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장정일 자선시집)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장정일 자선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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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장정일 시인이 직접 가려 뽑은 자작시 모음집
1984년 『언어의 세계』 3집에 「강정 간다」 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장정일의 자선 시집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이 책읽는섬에서 출간되었다. 당돌하고 새로운 도시적 감수성과 불온한 시적 상상력으로 한국 시단에 ‘장정일’이라는 하나의 현상으로 등장했던 그. 이번 자선 시집은 꾸준히 독자에게 사랑받는 시집 두 권과 지금은 절판되어 구하기 어려운 다섯 권의 시집 속에서 시인이 한 편 한 편 직접 골라 엮어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장정일을 사랑하고 그의 시세계를 파악하고 따라 그려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번 시집은 맞춤한 선물이 될 것이다.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은 장정일이 ‘국시’ 동인 시절 발표한 시(「나는」, 1983)에서부터 『햄버거에 대한 명상』(민음사, 1987), 『상복을 입은 시집』(그루, 1987), 『길안에서의 택시잡기』(민음사, 1988), 『서울에서 보낸 3주일』(청하, 1988), 『통일주의』(열음사, 1989), 김영승과의 2인 시집 『심판처럼 두려운 사랑』(책나무, 1989), 『천국에 못 가는 이유』(문학세계사, 1991) 등에서 시인이 직접 가려 뽑은 시 54편을 묶었다. 몇몇 시들은 새로 엮는 과정에서 제목과 내용 일부를 다듬었다.
저자

장정일

장정일은1962년경북달성에서출생하여,1984년무크지《언어의세계》에처음시를발표한이래,여러장르를넘나드는글쓰기를해왔다.작품으로시집《햄버거에대한명상》,《길안에서의택시잡기》,소설《아담이눈뜰때》,《너에게나를보낸다》,《너희가재즈를믿느냐》,《중국에서온편지》,《장정일삼국지》전10권과희곡집《긴여행》등이있다.그외에에세이《생각》과《장정일의공부》가있다.

목차

시인의말을대신하여ㆍ5

1부
사철나무그늘아래쉴때는ㆍ11
석유를사러ㆍ13
축구선수ㆍ18
방ㆍ20
지하인간ㆍ23
쉬인ㆍ24
삼중당문고ㆍ28
게릴라ㆍ33
물에빠진자가쩌벅거리며걸을때ㆍ34
나는ㆍ38
12월ㆍ40
자수ㆍ42
역도선수ㆍ44
열등생ㆍ46

2부
도망ㆍ49
그녀ㆍ50
냉장고ㆍ53
라디오같이사랑을끄고켤수있다면-김춘수의「꽃」을변주하여54
구인ㆍ55
첫사랑ㆍ56
옛날이야기ㆍ58
헤드폰을쓴남자ㆍ60
냉장고ㆍ62
사랑靑ㆍ63
보리밭에서ㆍ64
호두한알ㆍ67
젊은운전자에게ㆍ68

3부
햄버거먹는남자ㆍ73
요리사와단식가ㆍ75
‘중앙’과나ㆍ78
계산대에서ㆍ80
미끄럼ㆍ82
바지입은여자ㆍ84
탬버린치는남자ㆍ85
체포ㆍ86
파리ㆍ88
목욕ㆍ89
유리의집ㆍ90
Job뉴스ㆍ91
파랑새ㆍ92

4부
원고청탁서를받고ㆍ95
구두ㆍ96
모자ㆍ97
자서전ㆍ98
주목을받다ㆍ99
생선씻는여자ㆍ100
허공ㆍ101
꿀맛ㆍ102
길목집ㆍ103
아이들은또다시놀이를한다ㆍ104
소똥의길ㆍ106
문밖에서성이는자ㆍ108
길ㆍ110
사철나무그늘아래의잠ㆍ112

장정일자선시집출전ㆍ113

출판사 서평

◎편집자의책소개

그랬으면좋겠다살다가지친사람들
가끔씩사철나무그늘아래쉴때는
계절이달아나지않고시간이흐르지않아
오랫동안늙지않고배고픔과실직잠시라도잊거나
그늘아래휴식한만큼아픈일생이아물어진다면
좋겠다정말그랬으면좋겠다
―「사철나무그늘아래쉴때는」부분


다시없을장정일이라는희귀한개성
장정일이직접가려뽑은시54편수록

1984년『언어의세계』3집에「강정간다」외4편의시를발표하면서등단한장정일의자선시집『라디오같이사랑을끄고켤수있다면』이책읽는섬에서출간되었다.당돌하고새로운도시적감수성과불온한시적상상력으로한국시단에‘장정일’이라는하나의현상으로등장했던그.장정일의이번자선시집은꾸준히독자에게사랑받는그의대표시집두권과지금은구하기어려운다섯권의절판된시집속에서시인이한편한편직접골라엮어의미가각별하다.장정일의시세계를파악하고따라그려보고싶은독자들에게이책은맞춤한선물이될것이다.『라디오같이사랑을끄고켤수있다면』은장정일이‘국시’동인시절발표한시(「나는」,1983)에서부터『햄버거에대한명상』(민음사,1987),『상복을입은시집』(그루,1987),『길안에서의택시잡기』(민음사,1988),『서울에서보낸3주일』(청하,1988),『통일주의』(열음사,1989),김영승과의2인시집『심판처럼두려운사랑』(책나무,1989),『천국에못가는이유』(문학세계사,1991)등에서시인이직접가려뽑은시54편을묶었다.몇몇시들은새로엮는과정에서제목과내용일부를다듬었다.


