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불가능 : 1년에 딱 하나라면

가능한 불가능 : 1년에 딱 하나라면

$16.00
Description
1년에 딱 하나라면 뭐든 해볼 만하다! 12년 차 광고 카피라이터인 신은혜 작가가 “하루하루 차근차근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서” 시작한 작은 도전, 그 9년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다. 2012년 12월 31일, 남은 연차로 친구와 훌쩍 떠난 여행에서 작가는 즉흥적으로 내기 하나를 제안한다. 총 50만 원의 상금을 걸고 인생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온 무언가에 도전해보기로.

지독한 방향치에 교통사고 트라우마까지 겹쳐 감히 엄두도 못 냈던 운전면허 시험, 오직 히사이시 조의 ‘summer’를 연주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높은음자리표 읽는 법부터 익히기 시작한 피아노 레슨, 중학교 1학년 1학기 때 포기한 영어에 대한 공포를 떨치기 위해 들어간 직장인 생초보반, 이렇듯 매년 차곡차곡 쌓인 용기가 열어준 퇴사와 하와이 반년 살기까지…. 불가능을 이뤄낸 성취감이 안겨준 기쁨은 생각보다 크고 강해서 또 다른 불가능을 이뤄낼 원동력이 되고, 그렇게 시작한 ‘할 수 있어 프로젝트’는 10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그사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나를 착취하는 내가 사라졌다는 것”이라고. 9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과정의 성실한 기록은 읽는 이로 하여금 뭉클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더불어 오랫동안 책상 서랍 깊숙이 처박아둔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펼쳐 보게 할 것이다.

저자

신은혜

나에게주어진1년을소중히여기며재미있게살고싶다.그래서매년딱하나씩,스스로불가능하다고생각해온것에도전하고있다.이제는연말이가까워지면한해가금방지나갔다는아쉬움보다는올해도해냈다는기쁨과내년에는무얼할지기대감이생긴다.제일기획에서카피라이터로일하고있으며『일상이슬로우』를썼다.

목차

프롤로그:시작은50만원때문이었다

서른살의불가능:운전할수있을까?
서른한살의불가능:좋아하는곡하나쯤은
서른두살의불가능:영어는아무래도힘들겠다
서른세살의불가능:오늘도음파음파
서른네살의불가능:하와이에서살아요
서른다섯살의불가능:안녕하세요,18학번입니다
서른여섯살의불가능:한국어를배우는한국인
서른일곱살의불가능:아무튼,글쓰기
서른여덟살의불가능:157킬로미터의건강

에필로그:할수있다는‘경험’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불가능하다는걸아는것과경험하는건차원이달랐다.지금까진할수없어서안했다면이제는해봐도할수없는거였다.훨씬서글프고비참했다.실격한다음날참담한마음으로미국출장을떠났고한국에돌아왔을땐12월중순이지나있었다.내가그럼그렇지,까짓것S에게25만원주지뭐,라고자위하며포기하기로했다.그러면홀가분할줄알았는데되려착잡했다.지금까지는운전이내인생의가장큰두려움이었는데,그보다‘나는해도안되는사람’이라고스스로종지부를찍는괴로움이더크게다가왔다.그걸깨달은순간,겨자씨만한용기를붙들고학원으로가서운전연수를추가신청하고재시험을등록했다.
-「서른살의불가능:운전할수있을까?」중에서

‘Summer’를잘친다고누가알아주는것도아니고인사고과에반영되는것도아닌데야근한날에도꼬박꼬박학원에들러연습했다.어느정도원곡을칠수있게되었으니사실상올해의‘할수있어프로젝트’를완수한거나다름없었지만스스로만족할수있을때까지연습을멈추지않았다.내가연주하는‘Summer’의최초이자최고의청중은바로나니까.나에게아쉬움을남기고싶지않았다.
-「서른한살의불가능:좋아하는곡하나쯤은」중에서

가장영어를못하는사람들만모아놓은생초보반에처음배정되었을땐,왠지열등반에들어가는기분이라속상했다.그런데하루하루출석할수록우리반에들어오길정말잘했다고생각했다.다들어지간히못하니까서로서로창피하지않았고,중급반이었다면‘저는지하철을타고회사에갑니다’를영어로말한들칭찬받겠냐마는,우리는툭하면받았다.엉터리로발음해도잘했어요,문법을틀리게말해도잘했어요,칭찬받았다.Work와Walk발음이헷갈린다고물어본날에는아주좋은질문을했다며또칭찬받았다.우리의대화는최저사양컴퓨터처럼버벅거림이심했지만,누구라도문장만끝내면“영어잘하시네요~”하며서로를치켜세웠다.영어때문에혼나만봤지잘했다는말을들어본적없던나는얼떨떨했다.틀려도,못해도,발음이이상해도창피한일이아니구나느끼는순간,서른두살이라는나이와광고회사차장이라는직급을벗어버리고영어를처음배우는사람다워졌다.
-「서른두살의불가능:영어는아무래도힘들겠다」중에서

