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너머 삶 : 부암동에서 시작된 꿈, 히말라야를 넘어 파타고니아까지

산 너머 삶 : 부암동에서 시작된 꿈, 히말라야를 넘어 파타고니아까지

$25.00
저자

박대선

저자 : 박대선
서울 부암동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다. 오랫동안 작은 사업을 꾸리며 가족과 함께 하루를 지켜왔다.
그의 삶은 특별하다기보다 아침에 문을 열고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평범한 날들로 채워져 있다. 산과 여행, 음악과 노래는 그 오랜 일상 곁에 놓인 작은 창이었다. 그
는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기쁨만큼이나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표정과 짧은 인사, 함께 나눈 따뜻한 마음을 오래 기억한다.
남미와 네팔을 다녀온 사진과 기록을 한 장씩 모아 첫 책 『산 너머 삶』을 펴냈다.
멀리 다녀온 발자취를 나열하기보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온 한 사람이 길 위에서 다시 만난 삶의 온기를 담고 싶었다. 지금도 부암동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꿈꾸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지내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1. 이 책을 쓴 이유 2. 부암동에서 시작된 삶 3. 여행의 버킷리스트를 만들다 4. 첫 번째 도전, 히말라야 5. 남미에 펼쳐진 세상

제1부 다시 찾은 하말라야

1장 인천공항에서 / 2장 카트만두, 다시 시작된 히말라야 / 3장 랑탕으로 가는 길 / 4장 첫발을 내딛다 / 5장 산은 천천히 사람을 받아들인다 / 6장 산이 조금씩 마음을 열다 / 7장 한 걸음의 무게 / 8장 체르고리를 바라보며 / 9장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 / 10장 내려가는 길에서 만난 아침 / 11장 비워야 보이는 것들 / 12장 산을 내려오며 / 13장 산보다 따뜻했던 사람들

제2부 홀로 떠난 남미여행

1장 다시 남미를 꿈꾸다 / 2장 세상 끝으로 가는 길 / 3장 대륙의 첫 아침 / 4장 스쳐 지나가는 도시에도 이야기는 있다 / 5장 여행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 6장 오아시스에서 맞은 아침 / 7장 나스카를 남겨 두고 / 8장 쿠스코에서 다시 길을 바꾸다 / 9장 구름이 걷히는 순간 / 10장 쿠스코와의 작별 / 11장 여행이 나를 가르쳐 준 것 / 12장 세상은 궁하면 통한다 / 13장 후후이, 대지의 색을 만나다 / 14장 카파야테, 숨겨진 대자연을 만나다 / 15장 부에노스아이레스, 음악이 흐르는 도시 / 16장 콜론 극장에서 받은 선물 / 17장 바릴로체, 파타고니아의 문을 열다 / 18장 구름 위를 걷다 / 19장 꿈꾸던 길의 시작 / 20장 토레스 델 파이네, 첫걸음을 내딛다 / 21장 바람과 함께 걷다 / 22장 마음속에 호수를 담다 / 23장 길 위의 인사, ‘올라’ 그리고 ‘그라시아스’ / 24장 마침내, 토레스 델 파이네 / 25장 길 위에서 쉬어 가는 시간 / 26장 피츠로이로 향한 길 / 27장 작고 아름다운 마을, 엘 찰텐 / 28장 피츠로이를 기다리는 시간 / 29장 다시 칠레로, 돌아가는 길 / 30장 다시 만난 살토 그란데, 처음 만난 사람들 / 31장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크리스마스이브 / 32장 집으로 가는 길에