‘80년대우리문학교실의뿌연
유리창하나가박살나는소리를들었다’
한국문학장을충격했던시적낯섦

“최루탄정국때문에안팎으로닫힌80년대우리문학교실의뿌연유리창하나가박살나는소[리]”이자‘한국문학에대한생각을새로점검하게만든거대한망치’(이영준)로도착한문제적시인장정일.그의시집『햄버거에대한명상』은‘발랄한상상력과현실에대한개성적인접근,일반적인시적관행에얽매이지않는대담함’이담겼다는평을받으며스물다섯살의나이로제7회김수영문학상을수상해한국시단에큰반향을일으켰다.정규교육과정을거치지않고문학에뛰어든독특한이력의장정일은당대에형성돼있던주류문법과는전혀다른시적문법과과격성으로한국문학장에충격할만한시적낯섦을제공했다(신철하).
장정일은정치적탄압에저항하는일련의시쓰기와대별되는자기반성적글쓰기를통해새로운문학적주제로부상한도시인들의삶과감수성을유희적이고새로운시형식에담아냈으며(이승철),그의자기모멸에이르는과정으로서의시쓰기,자기부정의글쓰기는독자들에게‘비닐봉지에포장된<시적감동>’(이영준)을주는대신요설의언어로기존의시와독자의시적기대를배반하면서언어를타락시킨세계에대해복수의형식을취했다(박기수).전통적인시개념을해체하면서시쓰기의자유로움을구사하는(이연승)그의낯선시는80년대의한복판을힘들여통과해온사람들에게는지난시대의진정성을송두리째부정하는난폭함(서영채)으로비춰지기도했다.그러나무심한듯서술한일상의모습과서술기법속에는당대에대한누구보다도예리한인식과새로움이있었다(김미미).그만의“희귀한개성”으로‘위반과금지’라는현대인의암흑지대에과감하고깊숙이접근해감으로써다른이가대신할수없는성과를올릴가능성을품고있다고기대되었던(남진우)장정일.그의등장은그자체로80년대‘중앙’을해체하며90년대의인식론적·미학적지평이초기화됨을예고하는신호탄이었으며새롭게이식된‘도시-소비공간’에서자신의목소리를찾아야하는‘약속없는세대’에게호소력있는하나의예지이자암시가되어주었다.시인은개방과자유로가장된합법적권력의작동방식인사회적계약이나제도가실은법을빙자한폭력집행의수단임을폭로한다(엄경희).


장정일에게시쓰기란과연무엇이었는가
오늘날다시그를읽는이유

장정일의시들은시를쓰지않으면견디지못했던젊은날의몇해동안집중적으로씌어졌다.‘글쓰기가직업이아니라면나는구역질이난다’고쓴바있는장정일.그에게시란무엇이었을까.그는희곡과소설로분야를옮긴뒤시작詩作을중단한것처럼보인다.아무리훌륭한시라도실용적인가치와는무관하고시인은실질적인세계를변혁시킬수없는듯보이는이세계에서장정일은작가이자또한사람의독자로서시쓰기란과연무엇인가라는근본적질문을던진다(이연승).김준오가지적한바있듯장정일은세상의모든시집이유고시집이라고,자본주의사회에서‘시집’은유통가치가전연없는,그래서사회로부터철저하게소외받아야하는천덕꾸러기라고고통스럽게인식하고있는지도모른다.시쓰기가시인을‘천사와같은위대한반열에끼워넣어주지않는다는것도,그자체로위대한것이아니’라는사실도그는이미알고있다.그저“아무것도아닌것”(시인의말「강정간다」를쓸무렵,『천국에못가는이유』).시쓰기란“바닥이없”는“온통벽뿐”인방(「허공」)에울리는“단지,//지루하리만큼긴비명”(「주목을받다」)이거나대화불능의말줄임표(「햄버거먹는남자」)를기입하는일일지도모른다.그러나쓰지않는성실함이라는역설이가능하다면그것은장정일의시쓰기에해당하는말이아닐까?
이번에자선시집을새롭게묶어내며편집부가했던고민은오늘날달라진의미지형위에서장정일의시적목소리가어떤의미를가지게되는가였다.그의새로웠던목소리중어떤시들이앞으로도하나의표지標識로빛을비춰줄것인가,시에쓸모를바라는일만큼어리석은마음이있으랴마는그가능한테두리를나름으로상상하는일은우리사회의꼴을그려보는일이기도했다.한사회의가치관은물과같이흐르며그변화할한치앞을알기어렵지만더나은곳이되도록희망할공통의방향은있을것이다.이한권의시집은어쩌면그다가올변화의목격자로서생각보다오래책장에꽂혀있게될지도모른다.책을마무리하고세상에내보내는지금은장정일이라는시인이갖는의미,이60년산세대의목소리가오늘날다시어떻게기록되고불릴것인지조심스러운기대를갖게된다.어떤목소리는세상에너무일찍도착한다.우리의시대는앞으로가는듯한걸음물러나며무언가를재고평가하지만그검열의시선에머리를쥐어박히는‘열등생’이하나쯤은세상에있었을것이다.


시집을읽어도좋은세종류의사람들에대해적어놓기로한다.
시를쓰고있는현역시인들은시집을읽어야한다.
당연히그들의연구자들도시집을읽어야한다.
앞으로시를쓰려는사람들도시집을읽어야한다.
그외의사람들은시집같은걸읽을필요가없다.

시인이란뭔가?시인이란시를쓰기위해젊어서부터무작정시집을읽기시작한사람들가운데생겨났으며,시인이된뒤에도시인이되기전과똑같은열정으로시집을읽어대는사람이다.
스님이그냥스님이듯시인은그냥시인이다.제좋아서하는일이니굳이존경할필요도없고귀하게여길필요도없다.그가운데어떤이들은시나모국어의순교자가아니라,단지인생을잘못산인간들일뿐이다.
─「시인의말을대신하여」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