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 생활도 신성하다면 신성합니다

기생 생활도 신성하다면 신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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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기생에 대한 편견을 통렬히 날려버린다. 흔히 기생은 ‘아무나 쉽게 꺾을 수 있는 꽃’이라고 비하될 뿐 아니라,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시대를 통틀어 황진이나 논개 같은 몇몇의 이름만 세상에 남아 있다. 하지만 기생의 전성시대는 일제강점기 초였다. 그 특별한 시기에 그들은 시대를 앞서 걸은 신여성이자, 예술가, 연예인이었다. 가장 먼저 머리를 깎은 여성도, 진정한 사랑을 위해 누구보다 앞서 목숨을 던진 이들도 기생이었다. 한때 최고의 인기가수도, 배우도, 명창도 모두 기생 출신이었다. 뿐만이 아니다. 기생 가운데는 만주로 가 유일한 여성 출신 의열단원이 된 투사도 있으며, 기생 출신의 주산월, 정금죽 등은 나중에 여성운동의 정점에 서게 된다. 소수만 그런 게 아니다. 그게 시대정신이었고, 뛰어난 능력을 갖춘 기생들은 예인으로, 지사로서 시대적 소임을 다하였다. 이 책은 기생들이 직접 쓴 글을 통해 20세기 초의 기생사회를 생생히 복원해준다. 기생들이 직접 발행한 잡지 《장한》에 실린 글을 비롯해 여러 매체에 실린 주요한 글을 발굴 수록하였다. 기생의 문제를 사회제도의 모순과 계급적 관점에서 바로보는 박옥화의 글과 여성을 노리개 취급하는 남성들을 자신의 성적 포로로 만들겠다며 복수를 다짐하는 화중선의 글 등 도발적인 글은 오늘의 남성들까지 오싹하게 한다.
저자

화중선

대동권번출신기생.명문거족의외동딸로태어나여자고등보통학교를졸업한다음여성을노리개취급하는남성들에대항하는복수전사가되기위해기생이되었다함.자세한인적사항은베일에싸여있다.

목차

1부기생도사람이다

기생생활의이면김난홍
기생의인생관박옥화
예기의입장과자각윤옥향
의기사사당에서감동하여시를짓다산홍
문학기생의고백장연화
덕왕의인상:문학기생의작품김숙
신생활경영에대한우리의자각과결심오홍월
화류계에다니는모든남성에게원함배화월
기생생활도신성하다면신성합니다화중선
기생도노동자다전난홍
여성운동의수장이되다정칠성
지금부터다시살자김계현

2부나는어떻게기생이되었나

파란중첩한나의전반생백홍황
기생,모두가동정뿐
눈물겨운나의애화이월향
한늙은기생의자백
울음이라도맘껏울어보자매헌
사랑하는동무여김녹주
초로같은인생전산옥
기생과희생계산월
기생으로본10년조선김화중선
내가만일손님이라면차별없이하겠다홍도
기생들이꿈꾸는따뜻한가정생활
가신님에게매헌

3부소설속의기생

기생산월이이태준
시드는꽃
우리의참사랑박화영

4부기생은누구인가

최초의단발랑:강향란
독립운동가되어국경을넘다:현계옥백두산인
돈보다사랑,목숨보다사랑:강명화청의처사
박열열사의재판정에서다:이소홍
사랑에죽을까,효에살까:채금홍
상해로달아난천하일색명기:장연홍
눈물속에진꽃:최향화홍의동자
평양애국열사릉에묻힌인기가수:왕수복김여산
〈장한가〉부르는박행의가인:신일선

