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소년 시절 봄날 어느 이른 아침
까까머리를 하고 해가 뜨는 학교 정문을 들어섰지
그림자는 나보다 앞서 있었지
그리고
이곳저곳 이리저리 이렇게 저렇게
허둥대기만 하는 동안에 세월은 흘러
반백이 된 여름날 어느 기우는 저녁
성근 머리로 해가 지는 학교 후문을 나서는데
그림자는 아직도 문 안에 있네
- 시 「정년퇴직」 전문
좋은 선생도 못 된 채로
좋은 시인도 못 된 채로
그리고,
좋은 남편도 좋은 아버지도 좋은 형제도
좋은 친구며 좋은 동료며 시민도 못 된 채로
고개 숙인 걸음이 굽이 하나를 돌아섭니다.
남은 길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아직 날은 다 저물지 않았으므로
부끄럼이 조금이나마 옅어질 때까지
어쩌면 꽃 한 송이 만날 수 있을 때까지
곧은 걸음 애쓰는 다리에 힘이 남아 있기를.
까까머리를 하고 해가 뜨는 학교 정문을 들어섰지
그림자는 나보다 앞서 있었지
그리고
이곳저곳 이리저리 이렇게 저렇게
허둥대기만 하는 동안에 세월은 흘러
반백이 된 여름날 어느 기우는 저녁
성근 머리로 해가 지는 학교 후문을 나서는데
그림자는 아직도 문 안에 있네
- 시 「정년퇴직」 전문
좋은 선생도 못 된 채로
좋은 시인도 못 된 채로
그리고,
좋은 남편도 좋은 아버지도 좋은 형제도
좋은 친구며 좋은 동료며 시민도 못 된 채로
고개 숙인 걸음이 굽이 하나를 돌아섭니다.
남은 길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아직 날은 다 저물지 않았으므로
부끄럼이 조금이나마 옅어질 때까지
어쩌면 꽃 한 송이 만날 수 있을 때까지
곧은 걸음 애쓰는 다리에 힘이 남아 있기를.
트와이스가 걸린 교실 (윤장규 시집)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