수영장에옅게밴염소냄새를사랑한다.온몸에닿는물의촉감을사랑한다.바닥에일렁이는물의무늬를사랑한다.차가운물과나의온기가섞여따듯하게바뀌는찰나를사랑한다.애쓰지않아도조화롭게움직이는숙련된동작을사랑한다.손으로밀어낸물살이허벅지를스치고지나가는느낌을사랑한다.모든상념이사라지고무념무상이되는지점을사랑한다.수영을끝내고하는샤워를사랑한다.밖으로막나왔을때의공기를사랑한다.살갗에옅게풍기는염소냄새를사랑한다.수영을,사랑한다.
-「서른세살의불가능:오늘도음파음파」중에서

그래서나는나에게고마웠다.그동안성실하게일해온나에게고맙고,그돈을아끼지않고나에게써줘서고맙고,하와이에서내가좋아하는삶을살수있게해줘서고마웠다.그때의고마운마음이지금까지도나를이끌고있다.
-「서른네살의불가능:하와이에서살아요」중에서

이대로소진되고싶지않다,나자신을방치하고싶지않다,지난날보다괜찮아지고싶다,몰라서저지르는결례를줄이고싶다,나의가능성을믿어주고싶다,성숙해지고싶다,한치앞만보며전전긍긍하고싶지않다,생각을넓히고싶다,멀리보는시야를갖고싶다,더나은내가되고싶다.그런마음들이배움을갈망하게만든다.독서를하고,일잘하는선배들의스타일을따라하고,같은말도기분좋게하는사람들의말투를배우고,다른사람의얘기를유심히듣고,생각하고,헤아려보고,퇴근후공부를하게한다.하루하루차근차근더나은내가되고싶어서.
-「서른다섯살의불가능:안녕하세요,18학번입니다」중에서

공부할때마다느낀다.한국어는너무어렵다.그러다보니상대적으로지금하고있는광고일이쉽고편하게느껴질때가있다.마음편한직업을탐색하려고시작했는데,한국어교원도마음편한직업은아니겠구나싶다.친구들과대화하다보면모든직업에는각자만의고충이있다는걸깨닫는다.카피라이터는카피라이터대로,교사는교사대로,변호사는변호사대로,디자이너는디자이너대로,프리랜서는프리랜서대로어렵다.“세상에멋진일이란없다,그일을멋지게해내는사람이있을뿐이다”라는어느카피처럼,아마도스트레스없는직업은없을것이다.스트레스없이일하는사람이있을뿐.
-「서른여섯살의불가능:한국어를배우는한국인」중에서

욕심이올라오려고하면처음마음가짐을떠올렸다.그저쓰고싶어서쓰고,쓰면서느꼈던즐거운감각에집중했다.잘쓰려는욕구를버리고나는아무것도아니라는사실을받아들이는것에서부터다시글쓰기가시작되었다.쓴글이별로라서좌절하는날에도일단쓰고봤다.며칠동안붙들고완성한문단을통째로버리기도하고,한문장도앞으로나아가지않아서초조한날에도썼다.잘써지는날이든그렇지않은날이든노트북키보드에손가락을올려놓고썼다지웠다를반복했다.그러다보면엉킨실타래가툭,하고풀어지는순간이있었다.막혔던문장이단숨에뚫리고새문장이꼬리에꼬리를물고나오는순간,그문장이마음에드는순간,글쓰기가즐거워지는순간,그순간은행운처럼찾아오는게아니라뭐라도쓰고있을때찾아왔다.
-「서른일곱살의불가능:아무튼,글쓰기」중에서

야근을매일달고살았던과거에는서울이답답하기만했다.너무빠르고너무바쁘고너무고된이도시에서는쉬어도쉬는느낌이아니었다.여기만아니면어디라도좋다고,친구들과탈서울을꿈꾸기도했다.하지만지금은그때의서울이오히려낯설게느껴진다.한발한발걸으며마주한서울은빠르지도바쁘지도고되지도않고,도리어바빠지려는나를누그러트리고천천히가도된다고다독인다.아마도달라진건서울이아니라나일지도모르겠다.
-「서른여덟살의불가능:157킬로미터의건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