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의 오늘 : 안익태 애국가와 트로트

친일의 오늘 : 안익태 애국가와 트로트

$15.00
Description
안익태 〈애국가〉는 표절곡인가? 그리고 안익태의 친일, 친나치 행각은 역사적 사실인가? 이 책의 대답은 분명코 그렇다이다. 우리 민족의 국가적 정체성이 반일 독립투쟁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음을 생각할 때 친일 작곡가의 곡을 국가를 대표하는 의식에 사용하는 것은 분명 코미디다. 게다가 그 곡이 외국곡을 거의 그대로 표절한 곡이라니 이건 국가적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안익태 〈애국가〉는 해방 직후부터 숱한 논란을 야기해왔으며 보수, 진보를 망라해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제기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애국가〉가 불가리아 노래 〈오, 도브루잔스키 크라이〉의 표절곡이라는 데 대한 동의를 넘어 분개하는 마음이 저절로 솟구칠 것이다. 전체 16마디 중 무려 12마디의 선율이 거의 그대로다. 이 책의 가치는 무엇보다 음악적 분석을 통해 표절론에 종지부를 찍고 있는 점이다.
한편 최근의 ‘트로트 열풍’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문화생활이야 자연스러운 것이라 할지라도 트로트 바람을 타고 돌연 ‘한국 고유양식’론까지 대두하는 판이다. 하지만 트로트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필연적으로 일본제국주의 식민 지배와 일본 대중음악인 쇼와가요에 가닿게 된다. 쇼와가요, 곧 엔카와 트로트의 음악적 비교 분석을 통해 그 뿌리가 결국 하나이고, 트로트가 식민 지배라는 구조 속에서 이식 강제된 음악양식임을 실증적으로 밝혀내고 있는 점에 이 책의 또 다른 가치가 빛난다.

저자

이해영,김정희,신현국,박영금,강태구

1962년마산에서나고부산혜광고등학교를나왔다.서울대학교외교학과및동대학원을마친뒤독일(당시로선서독)마부룩(Marburg)대학교에서철학박사(Dr.Phil.)학위를받았다.그뒤서울대학교지역종합연구소특별연구원을거쳐한신대학교국제관계학부교수로지금에이른다.이대학에서국제평화인권대학원원장을맡은적이있고,그뒤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스크린쿼터영화인대책위,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투기자본감시센터,참여연대,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KNCC,국제통상연구소등다수의시민단체에서직간접적으로활동해왔다.산업통상부,몇개의국회상임위,국회입법조사처등에서도오랫동안자문을한바있다.21세기정치학회이사를했고,한국안보통상학회,국제지역학회부회장을맡고있기도하다.

박사학위논문으로『그람시와하버마스:시민사회,생활세계그리고정치』(독문,1994)를상재했고『독일은통일되지않았다:독일통합10년의정치경제학』(2000),『낯선식민지,한미FTA』(2006)를저술했다.이밖의공저로『한미FTA하나의협정엇갈린진실』(2008),편저로『1980년대:혁명의시대』(1999),『한미FTA국민보고서』(2006),『한미FTA는우리의미래가아닙니다』(2007)가있다.논문으로「칼슈미트의정치사상:정치적인것의개념을중심으로」(2004)(『21세기정치학회보』14(2)호),「역사문제와‘동맹의논리’:‘아미티지-나이보고서’를중심으로」(2016)(『씨알의소리』2016년,11·12호)등다수가있다.주된연구영역은서양정치사상과국제정치경제다.대학에선마키아벨리,그람시,슈미트,하버마스등을강의한다.국제관계에서는국제통상을주되게하면서한미관계도연구하고있다.최근에는오리엔탈리즘과지정학에각별한관심을갖고연구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는말
안익태〈애국가〉와국가상징__이해영
표절곡을언제까지‘애국가’로부를것인가__김정희
음악문화의가치선택__신현국
트로트의음악적뿌리는어디에있는가__박영금
엔카와트로트,그탄생과음악적연관성__강태구

출판사 서평

‘트로트열풍’이거세다.돌연하나의문화현상으로등장하였다.트로트바람을타고‘한국고유양식’론까지대두하는판이다.하지만그것이포스트민주화시대,그리고팬데믹시대의‘퇴행적’감수성이라는점에서는비판적성찰이필요해보인다.그뿌리를거슬러올라가면필연적으로일본제국주의식민지배와‘친일’이라는역사적사실에가닿기때문이다.