출판사 서평

1931년5월에나온《비판》창간호에는〈기생의인생관〉이라는글이실렸다.필자인기생박옥화는당당하게자신의직업을변호한다.그러면서“조선의10분지9나되는가난한프롤레타리아계급이‘행복한세계’가와야기생의문제도해결된다”고주장한다.
1923년《시사평론》에실린화중선의글은오늘에읽어도남성들의몸이오싹해질내용이다.여성을노리개취급하는남성들에게성적복수를하기위해자신은기생이되었으며,남성들이자신의신코에입을맞추고발바닥을핥아가면서자진하여자신의포로가되게하겠다는복수전사를자처한다.
이같은글은기생에대한우리의통념을날려버린다.흔히기생은‘아무나쉽게꺾을수있는꽃’이라고비하될뿐아니라,신분제사회였던조선시대를통틀어황진이나논개같은몇몇의이름만세상에남아있다.
하지만기생의전성시대는일제강점기초였다.근대사회에들면서신분제의철폐와관기제도의해체로기생사회에는큰변화가일어났다.스스로생계의길을찾아야했던기생들은조합을만들고,아울러전통기예의맥을잇기위한노력을기울였다.한편누구든지기생이될수있는세상이되자낙양의명기가되기위해기생의길에들어서는소녀들이끊이지않았으며,더불어기생놀음을언감생심꿈도꿀수없던전국의한량들이서울로서울로모여들었다.
자연스레조선시대의교방과같은기생학교가설립되었다.오늘날에비유하자면기생학교는일종의연예기획사같은존재였다.전통적으로천민신분이면서교양인이자예인이기도했던모순적인존재로서기생들은급격히변해가는세상에서정체성의혼돈을겪지않을수없었다.그특별한시기에그들은시대를앞서걸은신여성이자,예술가,연예인이었다.가장먼저머리를깎은여성도,진정한사랑을위해누구보다앞서목숨을던진이들도기생이었다.최고의인기가수였던왕수복,선우일선,김복희,최향화,이화자는모두기생출신이었다.배우로이름을날린이월화,석금성,복혜숙은물론영화〈아리랑〉의주인공신일선도기방에몸을담았다.명창이화중선과박녹주도기생출신이다.
뿐만이아니다.기생현계옥은만주로가유일한여성출신의열단원이되었으며,이소홍은박열열사의국내공작을도왔다.주산월과정금죽은기생출신으로나중에여성운동의정점에서게된다.소수만그런게아니다.진주와수원,해주등지의기생들은3·1만세운동에집단으로참여하였다.그게시대정신이었고,뛰어난능력을갖춘기생들은예인으로,지사로서시대적소임을다하였다.
이같이역동적인기생의세계를우리는얼마나풍부히알고있는가.대다수가알고있는지식은극히단편적이다.이책은20세기초의기생사회를생생히복원해내기위해기획되었다.가감없는기생의세계를보여주기위해기생들이직접발행한잡지《장한》에실린글을비롯해여러매체에실린주요한글을발굴수록하고있다.당시의여러매체에서기생들의놀라운목소리를찾아낼수있었다.
기생들이직접쓴글만으로는기생사회를입체적으로복원하는데한계가있었다.그리하여기생문제를정면으로다룬3편의소설과‘최초의단발랑’강향란,사랑을위해목숨을버린정사사건의주인공강명화,최초의가수왕왕수복등당대를풍미한기생들에관한9편의글을덧붙였다.

[책을펴내며]
“제가매소賣笑함은아니매육賣肉함은…저유산계급들이저희의향략적충동과소유적충동을만족케하자고우리여성을자동차나술이나안주나집과같이취급하는그아니꼬운수작을받기싫은나로서,차라리역습적행위로…그사람들로하여금나의신코에입을맞추고나의발바닥을핥아가면서자진하여나와나의포로물이되게하여가지고,나의성적충동을발현하는어떤의의가있는살림살이를하려함에서나온동기였나이다.…저마음을팔고성을팔아가지고소유적충동에서견마가되어헤메이는그들,더구나우리여성의적인남성들특권계급들을포로하려는복수전사의일원이되려함이외다.벌써부터그동물몇마리를포로하였습니다.”

