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간 풍경들은 마음속 그림으로 - 그림책 숲 33 (양장)

스쳐간 풍경들은 마음속 그림으로 - 그림책 숲 33 (양장)

$23.00
Description
갑작스러운 이별 뒤에 찾아올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길 위에서 살아가는 고양이 가족의 일상과 홀로서기
어느 봄날, 고양이 세 마리가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엄마 고양이와 하얀 발과 검은 등을 한 ‘작은이’, 그리고 사랑스러운 들꽃을 닮은 동생 ‘노랑이’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신기한 아기 고양이들은 엄마의 넉넉한 품을 그늘 삼아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엄마를 따라 도시의 골목들을 누비며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면서요. 한창 궁금한 것이 많고 호기심도 많을 때지만 자애로운 엄마는 그런 아이들을 나무라거나 다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상에는 멋진 그림이 가득하단다!”라는 말로 아이들을 격려합니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 아이들이 머뭇거리지 않도록 말이지요.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아기 고양이들은 네 번의 계절을 지납니다. 그 시간은 아이들을 성장시켜 주었고, 둘은 다른 성향을 지닌 청년이 되어갑니다. ‘작은이’는 나무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지만 조심성이 많은 고양이로, ‘노랑이’는 나무에 오르기보다는 사람들의 삶을 궁금해하는 호기심 많은 고양이로 성장하게 되지요. 그리고 그들에게 생애 두 번째 봄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그만, ‘노랑이’가 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바라보는 ‘작은이’의 내면은 혼란으로 가득합니다. 동생의 불행을 지켜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끼며 깊은 슬픔에 잠깁니다. 이제 고양이들 앞에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노랑이’는 무사한 걸까요?

봄부터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는 삶의 시간
만남과 이별,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

‘노랑이’와 헤어진 뒤 ‘작은이’는 정처 없이 길 위를 떠돕니다. 그러다가 어느 좁은 골목길에서 검은색 털을 가진 늙은 고양이를 만납니다. ‘작은이’의 모습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 검은 고양이는 ‘작은이’의 곁을 지키며 배고픔을 참는 법과 비 오는 날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덕분에 ‘작은이’는 길 위의 삶에 적응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었지요. 그렇지만 ‘노랑이’에 대한 그리움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봄꽃들이 흩날리는 날이면 엄마와 동생과 함께했던 행복했던 지난날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되살아나곤 했으니까요.

그림책 속에서 고양이들의 시간은 봄부터 이듬해 봄까지 이어집니다. 계절이 다섯 번 바뀌는 그 시간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엇갈리듯 교차하는 만남과 이별, 행복과 슬픔을 경험합니다. 그중에 최정인 작가는 특히 봄의 시간을 담아내는 데 많은 공을 들입니다. 어린 고양이들이 행복한 삶의 여정을 시작한 것도 봄이고, 주인공인 ‘작은이’가 동생과 이별한 것도 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봄이 마냥 슬픈 계절인 것은 아닙니다. 어느 순간 그림책에서 엄마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두 번째 봄은 어린 고양이들의 홀로서기를 의미하는 것일 테니까요. 비록 불의의 사고로 동생과는 헤어졌지만 ‘작은이’는 검은 고양이를 만나 또 다른 지혜를 배우며 오롯이 자기만의 삶을 살아갑니다.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서 새로운 열매가 돋아나듯 아픈 이별을 감당한 뒤에 어른이 되어갑니다.

그림으로 표현한 애틋한 그리움과 가족의 의미
생명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

최정인 작가는 그림책에 자신에게 영감을 준 고양이에 대한 헌사를 남겼습니다. 그래서인지 길 위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고양이들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유독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짧은 글이 다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그림 속에 담겨 있습니다. 최정인 작가는 때로는 한없이 따뜻하고 포근한 그림으로, 때로는 과감한 구도와 강렬한 상징성을 지닌 그림으로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가족과의 이별은 감당하기 힘든 슬픔이지만 최정인 작가는 이별 뒤에 다가올 새로운 만남도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동시대를 살아가지만 저마다의 삶이 다르듯이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삶의 무늬도 달라지는 것일 테니까요. 사고 이후 서로를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사이가 되었지만 ‘작은이’와 ‘노랑이’가 묵묵히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모습은 그래서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림책을 넘기다 보면 화자인 ‘작은이’의 목소리가 작가의 목소리와 겹쳐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작은따옴표 속에 담긴 ‘스쳐간 모든 풍경은 마음속 그림으로’라는 문장이 그러합니다. 작품의 안과 밖에 걸쳐 있는 이 문장은 읽는 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주인공의 목소리로, 누군가는 주인공 엄마의 목소리로, 그리고 누군가는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말이지요. 다성부의 울림을 지닌 이 문장과 함께 가족의 의미도 곱씹어보면 좋을 듯합니다.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손길은 혈연관계로 맺어진 사이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가능할 테니까요.

