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강물처럼 세상을 적시는 순정한 시어!”
“가슴 깊이 간직했던 절절한 삶의 시편!”
“가슴 깊이 간직했던 절절한 삶의 시편!”
생활의 언어로 담아낸 사연들
최명순 시인은 오래 전부터 문학의 길로 들어서고 싶었다. 그러나 교사와 화가의 아내로 살면서 그 꿈을 미루어야만 했다. 그렇게 세상의 굽이굽이를 한참이나 돌아온 끝에 가슴 속 깊이 감추어두었던 삶의 내력을 한 권의 시집으로 풀어놓았다.
『물속에 감두어둔 말들』에는 최명순 시인이 딸이자 아내이자 어머니로 살아온 지난날들이 순정한 생활의 언어로 담겨 있다. 이 시집 속에는 한 여인의 전 생애가 구절양장 험한 고개처럼 앞을 가로막고 굽이마다 사연이 똬리를 틀고 있다.
서운하고 분하다고 서분이였을까
넷째 딸 ‘끝자’가 두 살에 죽고
뒤따라 태어난 서분이
툇마루에 앉아 아버지는 담배만 피우고
어머니는 핏덩이를 돌돌 말아 윗목에 밀쳐놓고
서운이 서북이 제멋대로 불리다
초등학교 입학 즈음
밝고 순하게 살라 개명했지만
서분이는 질질 그림자를 끌고
오랫동안 나를 따라다녔다
-「서분이」 전문
아이의 이름을 이렇게 지어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어려서 죽은 손위 언니의 이름도 심상치 않다. “끝자”는 이제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선언에 동원되기도 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높은 빈도로 딸 부잣집 여식의 이름으로 선택되었다. 딸그만, 끝순, 한자로 바꾸어 종희, 그리고 차남, 후남, 남경 등은 딸을 그만 낳고 아들을 낳으라는 주술적인 바람이 들어간 이름들이다. “서운하고 분하다고 서분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다는 것을 단지 암시하는 것만으로도 어린 마음은 큰 상처를 입는다.
최명순 시인은 오래 전부터 문학의 길로 들어서고 싶었다. 그러나 교사와 화가의 아내로 살면서 그 꿈을 미루어야만 했다. 그렇게 세상의 굽이굽이를 한참이나 돌아온 끝에 가슴 속 깊이 감추어두었던 삶의 내력을 한 권의 시집으로 풀어놓았다.
『물속에 감두어둔 말들』에는 최명순 시인이 딸이자 아내이자 어머니로 살아온 지난날들이 순정한 생활의 언어로 담겨 있다. 이 시집 속에는 한 여인의 전 생애가 구절양장 험한 고개처럼 앞을 가로막고 굽이마다 사연이 똬리를 틀고 있다.
서운하고 분하다고 서분이였을까
넷째 딸 ‘끝자’가 두 살에 죽고
뒤따라 태어난 서분이
툇마루에 앉아 아버지는 담배만 피우고
어머니는 핏덩이를 돌돌 말아 윗목에 밀쳐놓고
서운이 서북이 제멋대로 불리다
초등학교 입학 즈음
밝고 순하게 살라 개명했지만
서분이는 질질 그림자를 끌고
오랫동안 나를 따라다녔다
-「서분이」 전문
아이의 이름을 이렇게 지어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어려서 죽은 손위 언니의 이름도 심상치 않다. “끝자”는 이제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선언에 동원되기도 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높은 빈도로 딸 부잣집 여식의 이름으로 선택되었다. 딸그만, 끝순, 한자로 바꾸어 종희, 그리고 차남, 후남, 남경 등은 딸을 그만 낳고 아들을 낳으라는 주술적인 바람이 들어간 이름들이다. “서운하고 분하다고 서분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다는 것을 단지 암시하는 것만으로도 어린 마음은 큰 상처를 입는다.
물속에 감추어둔 말들 (최명순 시집)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