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속시인에게고마움을전합니다
『그시를읽고나는시인이되었네』의첫머리에는‘섬진강시인’으로유명한김용택시인의자작시와산문이자리한다.
안녕,아빠./지금나는버스를기다리고있어./마치시같다./버스를기다리고서있는모습이/한그루의나무같다./잔디와나무가있는집들은멀리있고,/햇살과바람과하얀낮달이네마음속을지나는/소리가들린다./한그루의나무가세상에서있기까지/얼마나많은것들을잃고또잊어야하는지
―김용택,「안녕,피츠버그그리고책」부분
김용택시인은딸이보낸편지에서이시의영감을얻었다고하면서,“나는이시를읽을때마다가슴이떨린다.나의시적사상과철학과넓이의지평을넓혀갈수있는가능이담겨있다고믿기때문이다.나는이시로시인의길에들어섰다는생각을하게되었고,시인으로서부끄러움을다소씻을수있었다.”고고백한다.
요절한기형도시인에대한추억을1980년대신촌을중심으로활동하던문청들의모습과함께생생하게복원해낸정끝별시인의글은기형도를추모하는이들에게는소중한기록이아닐수없다.(기형도시인의)“「빈집」을처음읽으면서느꼈던그싸한느낌과이후의경험은딸깍,하고시의자물쇠가하나더풀리게했다.시를보는눈에자신감이붙기시작했고시에대해얘기하고싶은문장들이고였다.”는말로기형도시인에대한고마움과그리움을표현한다.
시인들에게가장많은영향을끼친시인은백석이었다.손택수,안상학,안도현,유용주등4명의시인이백석과자신의인연을소개한다.안도현시인은“그동안시를쓰면서백석의어투,시어는물론시를전개하고마무리짓는방식과세계에반응하는시인으로서의태도까지닮아보려고전전긍긍했다.백석이외에또다른시의전범이내게있을리없었다.때로백석의시에지나치게경도되어있는것은아닌지두려울때도있었다.”고하면서백석에대한오랜짝사랑을드러낸다.
나희덕시인과김언희시인은비스와바쉼보르스카에대한섬세하면서도독창적인해석을보여준다.나희덕시인은“쉼보르스카의시는어떻게시적인것을발견하고그것을간결하고적확한언어로표현할것인가를가르쳐주는‘시의법문(法問)’이라고할만하다.그래서교과서처럼자주펼쳐서읽게된다.특별한수사적장치나기교없이물처럼투명하고담백한시들이지만,읽을때마다그보편성에조용히압도당하는것은나만이아닐것이다.”라고쉼보르스카에게아낌없는찬사를보낸다.
김종삼시인을재평가하는이시영시인의글에서는문학사적가치를발견할수있다.민중시가주류를이루던1970년대에김종삼시인은절제된시어를통해완성도높은작품을창작했다고평가하면서,“소주와설렁탕과서양고전음악듣기를유독좋아했다는이시인의최후는그러나가난하고외로웠다.그의영결식엔그많은문인들중시인한분과그를따랐던문학청년한사람만이그의마지막을지켜보았다고한다.그는그렇게겨우이지상에서드러나지않게살다간‘욕심없는예술가’였다.”고회상한다.
박두규시인과유강희시인은윤동주시인의「서시」를소개하고,최동현시인과이병초시인은정양시인의「내살던뒤안에」를소개하는등한시인의같은작품이여러시인에게선택받은경우도있다.한용운시인은3명의시인에게,김수영시인과박재삼시인은2명의시인에게선택되었다.파블로네루다,랭스턴휴즈,월트휘트먼,윌리엄워즈워스등외국의유명시인도선정되었다.
독자를위해시인들이마련한잔칫상
백낙청평론가는“스스로시인인필자들은자기‘영혼을뒤흔든’시들을꺼내보이고그뒤흔들림의경험을진솔하고절절하게일러주고있다.”면서“신선하고반갑고감사하다.”고평가했다.
최원식평론가는“편편이재미있고유익했다.편히앉아서시인이탄생하는순간들이주마등처럼영롱한한국현대시의내면을엿보매,그순간들이그대로문학사적바통터치란점이야말로뜻깊다.”고상찬했다.
좋은시는인생을밝히는등불이되고세상을보는혜안을선사한다.41명의시인에게영혼이뒤흔들릴만큼영감을준명시들을감상하면서삶과문학에대한의미를새롭게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