저자

최정인

저자:최정인

대학교에서판화를전공했어요.오랜시간어린이를위한동화책에그림을그리고있습니다.대표작으로는『그림도둑준모』,『지우개따먹기법칙』이있고,『바리공주』,『견우직녀』,『해와달이된오누이』,『빨간모자의숲』등고전동화를새로운감각으로해석한그림책들을그렸어요.프랑스작가들과협업한그림책『볼뤼빌리스(Volubilis)』,『욕심쟁이소녀』등이유럽에서출간되었어요.그림책으로는직접기획한『라벨라치따』,동시집『기린을만났어』에이어,직접쓰고그린그림책『거인의정원』,『스쳐간풍경들은마음속그림으로』를출간하였어요.과감한구도와강렬한색감을즐겨사용하는것을좋아하고,그림그릴때가제일행복합니다.현재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일러스트레이션을가르치고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봄부터이듬해봄까지이어지는삶의시간
만남과이별,그리고어른이된다는것의의미

‘노랑이’와헤어진뒤‘작은이’는정처없이길위를떠돕니다.그러다가어느좁은골목길에서검은색털을가진늙은고양이를만납니다.‘작은이’의모습에서자신의어린시절을떠올린검은고양이는‘작은이’의곁을지키며배고픔을참는법과비오는날몸을따뜻하게하는방법을가르쳐줍니다.덕분에‘작은이’는길위의삶에적응하면서하루하루살아갈수있었지요.그렇지만‘노랑이’에대한그리움은어쩔수없었습니다.봄꽃들이흩날리는날이면엄마와동생과함께했던행복했던지난날들이마치어제일처럼선명하게되살아나곤했으니까요.그림책속에서고양이들의시간은봄부터이듬해봄까지이어집니다.계절이다섯번바뀌는그시간속에서등장인물들은엇갈리듯교차하는만남과이별,행복과슬픔을경험합니다.그중에최정인작가는특히봄의시간을담아내는데많은공을들입니다.어린고양이들이행복한삶의여정을시작한것도봄이고,주인공인‘작은이’가동생과이별한것도봄이었으니까요.하지만봄이마냥슬픈계절인것은아닙니다.어느순간그림책에서엄마가사라졌다는사실을떠올리면,두번째봄은어린고양이들의홀로서기를의미하는것일테니까요.비록불의의사고로동생과는헤어졌지만‘작은이’는검은고양이를만나또다른지혜를배우며오롯이자기만의삶을살아갑니다.꽃잎이떨어진자리에서새로운열매가돋아나듯아픈이별을감당한뒤에어른이되어갑니다.

그림으로표현한애틋한그리움과가족의의미
생명에대한작가의따뜻한시선

최정인작가는그림책에자신에게영감을준고양이에대한헌사를남겼습니다.그래서인지길위에서고단한삶을살아가는고양이들에대한작가의시선이유독따뜻하게다가옵니다.짧은글이다담아내지못한이야기는서정적이고아름다운그림속에담겨있습니다.최정인작가는때로는한없이따뜻하고포근한그림으로,때로는과감한구도와강렬한상징성을지닌그림으로독자에게깊은여운을남깁니다.가족과의이별은감당하기힘든슬픔이지만최정인작가는이별뒤에다가올새로운만남도소중하다는것을일깨워줍니다.동시대를살아가지만저마다의삶이다르듯이각자의가치관에따라삶의무늬도달라지는것일테니까요.사고이후서로를먼발치에서바라볼수밖에없는사이가되었지만‘작은이’와‘노랑이’가묵묵히서로의삶을응원하는모습은그래서더욱감동적으로다가옵니다.

그림책을넘기다보면화자인‘작은이’의목소리가작가의목소리와겹쳐지는순간이있습니다.작은따옴표속에담긴‘스쳐간모든풍경은마음속그림으로’라는문장이그러합니다.작품의안과밖에걸쳐있는이문장은읽는이에따라다르게해석될수있습니다.누군가는주인공의목소리로,누군가는주인공엄마의목소리로,그리고누군가는작가자신의목소리로말이지요.다성부의울림을지닌이문장과함께가족의의미도곱씹어보면좋을듯합니다.힘들때기댈수있는따뜻한손길은혈연관계로맺어진사이가아니라도얼마든지가능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