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사는 작가들이 보여주는 삶의 이야기다.”
1부에서는 서양화·한국화·조각·판화·공예를 아우르는 열세 명의 작가를 만납니다. 금강경을 베껴 쓰듯 가는 붓으로 욕망과 꿈을 북극성과 나비에 담아내는 권영술, 지천으로 자라던 고향의 소나무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길어 올린 구명본, 야구선수를 꿈꾸던 소년에서 ‘밤에 더 밝은 부산의 빛’을 그리는 화가가 된 박용대, 익명의 군상으로 현대인의 고독을 그려 내는 김정우, 스테인리스 스틸과 오랜 시간 씨름해 온 조각가 김태인, 나이테처럼 선 하나하나에 시간을 새기는 판화가 차동수, 그리고 흙과 불과 함께 50여 년을 걸어온 도예가 김현식까지. 저마다 다른 언어로 자기만의 세계를 지어 올린 이들의 이야기는 작품을 보는 눈을 넓혀 주는 동시에, 지친 마음에 조용한 위로가 됩니다.
2부 미술 칼럼은 한 걸음 물러나 미술을 이야기합니다. 미술관과 도슨트, 중세예술과 현대예술의 공통점, 고갱은 왜 타히티섬으로 갔는가, 마그리트와 베이컨, 조셉 코수스의 ‘의자’ 같은 주제를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풀어, 동시대 미술의 쟁점을 부담 없이 따라가게 해 줍니다. 3부 문화공간 탐방은 독자를 직접 전시장 앞으로 데려갑니다. 부산현대미술관의 백남준 전시, 부산근현대역사관, 漢城 1918, 文化골목, 부산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을 걸으며 작품을 만나러 가는 길을 함께 안내합니다.
마지막 4부는 「예술부산, ART BUSAN MONTHLY」에 소개된 ‘예술가 열전’과 ‘예인 탐방’입니다. 기(氣)를 방출하는 도깨비 그림의 김용달, 비 내리는 날에도 수채화를 평생의 동반자로 삼아 온 조규철, 하나의 나무에서 옻칠 작품을 완성하는 목공예가 오규환 등 여섯 명의 작가를 더 만나며, 책은 부산 미술이 걸어온 시간과 지금의 얼굴을 한자리에 모읍니다.
“지금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이 있다면, 그림 앞에 서서 어느 작가의 삶을 떠올려 보자.” 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책을 읽다가 어느 대목에서 작품이 좋아 활짝 웃게 된다면, 그것만으로 이 책을 낸 이유는 충분하다고요. 작가를 만나는 일은 서로를 믿는 즐거운 자리라는 것을, 이 책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로 말합니다.
책 속에서
예술은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사는 작가들이 보여주는 삶의 이야기다.
그들의 삶은 감정과 정서의 표현이며, 예술가들의 출발점은 그곳과 닿아있다.
예술가는 모든 삶을 바쳐 예술에 집중하며, 신과 나누는 영혼의 대화이다.
작업이 여러 개의 문을 거치는 것이라 할 때,
작가는 작품들을 통해 언제나 새로운 문을 만들고 있다.
(중략)
벚꽃이 질 때 우리는 떨어지는 꽃잎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도, 한편으로 아쉬움을 느낀다.
하지만 꽃이 지고 나서야 나무의 본 모습을 볼 수 있듯,
작가들의 전시회는 어떤 작품이든 한 번 더 생生을 살게 한다.
예술은 늘 사람들을 공감하게 하고 때로는 감동하며, 올바른 것에 대한 끝없는 프러포즈다.
그게 ‘예술의 힘’이다.
_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