이책은친일의오늘을상징하는문화사적사건으로에키타이안(안익태)의〈애국가〉와트로트두가지를소환한다.앞의것이과거의친일을상징하는그렇지만우리의음악적공생활을강제하는이벤트라면,뒤의것은현재의은폐된친일의대표일상이다.

이해영은국가상징으로서안익태〈애국가〉의적격성을역사정의의관점에서묻고있다.‘애국가’를통해‘애국’이라는기본가치를설득하기위해서는무엇보다그것을만든사람이최소한애국적이어야한다는것은일종의정언명법이다.하지만안익태는친일과일제동맹국독일을위한친나치부역자로서의삶을살았다.그렇기에‘비애국적’애국가는그자체로하나의형용모순이다.

작곡가이자한국음악학자인김정희는음악분석을통해안익태〈애국가〉의표절성을고발하고있다.〈애국가〉가표절곡이라니,그것도다른나라의곡을표절한노래라니,믿고싶지않을것이다.하지만놀랍게도안익태〈애국가〉는불가리아노래〈오,도브루잔스키크라이〉의표절곡이다.선율형을중심으로살펴보면총16마디중12마디의선율이유사하고,〈애국가〉의출현음총57개중맥락과음정이일치하는음은모두33개로,일치도가58%이다.변주된음까지포함하면그개수는41개,유사도는72%로높아진다.음악분석을통해실증적으로안익태〈애국가〉표절의실상을해부한데이책의가장큰특징이있다.

박영금은일본과한국의전통음악,그리고트로트의음악요소를세밀히비교함으로써트로트의음악적뿌리가일본쇼와가요에있음을밝히고있다.이글을읽는사람이라면누구라도더이상트로트가‘한국고유의음악양식’이라는데동의할수없을것이다.

일본근대음악사를연구해온강태구는엔카로통칭되는일본대중음악탄생의역사를추적하면서엔카와트로트가어떻게음악적골격을공유하게되었는지를살피고있다.결국‘음악의근대화’라는문화사적맥락과,‘식민지배’라는역사적상황속에서엔카,즉쇼와가요와트로트는필연적으로그궤를같이할수밖에없었던것이다.

물론현재음악적장르로서의엔카와트로트는한일양국의문화풍토속에서각자독자적으로변용발전해왔기에하나의장르로묶어내기어려운것도사실이다.하지만트로트가대중의사랑을받고한국대중음악의한갈래로자리했다고해서그음악적뿌리가바뀔수는없는법이다.올바른일본문화수용을위해서라도아닌것은아니라고할필요가있다.

결론적으로이책은안익태〈애국가〉와트로트라는두개의사건을통해친일의오늘을보고있다.이두가지가오늘의친일을정당화하고강화시키는문화적토대로서기능하고있다는것이다.가치론이배제된채국가의식과학교행사등에서법정국가(國歌)의지위에있지도않거니와말도많고탈도많은안익태〈애국가〉부르기가강요되고친일음악인의노래가울려퍼지니어찌친일사상이우리의의식을좀먹지않을수있겠는가.

그래서해방직후부터안익태〈애국가〉를폐기하고법적지위를갖는새로운국가를제정하자는움직임이꾸준히제기되었던것이다.더이상‘친일’이라는말이필요하지않은시대를살기위해서도제대로된‘국가’를제정해야한다.이책은그같은노력을주도하고있는‘국가(國歌)만들기시민모임’이일군공동작업의결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