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근대소설을 거닐다(큰글자책) (소설과 건축의 콜라주로 읽는 근대건축 풍속화)

건축, 근대소설을 거닐다(큰글자책) (소설과 건축의 콜라주로 읽는 근대건축 풍속화)

$37.00
Description
근대건축물에 담긴 100여 년 전 보통 사람들의 일상과 감상!
이 책 《건축, 근대소설을 거닐다》는 사라진, 혹은 아직까지 남아 있는 근대건축물과 그 장소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지만 단순히 건축물이나 장소의 외적인 부분, 곧 건축 양식이라든지 사용 용도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지은이 김소연이 독자들과 나누고자 하는 것은 “그때 그곳은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했을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근대소설’이다. 장소와 건축물에 얽힌 당대 사람들의 일상과 감상이 소설 속 등장인물과 그 배경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여러 근대소설을 오리고 붙여 ‘근대건축물’이 막 지어져 원래의 기능대로 사용되던 시절, 그곳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보통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

김소연

그한국과미국에서철학과건축을공부했고중국에서건축을가르쳤다.주변인,경계인,잊힌삶과환경에관심이많다.지은책으로《경성의건축가들:식민지경성을누빈‘B급’건축가들의삶과유산》《미치지도죽지도않았다:파란만장,근대여성의삶을바꾼공간》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

1장도시형한옥
대한제국장교와복덕방
천민출신지주윤직원의가회동한옥
안성댁의계동집장사집
행랑채사람들

2장문화주택
안초시의꿈
젊은부부의피아노

3장부민관
안경화의무용공연회
윤직원의별난취미

4장경성방송국
대복이의터닝포인트

5장우미관
춘심이의비밀연애

6장단성사
서참위의회한

7장다방
가난한예술가의로망과고독

8장카페
영이와순이의인생유전

9장동아·조선일보사옥
레디메이드인생의취직운동

10장공장
금순이와여공모집책
여공간난이의변신
아홉살인쇄공창선이

11장종로거리
종로빌딩의추억
야시장과선술집군상들

남은이야기

등장인물및관련장소출처

참고문헌
이미지출처

출판사 서평

근대건축과근대소설로보는
100여년전보통사람들의삶

근대건축물을둘러싼이야기들은흥미롭다.개인의무수한사연과시대상,때로는격동기의안타까운역사가그안에담겨있기때문이다.시간이흐르면서그중많은건물과장소가사라져오래된사진에서,또는누군가가남긴글에서그흔적만확인할수있을뿐이다.운좋게지금까지헐리지않은것들은현대건축에서좀처럼볼수없는예스럽고이색적인외관으로수많은사람의눈을사로잡는다.
이책《건축,근대소설을거닐다》는바로그오래된사진과글에남아있는,혹은지금까지운좋게헐리지않은근대건축물과그장소에관한이야기다.그렇지만단순히외적인부분,곧건축양식이라든지사용용도에관한이야기는아니다.지은이김소연이독자들과나누고자하는것은“그때그곳은어떤사람들이어떻게사용했을까”다.다시말해‘근대건축물’이막지어져원래의기능대로사용되던시절,그곳을둘러싸고일어났던보통사람들의삶의모습을보여주고자했다.이를위해지은이는‘근대소설’을선택했다.장소와건축물에얽힌당대사람들의일상과감상이소설속등장인물과그배경에고스란히녹아있기때문이다.
지은이는마치콜라주(collage)처럼여러소설을오리고붙여한편의이야기로엮었다.100여년전보통사람들이먹고자고일하고놀았던장소에관한경험과기억을서로다른소설속인물들이만나풀어가는것이다.이를테면이태준의〈복덕방〉에나오는서참위가채만식의〈태평천하〉속윤직원,〈레디메이드인생〉의P,박태원의〈천변풍경〉속안성댁과얽혀‘도시형한옥’현상을보여주는식이다.또는이기영의〈고향〉속인순이와강경애의〈인간문제〉속간난이와선비가‘제사공장’과‘방적공장’풍경을그려나가는식이다.그과정에서지은이는때로는원본에없는이야기들을덧붙였고,등장인물들이원작자의의도밖에서놀게도만들었다.‘들어가는말’에서지은이는이를두고이렇게말한다.

“원본소설에서원경이었던근대건축이근경으로다가왔다.멀리하늘에서내려다보는조감도가아니라건물단면에밀착된일상의세밀한풍경이었다.타임머신을타고이른바‘근대건축’이막지어져애초의기능대로사용되던시절로돌아가,그곳에서일어난사람들의행위와욕망과사건을보는기분이랄까.좀더현장감있는근대건축의장면을발견하고싶어서어설프지만근대소설과건축으로‘근대건축풍속화’하나를그려보았다.”

강경애의〈인간문제〉,김사량의〈천마〉,김유정의〈따라지〉,박태원의〈천변풍경〉〈소설가구보씨의일일〉〈방란장주인〉〈성탄제〉,이기영의〈고향〉,이태준의〈복덕방〉,이효석의〈성찬〉〈화분〉,채만식의〈태평천하〉〈레디메이드인생〉,현진건의〈운수좋은날〉〈피아노〉등중고등학교때잠시스쳐지나가듯접했던근대소설들,그리고그안의등장인물들이이책에서또다른의미로되살아나독자들에게시간여행을선사한다.책은사람사는풍경이그때나지금이나별반다르지않다는걸잔잔하게보여준다.책을마치며건넨지은이의맺음말은그래서여운을남긴다.

“100년전에살았던그사람들은오늘날에도여전히존재하고있다.인력거꾼김첨지는택시운전사나택배기사로,삼청동꼭대기사글세방의박준구는옹색한고시원의취업준비생으로,여급영이와순이는무슨무슨방의도우미로….그들의직업과공간은다양하게변했지만본질적으로는100년전과어딘가닮은모습으로오늘을살아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