남성들의몸이오싹해질법한내용이다.백여년전기생의글이라는게믿어지는가.아마조네스전사를연상시키는화중선이라는이름의이기생은여성을노리개로취급하는남성들을자신의포로로만들겠다는성적복수를다짐한다.안타깝게도우리는화중선이누구인지자세히는알지못한다.
기생박옥화는2천만인구가운데90퍼센트는자신과같은계급이라며,이들모두가행복을누리게될때라야자신의문제도해결될것이라고말한다.
이런파격적이고도발적인주장은물론기생사회의주류의견은아니었을것이다.대다수의기생들은어려운집안형편때문에기생이되었고,한번발을들이면그속에서청춘이시들수밖에없었다.자유를잃은채비탄속에서가슴을태워야하는게대다수기생의숙명이었다.
일제강점기기생의모습은기생들이중심이되어발간한잡지《장한》창간호의표지그림이상징한다.‘새장속에갇힌기생의모습’이곧그들의현실이었다.하지만기생들은신세를한탄하고기생생활의어려움을호소하면서도이내자신들의존재에대한자각으로나아간다.
전통적으로기생은천민신분이었다.그러면서도높은교양과예술성을지닌모순적인존재였다.그들은가무뿐아니라시詩,서書,화畵에능한종합예술인이자지식사회의일원으로서자부심이대단했다.
근대사회에들면서신분제의철폐와관기제도의해체로기생사회에는큰변화가일어났다.스스로생계의길을찾아야했던기생들은조합을만들고,아울러전통기예의맥을잇기위한노력을기울였다.한편누구든지기생이될수있는세상이되자낙양의명기가되기위해기생의길에들어서는소녀들이끊이지않았으며,더불어기생놀음을언감생심꿈도꿀수없던전국의한량들이서울로서울로모여들었다.1910년대후반은새로운시대의기생문화가절정을이룬시기였다.
자연스레조선시대의교방과같은기생학교가설립되었다.오늘날에비유하자면기생학교는일종의연예기획사같은존재였다.아이돌을꿈꾸며모여드는어린소녀들을일류기생으로양성한대표적인곳은평양箕城기생학교였다.
왕수복1위,선우일선2위,김복희5위.1935년에열린인기가수선발대회결과다.이들은모두기생출신이다.그것도평양기생학교를나온평양기생들이다.이들외에도이은파,최향화,이화자등일세를풍미한기생출신가수는즐비했다.
여배우트로이카로불리는이월화,석금성,복혜숙은모두기생출신이다.영화〈아리랑〉의여주인공신일선은나중에기생이되었다.명창이화중선과박녹주도기생출신이다.기생장연홍,깅영월,노은홍등은광고모델로인기를누렸다.1914년《매일신보》가뽑은당대의예인藝人100명가운데여성89명은모두기생이다.
한편조선기생의몸에는고결한기품과지사적풍모가연면히이어져왔다.임진전쟁시기의논개와계월향,그리고한말의산홍같은존재들이다.근대기생의세계에도3·1만세운동을계기로이같은풍조가확산되었다.
진주와수원,해주등지의기생들이집단으로만세시위를벌였는가하면,손병희의부인이된기생출신주산월은손병희의거사를돕고나중에는여성운동의지도자로활약하게된다.만주로가의열단원이된현계옥,박열열사의국내연락책을맡았던이소홍,근우회중앙집행위원장자리에까지오른정칠성등놀라운인물이많다.이처럼탁월한개인이아니더라도국채보상운동,조선물산장려운동,노동운동등에음으로양으로참여한기생들이적지않다.
이같이역동적인기생의세계를우리는얼마나풍부히알고있는가.대다수가알고있는지식은극히단편적이다.이책은근대기생의모습을입체적으로이해하기위한시도다.가감없는기생의세계를들여다보기위해기생들의육성을위주로수록하였다.《장한》뿐아니라여러매체에서기생들의놀라운목소리를찾아낼수있었다.
기생들이직접쓴글만으로는기획취지를살리는데부족함이있었다.그리하여이태준을비롯한작가들이쓴소설과《삼천리》등의매체에실린당대를풍미한기생들에관한글을덧붙였다.조선여자가운데처음머리를자른강향란도윤심덕과김우진에앞서사랑을위해목숨을버린강명화도모두기생이었다.
기생에대한편견을깰때다.

2019년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