것이다.”「1995길을잃고」“둘째가태어났고/때마침한출판사로부터/끝내출간되지못한/시집원고도되돌아왔다/이유가두가지나늘었다/돈을벌기로.”「1997절필」
이상을실천하려던삶을포기하고생활전선에나섰던시인은가족을부양하고동료들을지원하면서어느정도사회적성공을거두지만끝내몸과마음의병을얻고만다.“화려한차를몰았고/화려한호텔에서밥을먹었으며/화려한침대에서자기도했다/이제는시인이라기억해주는/사람들도거의없었다”「서른4화려한불안」그러다가그동안의사업을접고산중으로들어가고야만다.“깃발을접었는데도/불혹의문앞에서/첫걸음도못뗀불혹이통째로흔들려오자/난귀향하지않고/곧장불암산으로갔다.”「서른10불혹앞에서」

[제2부마흔,무늬몇개]에실린40대의삶은슬픔과회한으로가득하다.“나는슬픔이말라버린것일까/누군가에게슬픔을적출당한것일까”「무늬5나도좀울고싶다」문인동료는20년째전화를받지않고물심양면으로지원했던후배는더이상시를쓰지않으며아내는나이들어버렸다.“애를둘이나낳아준여자가/마지막생리를끝냈다고고백했을때/따뜻한말한마디못해줬다”「무늬7여자의생리가끝났을때」그럼에도그사이세상은변하고있었다.“모든혁명론과국가론을일거에전복하는/저수천만개개인혁명의촛불들을보라/…/개인으로쏟아져나와각자의불을켠저초는/어제의그불이아니다”「무늬21촛불,광화문」

[제3부쉰즈음]에실린시에서는세상을바꾸고자했으나스스로선(善)이되지못한동료들과자신의삶을반성한다.“식은땀이난다뒤를돌아보게된다/청년기가소환되고/시대의중앙선으로부터비껴선/중년기도소환된다/내안의내가나를사찰한다”「괴물의시간」“세상의개벽인것처럼포장하면서/거기에빨대하나꽂으려했던/우리들의여름에서도/자꾸쓰레기냄새가진동했다.”「여름이야기」냉철한반성이있은후에마주하는세상속에서시인은다시기대와희망을품는다.“아염병할,오늘은/은행알똥폭탄에맞아죽어도좋을/너무나샛노란은행알들같은날!”「오늘같은날」“새도때론걷는다/왜난다,고만생각했을까/나이쉰/무어그리놀라운발견이라고/아파트앞벤치에서벌떡일어나는데/이심장뛰는것좀보소”「유레카」

[제4부역사의바깥]은잘알려지지않은,이름없이스러져간독립운동가들의삶을담았다.한용운의아내전정숙,기미년의기녀들,중국과러시아등이국땅에서나라의독립을위해목숨을바친수많은이들의삶을기록하고애도한다.“옛일을복기하거나/지금세상에도똑같이일어나는/저숱한윤회의자국들을살필때/그대,늘조심하고또경계하여라/모든빛뒤엔항상무거운빚이있으니/빚을갚지도않고빛나는모든것들은/믿을것이못되거니와/이제라도네빛을되돌려주어라/해마다술한잔올려주어라”「역사의바깥14빛은높고빚은깊고」
보이지않는곳에서묵묵히자신의역할을다한개개인의삶또한역사임을증명하고있다.

방민호(서울대학교국문과교수)의해설에따르면386세대문학인으로서의“특별한경험”을“특권화하지”않았을때“그것을되돌아보는태도와시각의깊이,넓이에의해서문학다운가치를부여받게”된다고한다.따라서채광석시인의시집은“내가걸어온모든것을,상처와고통과죄책감과새롭게일어나는꿈까지도이시집은함께나누어갖도록한다.이새로운시적자서전이우리들로하여금가슴깊이도사린슬픔과아픔을어루만져주고타인들의삶에대한새로운자각으로이끌어줄것이다.”고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