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하나의소설이존재한다.그것은역사다.”
프랑스국민작가이자철학가인장도르메송이그려낸인류의역사
“우주처럼역사는수수께끼인동시에비밀이다.”
“나는때로남자였고,여자일때도있었다.나는인류이며시간속에서이어지는인류의역사다.내목소리는내것이아니라모든인류의목소리,수천만,수백만,수십억만창조물의목소리로기적처럼이름도없이이땅에서살아가는모든이들의목소리다.나는도처에존재한다.동시에모든곳에존재할수없다.나는이시대에서저시대로날아간다.……나는람세스2세,모세,호메로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알렉산드로스대왕에대해이야기한다.……나는또한,이세상에우연히,원치도않았는데,당혹스럽게도,어둠속에태어나이내사라져간수많은무명의남자와여자들이숨죽여뱉어낸목소리들이다.”(p.44)
2017년12월장도르메송이작고하자대통령마크롱은장례식에직접참석하여애도를표했으며프랑스일간지에추모의글을싣기도하였다.2018년장도르메송의유고가출간되자마자프랑스인들은늘대중곁에있던국민지식인의마지막소설을서둘러읽었으며이책은곧바로베스트셀러종합1위에올랐다.
페이지마다펼쳐지는생생한역사의얼굴
세상을향한질문과삶에대한고찰로가득한저자자신의지성의자서전!
“나는인류이며인류의역사다.”
소설속의‘나’는선사시대부터그리스로마신화의시대를거쳐온갖문명이흥하고또쇠하는것을지켜보며지금이순간까지살아있는화자로,동굴에서지내던시절부터현재까지인류의모든이야기를들려준다.그는아프리카인,수메르인,트로이인,아킬레우스와율리시스의친구,로마시민,유랑하는유대인의모습으로쉼없이환생하며인쇄술발명과신대륙발견,1789년프랑스혁명,과학의진보와발전을가까이서지켜본다.그리고뱃사람,생트주느비에브산인근의선술집여종업원,유명한화가나천문학자의집사,황제의연인으로예루살렘,비잔틴,베네치아,뉴욕에서살아간다.풍자와쾌활함이넘쳐나는이거대한탐사와동경의대상을쫓아가는긴여정은저자자신의지성의자서전이라할수있다.
인류역사를일인칭으로써내려간소설.그는율리시스의친구이며동시에알렉산드로스대왕의절친한친구,롱사르의연인,아메리카대륙을발견한인물이다.그는남자이며동시에여자였고,전사인동시에시인으로인류사그자체다.그가감당한역중에는예수는물론모하메드도있다.뉴턴과테오도리쿠스도있고,빅뱅이나독을탄브리오슈로유명한베네치아의아름다운여인,비앙카카펠로도있다.그야말로호기심많고,열정적이며,미식가이자,학문적지식은물론사랑이가득한인물들이다.한마디로장도르메송이다.이책은그가독자에게건네는마지막선물이다.-《르포앵》
유랑하는유대인의비가,
불멸의장도르메송이독자에게건네는마지막선물!
“그는율리시스의친구이며알렉산드로스대왕의친구,롱사르의연인이었고
아메리카대륙을발견했으며뉴턴과테오도리쿠스,그리고
베네치아의아름다운여인비앙카카펠로였다……”
장도르메송은생전에“이야기를끝내지못하고”죽게될거라고말했다.작가이자언론인이며철학가인장도르메송은죽음이후에도여전히문학계와독자들을매혹시키고있다.그의유언장이된이소설은유랑하는유대인의비가에서영감을얻은것으로,인류의역사무대를새롭게찾아간다.저자자신처럼매우뛰어난석학이며매력까지겸비한화자는바로‘역사’이다.독자는어려움없이인류사의태동기에서부터룩소르,트로이,비잔틴으로옮겨가고,이어예수의탄생을지켜본다.우리는역사연대기나민족들에대한걱정없이시대를초월한다.화자는놀랍게도아르키메데스살인자였고,때로는곧아메리카대륙을발견하게되리라는사실을알지못한채콜럼버스의배에올라탄선원이었다.그는라퐁텐,부알로,라신과몰리에르가자주만나곤했던라폼드팽선술집여종업원의모습으로,또한이집트원정시기에는나폴레옹의연인으로등장한다.수천년을넘나들며현기증을일으킬만큼아찔하고방대한지식을쏟아내는이소설은소화하기어려울수있다.하지만장도르메송은그것을깃털만큼가볍게만들어독자들이쉽게다가가게해준다.그는위대한인류역사의가면뒤에숨어다음과같이말한다.“나는대단히위대한것과아주사소한일들을행했다.나는강했고,또비참했다.한편으로전쟁,정복,권력을매우좋아했으며다른한편으로가벼움,즐거움,풍자를매우좋아했다.나는책을무척좋아했다.”
