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과마주하며살아온시인의생
1부「살아가는詩」는세상에“던져진사람”으로서주어진운명을직시하는작품으로시작한다.1960년대에태어나80년대학번을달고살다가이제정년을맞이하게된세대가10대시절부터지금까지경험해온인물과장소와시간을시에담아놓았다.
그러니까1963년9월4일,대한민국제3공화국경상남도진주시옥봉남동394번지한아기가일개국민으로탄생을당한바로그날,그곳
―「394번지9월4일역」부분
한인간의역사는출생에서시작한다.“대한민국제3공화국”“진주시옥봉남동394번지”는시인에게주어진역사의시작이자운명의“역(驛)”이었다.최승희,전혜린,에즈라파운드,김관식,김소월,김수영,기형도,폴세잔,김종삼,김훈,김광석,최백호,문희……시인이직간접적으로경험한문화의자취가오롯이시에스며있다.
사람은꽃보다아름다워야한다
2부「생각하는詩」는한시대를함께건너온사람들을위로하는작품들이담겨있다.시인이태어난1960년대어려웠던시절부터1970년~1980년대민주화시기를거쳐현재에이르기까지시간의흔적과상처가시에새겨져있다.전봉준,동학,안중근,일제강점기검사,5·16,4·3,김대중,노무현등정치적인물과사건을통해우리역사의굽이굽이를되짚어본다.
존경하고사랑하는국민여러분,/총력,사력으로최선을다했습니다/하늘을우러러한점부끄러움이없습니다/지금죽어도여한이없습니다//민주공화국의국민으로서/자주독립국가의주권자로서/천부인권자유인으로서//사람이꽃보다아름다운세상에서
―「모범거짓말」부분
반어적기법으로쓰여진「모범거짓말」은그어떤이유를불문하고모든인간은“꽃보다아름다워”야함을전제로한다.이시집에서시인이말하려고하는가장중요한덕목이바로이것이다.
자연과더불어살아가는자유로운영혼
3부「사랑하는詩」는“호모사피엔스”이자“실존적아웃사이더”인시인이“평균적인한국인남편”으로살아가는모습을보여준다.이는시인의자화상일뿐만아니라오늘의대한민국을살고있는“상투적”이면서“평균적”인중년들의모습이다.
중앙에서먼“남녘”에서태어난시인은유년시절가족과함께서울로이주한다.스스로“도시난민”이라칭하듯대도시의삶에만족하지못하고지금은시골에서마을연구와농촌컨설턴트를하며산다.많은사람들이중앙에살고싶어하고대도시의생활을원하는시대에,시인은시골마을에서자연과더불어살면서시를쓰는자유로운영혼으로존재한다.
정기석시인에게시쓰기는직업도생계도될수없다.하지만시쓰기는시인이세상에존재하는중요한이유다.“여생에남은최후의고단한잔업”이며“정신적이면서육체적인자발적종신노동”으로“달게받는천형”이다.물질적욕망과세속적성공을꿈꾸는시대에이처럼낭만적인시인을어찌소중히여기지않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