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몽스트르 Le Monstre (양장)

르 몽스트르 Le Monstre (양장)

$17.68
저자

아고타크리스토프

1936년헝가리에서태어났다.고등학교를졸업한뒤섬유공장에서일했다.1956년에소련군이헝가리부다페스트를점령하자조국을탈출했다.스위스에정착한뒤로생계를위해시계공장등에서일했으며,난민신분으로궁핍한생활을이어가면서도모국어로시를써서망명문인들의동인지에발표하기도했다.1970년부터는프랑스어로쓴소설과희곡들을발표했는데,그중20세기의총체적비극을강렬한방식으로그린소설『비밀노트LeGrandCahier』는그를일약세계적인작가로만들어주었다.2011년스위스뇌샤텔에서생을마감했다.대표작으로『존재의세가지거짓말:비밀노트,타인의증거,50년간의고독』『어제』『문맹』등이있다.

목차

추천의말
역자서문

존과조
엘리베이터열쇠
배회하는쥐
괴물
속죄
잿빛시간또는마지막손님
전염병


역자해설

출판사 서평

아고타크리스토프는헝가리에서태어나전쟁의그늘아래서유년시절을보내고,가족과함께스위스로망명해생계를이어나가며프랑스어로글을썼다.아고타크리스토프의지난한삶은비현실적인공간과부조리한인물들로대표되는그만의독특한작품세계에지대한영향을끼쳤다.특히현대프랑스어권문학의고전으로평가받는소설3부작『존재의세가지거짓말』은전세계독자들을매료시키기에충분했다.

하지만그보다훨씬더깊고어두운디스토피아적세계관을품은작품들이있다.바로그가쓴희곡들이다.국내에처음소개되는『르몽스트르』는『존재의세가지거짓말』로세계적인작가반열에오른아고타크리스토프가생전에프랑스어로쓴유일한희곡모음집으로,프랑스쇠유Seuil출판사에서펴낸희곡집『Lheuregrise』(1998)와『LeMonstre』(2007)를한권의책으로묶었다.

희곡집에는표제작이기도한「괴물」을비롯해그가처음으로발표한희곡「존과조」,남편에게모든것을빼앗긴여자의이야기「엘리베이터열쇠」,먼미래의암울한시대를풍자한「길」등드라마와우화,희극과비극사이를오가며내용이나형식에서다양한시도를꾀한총여덟편의희곡이실려있다.모든작품은지금,여기에서여전히유효한이야기들,자본주의와문명,개발과환경,여성과인권,인간관계의심연등을날카롭게들여다봄으로써동시대성을확보하는동시에오랜시간을견디는‘좋은서사’의전형을보여준다.그가만든인물들은하나같이결핍을지니고있는데,이러한결핍은욕망을극대화시키고그욕망의조각들은결국거대한디스토피아의지형도를완성한다.

또한희곡이라는글쓰기의특성상대부분의서사가등장인물들의‘말’을통해전개된다는점에서,쉽고간결하지만많은의미를담은아고타크리스토프언어만의매력을고스란히느낄수있다.아고타크리스토프는‘읽기’와‘쓰기’에대한고뇌와애정을담은자서전『문맹』에서이렇게고백한다.“나는태어날때부터프랑스어를쓰는작가들처럼은프랑스어로글을결코쓰지못하리라는사실을알고있다.하지만나는내가할수있는대로,할수있는한최선을다해쓸것이다.”국내에처음소개되는,낯설고기묘한세계로점철된희곡집『르몽스트르』는‘문맹’이었던한작가가낯선언어를어떤방식으로끌어안고자기세계안에서‘소유’하는지잘보여준다.

줄거리

존과조JohnetJoe
친구사이인존과조는카페테라스에앉아지루하고의미없는대화를나눈다.‘커피값을누가낼것인가’로부터시작된그들의줄다리기는조가가진복권한장으로인해더욱팽팽해지고,두사람의관계는전혀예상치못한방향으로치닫게된다.

엘리베이터열쇠Lacledel’ascenseur
한부부가있다.남편은친구인의사와공모해자신의아내를격리시킨뒤다리를마비시키고시각과청각마저빼앗는다.하지만그녀에게는세상을향해자신의끔찍한이야기를외칠수있는목소리가남아있다.