몇주전카르타헤나선술집에서정신나갈만큼술에취해함정에빠진것이다.선원모집담당경관이,털끝만큼의양심도없어보이던그경관이,볼품없고불행해보이는모습에도불구하고내가총독,대제독이라고불러주는이를위해일하는그경관이내게다가와돛단배의아름다움을잔뜩늘어놓더니사탕발림의온갖약속을하면서보잘것없는종이한장에서명을하게만들었다.이렇게해서나는핀타호의선원으로일하게되었다.아,이무슨불행이란말인가!아무짓도하지말았어야했는데,나는얼마지나지않아자살행위와같은이미친모험에나선이들이그리많지않음을알수있었다.(중략)팔로스항구를떠나온지70일된10월12일,새벽3시,나는감독의지시로몇시간째배망루에올라망을보고있었다.나는작은돛대와앵무새사이에비교적편안한자세를취한채반쯤졸면서밤새바다를감시하고있었다.무거운침묵이주위를감돌았다.아주잠깐씩파도와바람에그침묵이깨질뿐이었다.갑자기수평선동쪽으로해가떠오르기시작했다.서쪽으로는멀리안개가자욱하게끼어있었다,당시나는시력이매우좋은편이었다.내심폭풍이몰아치려나하고있었다.그런데느닷없이멀리보이던안개무덤이대지라는사실을깨달았다.나는잠시머뭇거리다이내정신없이돛아래로미끄러져내려와소리쳤다.그렇게오랫동안눌러왔던외침을토해냈다.“육지다!육지!”(p.120~124)
인간의위대한모험과놀라운발견을보여주는문명의대서사시,
기쁨과낙관적인사고가우리삶에얼마나중요한지가르쳐주는소설!
소설속화자는전설적인인물로흘러가는시간을상징한다.전쟁과고통,과학혹은시의개화의상징이기도하다.소설은“오랜시간,나는어두운숲을떠돌았다”로시작된다.그리고우리는얼마지나지않아‘나’로표현된화자가쉼없이급변한다는사실을깨닫게된다.그는밀레토스출신탈레스의제자,바그다드의고관대신,혹은파리의아름다운여종업원,심지어이집트에서보나파르트의연인인폴린이다.끊임없이자유자재로변신하는화자는모든곳에존재한다.이제막생성되는역사속에,끔찍한학살의현장에,그리고한창제작중인작품들가운데.그가바로‘역사’인것이다.그렇게화자는복잡한인류사를몇몇일화를빌려우리에게들려준다.로마제국의몰락,문자의탄생,이슬람제국의시작,그후백과전서파의태동까지도.방대한양의지식을가볍게다루면서도깊은사유를보여주는독특한서술방식이놀라울따름이다.비잔틴제국의왕비인테오도라의운명을이야기하며빅토리앙사르두의오페레타로끝을맺고,레니에의4행시를통해베네치아공화국의영광을노래하며데팡부인의살롱에서주고받는대화를통해18세기의정신을짐작하게해준다.저자자신이실제그자리에숨어있었던듯생생하게.장도르메송은독자들을향해인류의역사는매우풍요롭고정열적이라고말한다.바로소설그자체라고.사람들은그가운데서걸작을길어내고,그때마다삶의새로운교훈을얻는다.비극은인류사에서결코새로운것이아니며,우리인간은그고난을이겨낼힘을가지고있다는사실을깨닫게해준다.문명이바로이러한노력에서얻어진결과인것이다.
어릴때처음맛보았던그감정이지금도생생하게남아있다.나는늘잠을잤다.잠자는걸정말좋아했다.동굴에서밝은대낮부터잠을자기시작해그다음날날이환할때일어나곤했다.어느날밤,왜그랬는지는잘모르겠지만,호기심때문이었는지?나는아주호기심이많은아이였다?아니면악몽때문이었는지,가만히일어나동굴밖으로미끄러지듯나왔다.사방이온통깜깜했다.나는재칼인지영양인지알수없는짐승가죽을몸에둘러쓰고는두눈을크게부릅뜬채땅위에앉아있었다.갑자기거대한숲한가운데잠시안개가걷히더니그자리에한줄기섬광이나타났다.놀라운속도로태양이떠오르고있었다.내입에서탄성이터져나왔다.하늘에신비로운기운이번지고있다는걸깨달았다.그다음으로느꼈던감정은좀더생생한놀라움이었는데,그놀라움이점점강렬해지면서두려움으로돌변해나를조여오기시작했다.로는?그는나를‘라’라고불렀고,나는그를‘로’라고불렀는데왜그랬는지는모르겠다밤이되면나를사냥에데리고가곤했다.그날도늦은밤이었다.날은덥고사위는무척이나조용했다.별들이총총히빛났다.하늘에는구름한점보이지않고,사방이쥐죽은듯고요했다.새들도숨죽이고있는걸까.이따금씩멀리서성난짐승의울음소리가들리거나웃자란수풀한가운데로슬그머니도망치는짐승의발소리가나기도했다.만월의밤이었다.나는왠지마음이들뜨면서기분이좋아졌다.묘한감정이나를감쌌다.고요한내장기관의부드러운움직임들보다더멀리퍼지는듯한느낌이었다.내가살아가는동안아주중요한역할을하게될것같은그런감정,그것은바로행복이었다.(p.12~13)
90세가넘은박식하고열정적이며친절한대지식인의에너지넘치는이야기를통해듣게되는인류의역사.장도르메송은많은이야기를간결한문장으로전달하면서힘과감동을전한다.하지만서사의크기와역사의깊이는어찌할수없는터라국내번역을하며무려609개의역주를달며1년4개월이상의시간이필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