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꽃들의 합창 (민효섭 소설집)

작은 꽃들의 합창 (민효섭 소설집)

$15.00
Description
“까맣게 타버린 이 산!
저기 작은 식물원에서부터 푸르게 시작하겠습니다”

_회상과 상상으로 빚어낸 유년이라는 아름다운 우화
민효섭의 첫 소설집 『작은 꽃들의 합창』이 출간되었다. 가난과 상실감, 그리고 외로움으로 채워진 유년시절을 회고와 상상, 한없는 그리움과 노년의 따뜻한 시선으로 네 편의 단편소설에 담았다.
동남아시아 어느 시골 아이들의 닭싸움, 베트남 소녀 토이와 식물원 만들기, 어린 시절 따뜻하게 대해줬던 여선생님에 대한 추억, 중국 농촌마을에서 할아버지와 살아가는 일곱 살 소녀의 이야기 등 네 편의 이야기에서 작가는 아이의 시선으로, 닭과 가마우지 같은 동물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세상은 계속 변하고 삶은 고단하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살 만한 가치가 있음을 전한다.
저자

민효섭

1948년충청남도청양에서태어나어린시절을보냈다.장평의화산국민학교에입학했으나월사금을내지못해1학년1학기에퇴학했다.한글과산수를자습하여5년후대전성남초등학교5학년2학기에편입,대전중학교와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를졸업했다.(주)삼양사에입사하여삼양그룹중앙연구소책임연구원으로근무및퇴직했으며,창업하여회사를경영하기도했다.지금은고향인청양에내려와텃밭을일구고,글을읽고쓰고있다.

목차

1.닭싸움
2.작은꽃들의합창
3.따뜻한손
4.춤추는가마우지
작가후기

출판사 서평

〈닭싸움〉
동남아시아어느시골마을.아이들은아버지들을따라내기닭싸움을한다.우승한닭에게는‘용사’라는명예가주어진다.어느날아버지가어른들의닭싸움에서지고상처입은나(닭)의목을홧김에치려들자아들라또는떼를써받아낸다.한때는동네에서어느닭보다잘나갔으나지금은빌빌거리며추억에젖어사는나.젊은닭들처럼신식무기(나이프)를써도되지만자존심이허락하지않는다.라또의보살핌으로회복한나는아이들의닭싸움에참여하게되고이번이명예를회복할마지막기회이자라또의은혜를갚는길이라생각하고마음을다잡는다.그런데이번에이기려면나이프를써야할지도모르는데어떡하지.

〈작은꽃들의합창〉
달맞이산에산불이크게나서남벽을8부능선까지홀랑태웠다.그바람에고등학생딸과단둘이사는황씨가죽고말았다.황씨의죽음을조사하던경찰서장은황씨가베트남참전용사로서고엽제와정신이상으로오랫동안고통받아왔으며,이러저러한사연으로토이라는베트남아이와함께살고있음을알게된다.한편,토이는친구들과함께황씨가짓다가화재로소실된온실을재건하려하고,일이점점커져어른들의도움을받아조그만식물원을짓는데까지발전한다.친구의아픔에공감하며스스로일어서는아이들을보며어른들도식물원건축을계기로희망의불씨를키워본다.

〈따뜻한손〉
실로오랜만에찾은고향어느무덤앞에서나는회상에젖는다.한국전쟁이끝나고모두가가난했던시절,국민학교3학년이된나.담임으로새로부임한김신애선생은월사금내라고만날닦달하던다른선생님들과는달리아이들에게도존댓말을쓸정도로자상했다.월사금을내지않아도때리거나무릎꿇리지않고,배를곯는아이들을보고는조용히자신의도시락을덮는그런선생님이나는좋았다.그러나결국나는자퇴하게되고,선생님도….

〈춤추는가마우지〉
중국어느시골마을에일곱살진징은할아버지와함께살고있다.엄마와아빠는농번기를맞아돈을벌기위해도시로나갔다.할아버지는나를비롯해가마우지새로물고기를잡아장에내다판다.이제곧엄마와아빠가집에오실테고,할아버지말씀대로라면진징은내년에학교에갈수있어기쁘고설렌다.할아버지주머니사정을알고떼쓰지않는철든손녀진징이할아버지는안쓰럽고대견하다.오랜만에집으로돌아온엄마와아빠,그런데울상이다.기차에서누군가에게그동안고생해가며모은돈이든가방을소매치기당한것이다.돈이있어야진징이학교도보내는데….

각소설의소재와배경은모두작가가회상하고상상으로덧붙인‘과거’일터이다.작가에게과거는지독히도가난하고,상실감으로아프고,그럼에도함께웃을수있는가족과친구가있었기에그립고,사라질걸알지만지키고픈무엇이기에안타깝다.그리고아이와동물의눈으로표현된과거의순진한문장들속에아프고나면훌쩍커버리는아이처럼일찍철들어버린자신의안쓰러운유년이있다.
시간이씨줄이라면날줄인공간은동남아시아(작가에따르면말레이시아),중국,베트남,그리고충청남도청양의어느농촌마을이다.그곳에서작가는잠시살았거나이제여생을맡기려한다.그래서일까?묘사와대화에그곳에서살아본자만이알고느낄수있는온기가만져질듯느껴지고,괴로운현실이지만인물들의시선은따뜻하고인간적이다.
작가는노년의시선으로이렇게소설의시공간,어쩌면자신의과거를껴안으며,그래도이세상은,우리의삶은살아갈만하다고말한다.“오랜만에사람사는것같다.그래,우리언제나오늘처럼웃으며살자꾸나”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