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걷는다 - 모악시인선 31

내일은 걷는다 - 모악시인선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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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에 지친 이에게 바치는 위로와 희망의 시집!”
“언어에 대한 명징한 믿음을 담고 있는 시편들!”
문학은 인간을 위로할 수 있을까? 시는 삶의 고통과 마주한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김성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내일은 걷는다』는 이에 대한 질문과 답을 담고 있다.
시인이자 생활인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던 김성배 시인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졌다. 한동안 의식불명 상태였다가 기적적으로 깨어난 시인은 4년째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다시 어린아이가 된 시인은 재활운동을 시작했다. 육신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시를 쓰기 위해 필요한 언어 감각을 회복하는 게 더욱 절실했다. 시인은 재활을 하면서 육신의 기능을 조금씩 회복하는 한편 정신의 온전함도 회복해갔다. 그리하여 마침내 지난한 재활과정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서 시집 『내일은 걷는다』를 펴냈다.

저자

김성배

저자:김성배
김성배시인은1964년충남조치원읍(현세종시)에서태어나부산에서성장했다.방송통신대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으며,2009년시전문지『시평』신인상으로등단했다.시집『오늘이달린다』(모악,2017)와산문집『문학을찾아서시비를찾아서』(해성,1994),『나는책을만들고책은나를만들고』(해성,2019)를펴냈다.

목차

1부베개를안고베고
가끔,혹자주1/나무의자/가끔,혹자주2/하루재활운동/파를샀다/버스와지하철그리고책과함께/베개를안고베고/수건/가족일기

2부오줌시계
스스로걷기/같이/생활재활익히기1/생활재활익히기2/생활재활익히기3/생활재활익히기4/일상재활운동5/배탁,탁배를아시나요?/배드민턴과풍선의재활운동/오줌시계

3부휠체어가가는길
두리발/휠체어가가는길/일상재활운동1/일상재활운동2/일상재활운동3/일상재활운동4/생활재활익히기5/일상재활운동6/일상재활운동7/호박죽과생식

4부걸음마
고구마와계란/책장에글이사라졌다/요산기념사업회/최계락문학상/영도다리/걸음마/휠체어/지팡이/항암치료1/항암치료2

해설거듭나기와시쓰기ㆍ남송우

출판사 서평

절망의시간에서피어난희망의순간

『내일은걷는다』에는삶에대한의지가견고하게배어있는39편의시가수록되어있다.생의어느한순간,시인에게불현듯육체적불행이닥쳐왔다.그절망적인상황앞에서시인은분노하거나포기하지않는다.오히려그것을담담하게받아들여서보듬고살아가야겠다고생각한다.
걷기부터재활을시작한시인에게한걸음에서두걸음,두걸음에서세걸음으로나아가는시간은길고더뎠다.내일은한걸음더걸을수있을거라는믿음을품은채시인은어릴적걸음마를배우는것처럼나아갔다.이런과정을겪으면서스스로에게“잘한다”고격려하는시간은참으로고통스러운순간이었다.
그러나시인은그토록힘들었던재활과정을작품으로담아내면서어떠한고통의이미지도보여주지않는다.이것이야말로김성배시인이이번시집『내일은걷는다』를통해시인으로서의정체성을확고하게다지는소중한장면이다.

하늘을떠받치는일처럼거룩한행위
『내일은걷는다』에는아픈몸을치유하면서새로운출발을다짐하는시인의굳건한마음이곳곳에스며있다.김성배시인은자신의몸을꼼꼼하게관찰하고진단한내용을시로표현하면서감정을치장하거나호소하지않는다.

계단오르기는지금과같다오르는것이힘들지만내려오는것또한힘들다잘올라가는것잘내려오는것둘다중요하다그래서손잡이나지팡이를짚고오르내리는데지금의순간에도손잡이나지팡이가필요하다지팡이짚고걷는연습을하면하루일과를마친다
-「하루재활운동」부분

“계단오르기”는누구나마주치게되는삶의난관과도같다.“오르는것이힘들지만내려오는것또한힘들다”는대목을통해그난관을극복해가는시인의자세를보여준다.자신앞에펼쳐진상황을진지하고겸손하게대하는것.그것이그난관에절망하지않고잘극복해가는방법이리라.

오른발이하늘을받치고/왼발이땅을짚고/어지럽게걸음마가/제자리에섰다불안하게이만큼/간밤이낮달을/안으며안부를물었다/나무그늘이대답한다/자연처럼나처럼살자고생각을심는다/두발의하루가자란다
-「스스로걷기」전문

평범한사람에게발을내딛는것은걷기를위한자연스러운행동이지만,재활과정에있는사람에게는매우특별한일이다.김성배시인이내딛는한걸음한걸음은“하늘을받치”는일만큼이나거룩한행위이다.그런상황에서도시인은“자연처럼살자고생각을심는”다.그렇게왼발과오른발을번갈아내디뎌가면서“두발의하루가자”라는동안시인의육체와내면도한뼘씩성장해간다.

언어에대한믿음이주는희망과용기

안도현시인은“긍정위에또다른긍정을얹는역설의전언은김성배다운말투”라고하면서“일상으로돌아오기위한그의고투는군더더기를다들어낸간결한문장으로인해더아프게느껴진다.”고했다.
안도현시인이간파했듯이,김성배시인은길고더딘재활과정을격정적으로토로하거나비유의언어로포장하지않는다.담백하고투명하고진솔하게표현한다.
무엇보다도그의시에는언어에대해명징한믿음이담겨있다.때문에그의시를읽다보면처음에는독자가시인을위로하게되지만,어느순간부터는독자가시인에게위로를받게된다.그리하여마침내시인과독자가함께희망과용기를간직하게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