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버블의시대,
우리는정말넷제로사회로나아갈수있을까?
“2040년의세계는우리가상상해온미래와는사뭇달랐다.기술적으로는분명더편리해졌지만일상에서체감하는삶의질은그리높지않았다.야외활동,이를테면친구들과한강공원에서간식을먹으며여유를즐기는일이불가능한것은아니지만,한파나폭염때문에야외활동이가능한날은일년에얼마되지않는다.대다수사람들은야외가아닌실내에서주로활동한다.길가에자리잡았던수많은상점과음식점은자취를감추었다.일부지역을제외하고전세계거의모든지역에서이상기후가발생해서다.”
이책의지은이박진수작가가예측한‘2040년의세계’는암울하게도허무맹랑한상상이아니다.지구평균기온이1.5도상승했을때일어날상황을최대한절제해표현한것이다.지은이는실제로이런일이발생한다면이보다더좋은상황은아닐것이라고말한다.2020년대를살아가는이들이온실가스를근본적으로줄이지못했을때일어날미래의재앙은아마도지금까지인류가한번도경험해보지못한새로운형태의재앙일가능성이높다.지구평균기온상승은그동안유지되어온지구전체의균형을무너뜨릴것이기때문이다.글로벌생태계의붕괴를넘어정치,사회,경제영역에서도세계는큰혼란에직면할것이다.이책은그중에서도경제영역에초점을맞춰이야기를들려준다.세계각국을비롯한유수의기업들은2050년까지이른바‘넷제로’를달성하겠다고공언했다.‘탄소중립CarbonNeutral’또는‘넷제로NetZero’는온실가스순배출량을제로로만들겠다는의미다.곧지금부터2050년까지약30년이라는짧은시간안에화석연료에기반한경제시스템에서온실가스배출이없는녹색경제시스템으로탈바꿈하겠다는꽤야심찬계획이다.그러나넷제로는말처럼간단한문제가아니다.우리가지금까지사용해온에너지원을전부바꿔야한다는뜻이기때문이다.다시말해온실가스를배출하지않겠다는목표는우리가상상하는것이상으로어려운과정을겪어야만달성할수있다.
그목표를달성하기까지경제적으로어떤위험을감수하고변화의과정을거쳐야하는지이책은그핵심을누구나이해하기쉽게설명한다.첫째장인‘기후와삶’에서는기후변화문제를해결하려면총체적인변화가필요하다는점,이를위해서는엄청난사회·경제적비용이투입되어야한다는점을지적하면서오늘날정책결정권자들이왜저탄소경제로나아가는일을최대한나중으로미루고싶어하는지들춰낸다.둘째장‘기후와경제’에서는배출권거래제,탄소세같은탄소가격정책의이론적근거를실제사례를통해알기쉽게설명하면서각산업이어떤준비를해나가야하는지이야기한다.셋째장‘기후와금융’에서는기후변화대응에필요한자금을빌려주는대출기관,기후변화리스크를측정하는평가기관,온실가스저감기술을보유한스타트업을지원하는투자기관같은기후변화에대응하는분야로자본이흘러갈수있도록하는대표적인장치들을살펴본다.넷째장‘기후와산업’에서는앞으로글로벌사회의탈탄소바람이반도체,석유화학,자동차,철강,제조,IT,문화등각산업에어떤위기를안겨주는지추적하면서적절한대응전략을가진분야만결국살아남을것이라고이야기한다.
지은이는글을마치면서화석연료에기반한에너지보다가격이비싼재생에너지가왜이토록글로벌사회에서강조되고있는지,한국정부는상향된온실가스감축목표와‘2050탄소중립시나리오’를달성하기위해어떤정책을펼치고있는지관심을가지고지켜봐야한다고말한다.기후변화문제를제대로이해하려면,그리고사람들을설득하기위한당위성을얻으려면기후변화를경제적으로바라볼수있는안목을가져야한다고도강력히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