배회하는쥐Unratquipasse
등장인물들은상상의세계로우리를초대하기위해침실과거실사이를바삐오가며현재의규칙을뒤흔든다.작가는다분히연극적인구성을통해인간과권력,연극과현실의관계를고찰하는동시에가면뒤에숨은인간의정체성에관한질문을던진다.

괴물LeMonstre
거대하고끔찍한괴물이함정에빠졌다.그러나마을사람들은괴물을죽이지못하고오히려사랑에빠지기시작한다.지독한악취를풍기던괴물의등에서꽃이피어나고좋은향기가퍼져나간다.하지만단한사람만은여전히괴물의죽음을원한다.

속죄L’expiation
하모니카를부는맹인과불을뿜는농인이있다.두사람은돈을아끼기위해어느노파가운영하는하숙집에서한침대를공유한다.과연두사람에게는어떤비밀이숨겨져있는걸까.

잿빛시간또는마지막손님L’heuregriseouledernierclient
어느늙은남자와여자이야기.좀도둑인남자는여자의오랜손님이다.남자가여자에게대가를지불하는이유는더이상몸을탐하기위해서가아니라그녀의꿈을듣고즐기기위해서다.하지만옆방에서들려오는어설픈바이올린연주처럼두사람의관계도조금씩어긋나기시작한다.

전염병L’epidemie
세상으로부터격리된어느마을,주민들은모두자살바이러스에전염되었다.어느날한남자가숲에서목을맨소녀를구조해병원으로데리고온다.하지만가까스로다시살아난소녀는기억을잃어버린다.

길Laroute
모든것이콘크리트로뒤덮인미래의지구.남은건길뿐이다.사람들은길에서태어나고길에서살아간다.그들은오직자동차를위해건설된길을걷는다.자동차는오래전부터움직이지않는다.그저버려진고물일뿐이다.사람들은그것들을‘피난처’라고부른다.

작가의말

“의문점들은다음과같다.이길들은어디로이어지는가.끝이있는가.방향표지는왜있는걸까.우리는왜걸어야하는가.출구는있는가.이길들은실제인가,허구인가.하지만안심하시라.지금으로서는모든것이악몽일뿐이다.”
_「작가노트」에서

역자의말

“아고타크리스토프의희곡은그가쓴소설보다훨씬더상징적입니다.또전쟁과문명,자본주의,페미니즘같은동시대적이슈가고스란히담겨있지요.소설의내레이션구조가사라진자리에는인간의깊고어두운내면이더욱도드라집니다.그의희곡들은날카로운칼을품고있습니다.그런데그칼이향하는방향은모호합니다.머리를노리는듯하다가어느순간심장으로바로치고들어옵니다.우리는무방비상태에서그의칼을받아들일수밖에없습니다.그래서후유증이오래남습니다.
아고타크리스토프의희곡이지닌매력에푹빠져무작정번역을시작했고,오랜기다림끝에국내독자들에게선보이게되었습니다.그가남긴여덟편의희곡으로,위대한소설가뿐아니라위대한극작가로서의아고타크리스토프와만나길바랍니다.”
_「역자서문」에서

추천사

또다른입체성을가진여전한그의세계에완전히매혹됐다.무엇보다표면에펼쳐놓은이야기의일부가사실허구라는것이대사와행위로보다직접적으로드러날때마다,세상에는세상의언어체계로는그복잡함을담아낼수없어허구를통해서야겨우말할수있을만큼잔혹하고서글픈진실이있다는,“가장슬픈책들보다도더슬픈인생이있”고야만다는‘진실’이더욱날을바짝세우고다가와가차없이마음을헤집는다.절대잊어서는안될이진실을아고타크리스토프처럼문학적으로아름답게그리고지독하게영혼에새겨주는작가가또있을까.그의소설이그토록오랜시간수많은이의‘인생책’목록에들어있듯이이책역시누군가에게는분명그렇게될것이다.
_김혼비(작가)

‘시작이너무좋아좋지않다.’여덟편의작품을다읽고떠오른생각은이것이었다.『르몽스트르』가처음으로완독한희곡집이라는점이즐거운독이된듯했다.『르몽스트르』,특히「배회하는쥐」가향후희곡독자로서의삶의기준점이되었기때문이다.앞으로읽을모든희곡은「배회하는쥐」와경쟁해야하리라.무대,시간,세계를포스트잇처럼떼었다붙였다하며,극히단순한구조로불안하고임시적인세계를경제적으로그린이환상적인희곡과말이다.이것을초심자의행운이라고해야할지,저주라고해야할지.
_이미상(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