〈에필로그〉 다시 나의 자리에서

출판사 서평

“산을 넘으면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었고, 길의 끝에는 언제나 또 다른 길이 이어졌다.
젊은 날 설악산에서 시작된 산과의 인연은 히말라야의 높은 길을 지나 남미의 안데스와 파타고니아까지 이어졌다.
멀리 떠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내가 찾아 나선 것은 낯선 풍경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힘겨운 오르막에서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았고, 긴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속에서 내가 살아온 날들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
수많은 산과 길을 지나 돌아온 자리에는 언제나 가족이 있었고, 평범해서 미처 수중한 줄 몰랐던 나의 하루가 있었다.
산 너머에 또 산이 있듯이, 삶 너머에도 삶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처음부터 책을 쓰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사진 한 장 남기고, 그날의 느낌을 짧게 메모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행을 거듭할수록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 풍경은 희미해지고,, 사진 속 장소의 이름도 잊게 되지만, 그 길에서 느꼈던 마음만은 오래 남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히말라야 산길에서 마주한 새벽 공기를 적고, 어떤 날은 남미의 낯선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를 적었다. 때로는 기대와 설렘을, 때로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적었다. 그렇게 한 줄씩 써 내려간 기록은 어느새 여행의 메모를 넘어 내 삶을 돌아보는 일기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이 책은 여행에 대한 기록이라기보다 삶에 대한 기록이다. 나는 여행 작가도 아니고, 전문 산악인도 아니다. 평생 작은 사업을 하며 가족과 함께 살아온 평범한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특별한 성공담도 없고, 남들이 흉내낼 만한 모험담도 없을 것이다.
대신 평범한 한 사람이 늦은 나이에 새로운 길을 걸으며 조금씩 변해 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쓰는 또 하나의 이유는 기억 때문이다. 언젠가는 나도 이 여행의 세세한 풍경을 잊게 될 것이다. 하지만 글은 기억보다 오래 남는다. 내가 걸었던 길과 그 길에서 품었던 생각,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조금씩 달라져 간 내 모습을 글로 남겨 두고 싶었다.
무엇보다 이 책이 훗날 내 가족에게 작은 선물이 되었으면 한다. 아이들과 손주들이 언젠가 이 책을 펼쳤을 때, ‘우리 아버지는, 우리 할아버지는 이런 마음으로 세상을 걸었구나’ 하고 미소 지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책은 충분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세상을 향한 이야기가 아니다. 내 삶을 향한 고백이다. 그리고 그 고백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길을 시작할 용기가 되기를 조용히 소망해 본다.
나는 그곳에서 자연을 배웠고, 계절을 배웠으며, 사람의 정을 배웠다. 아마도 훗날 높은 히말라야 산길에서 야크 무리들이 풀을 뜯는 모습에 발길을 멈추고, 남미의 광활한 대자연 앞에서 오래도록 말을 잊을 수 있었던 이유도 그 어린 시절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살아온 곳을 떠날 수는 있어도, 그곳에서 받은 기억까지 떠날 수는 없다.
지금도 나는 여행길에 오를 때면 마음 한편에서 부암동 인왕산 자락의 바람을 떠올린다. 내가 세상 어디를 걷든, 내 삶의 첫걸음은 언제나 그곳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 여행은 내게 한 가지 소중한 선물을 안겨 주었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겠다.’
그 믿음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마음은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무언가를 이루었다는 만족보다, 무언가를 남겨 두고 온 듯한 아쉬움이 더 컸다. 조금 더 걷고, 조금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 보며, 조금 더 오래 히말라야의 품 안에 머물러 보고 싶었다. 그 아쉬움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선명해졌다. 지금 돌이켜보면, 안나푸르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그 여행은 내게 히말라야를 보여 준 것이 아니라, 다시 히말라야를 찾게 만들었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 마음이 훗날 나를 다시 히말라야로 이끌고, 더 높은 길을 홀로 걷게 만들며, 남미와 또 다른 세상으로 이어지는 긴 여행의 출발점이 될 줄은….

그 길은 조금 더 험하고, 조금 더 외로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꼭 걸어 보고 싶었다. 그때 나는 조금씩 깨닫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낯선 자연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고, 조금 더 오래 머물며, 그 길 위에서 나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 나를 다시 그 길 위로 불러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히말라야가 그랬고, 남미도 그랬다. 한 번의 여행으로는 끝나지 않았다. 아쉬움은 언제나 다음 여행의 이유가 되고, 다음 여행은 또 다른 꿈을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이 책은 처음 다녀온 히말라야와 남미의 기록이 아니다. 그 여행들이 내 마음속에 남겨놓은 아쉬움이 어떻게 또 다른 길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