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인터뷰

아무튼, 인터뷰

$12.00
Description
에세이, 인터뷰, 르포르타주 등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 자기만의 세계를 단단히 구축해온 작가 은유의 신작.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시리즈 일흔다섯 번째 책으로, ‘이해와 공감의 전달자’인 그가 글쓰기의 근간이 되어준 ‘인터뷰’에 얽힌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아무튼, 인터뷰』는 인터뷰와 인터뷰 글쓰기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 어떤 경로를 통해 타자와의 공감과 소통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20년 넘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통과하면서, 그리고 기꺼이 그들 삶의 ‘목격자’가 되면서 깨달은 것들을 마치 인터뷰 진행 과정을 밟아 나가듯 생생하게 펼쳐놓는다. 그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다 보면, 타인에게 말을 걸고 묻고 듣고 기록하는 지난한 과정이 결국엔 나 자신과 마주하는 일임을 알게 된다.

책 마지막에는 저자의 인터뷰 노하우가 담긴 부록 「How to Interview」를 실었다. ‘관찰하기’ ‘질문하기’ ‘듣기’ 등 총 일곱 개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어, 누구나 실제로 인터뷰 진행과 글쓰기를 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

은유

저자:은유
서울에서태어나사람과도시가주는것들에영향받으며어른이됐다.혼자읽고쓰기(셀프인터뷰),글쓰기수업하기(집단인터뷰),현장취재하기(르포인터뷰)가주요일과인집필노동자.모임을기피하고둘이나누는깊은대화를좋아한다.

목차

프롤로그

첫인터뷰
민중섭외하기
전선인터뷰
연예인만난날
만나고싶습니다
인터뷰,불가능성의가능성
끝이끝은아니다
인터뷰어의공부법
질문지는대화의지도
그곳이어디라도,두사람만있다면
INFJ의말문트기
기죽지않습니다
닫힌질문과열린질문
듣는일의윤리
인터뷰중깜빡이를켤때
인터뷰를다시하라고요?
어떤반성문
인터뷰하는마음
모른다는것을아는사람

에필로그

부록:HowtoInterview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11-12p
“두려움만이우리를가르칠수있다”는스베틀라나알렉시예비치의말은옳았다.나는사람을좋아하는만큼두려워한다.두려움이계속알고싶게하고공부하게했다.좋아하기만했다면어느새인터뷰에싫증을느꼈을지도모르겠다.삼십대에시작해서오십대인지금까지사람에대한마르지않는호기심을공급해준에너지원은내가만난사람이다.가까이다가가면저만치멀어지는사람.쓰지않으면안되는이야기를들려주어나를책상앞에앉게만든감독관도사람이고,사람노릇에대한고민과실천을재촉한것도사람이다.

40-41p
거듭강조하자면,인터뷰는누구를왜만나서무슨이야기를듣고자하는지목적과방향을정하는게핵심이고전부다.그래야적합한인물을떠올릴수있다.이와같은‘인터뷰기획’이단번에이뤄지는건아니다.세상을바라보는자기관점,삶에대한질문,사람에대한관심등평소꾸준히다져온인식에서나온다.시간과품이드는작업이다.

50p
좋은문장은꼭나만을위해건네는말처럼들린다.인터뷰고수의한줄결론은가슴에화살처럼꽂혔다.왜아니겠는가.인간은선과악의교차로,어떤관점으로어떻게편집하느냐에따라얼마든지천사도악마도가능하다.페미니즘연구자베티리어든의말을빌리자면“비난받을만한행위를하지않은인간존재란없고,사심없으며고귀한행위를하지못하는인간존재또한없다”.그럼에도보고싶은대로보는건인터뷰어의게으름이다.

83-84p
뭘알아야물어볼게있다.질문은앎을토대로더나은앎을찾아가는일이다.질문의시간은공부의시간다음에온다.예를들어명절에만난큰아버지처럼불쑥‘가만보자,네가지금몇살이지?’라고말을걸어오면어서그자리를피하고만싶지않은가.반대로저사람과말이좀통하겠다싶으면별생각이없다가도나도모르게입이터지고마는경험은누구나한번쯤했을거다.단한번허락된시간,낯선관계에서이뤄지는일회성대화인인터뷰는더분위기를탄다.

135p
자기과시의시대에존재가작아진다는건좋은일이라고생각한다.작은존재를얕보는게문제지,스스로작아져서아무도해치지않고압도하지않고남의말을잘흡수할수있다면인터뷰어로서는더없이좋지아니한가.

143-144p
언뜻무성의해보이지만핵심을꿰뚫고짧지만가볍지않은대답을안고사는사람이고싶다.당신이가장경멸하는인간은누구입니까?인터뷰어로서나라면던지지못할질문인데(경멸은너무매운단어다)때로저런훌륭한답을얻어낸다면,그래서우리가인간다움에대해환기할수있다면해볼만하다.“사람들을경멸하면안된다고생각합니다.대신,어째서그렇게행동하는지그까닭을이해하려고노력해야합니다.”브레송의이말은작가의태도이자작가가하는일인‘타인의입장과처지가되어보는일’(아모스오즈)의시작이자끝,즉전부라고할수있다.

160p
어느정도검증된인터뷰이를만나더라도그의말을듣다보면이따금‘갸웃’하는지점이나걸리는말들이있게마련이다.그럴땐위의경우처럼솔직하게터놓거나왜그런지당신의생각을더듣고싶다고말하는편이다.나도나와자주불화한다.그러니100퍼센트생각이일치하는타인은있을수없고있다고해도만날이유가없다.그럴바에야거울보고이야기하면될테니까.인터뷰가성립하는건서로가다르기때문일것이다.그렇다고위험하고공격적인차이를직면할용기는아직없으나두존재가닿았다가멀어졌다하는말들을좇으며다정하고안전하게차이를확인하는것이나는즐겁다.

193p
그간만난이들의언어와생각과태도가침투해내속성이조금씩바뀌었다는것.인터뷰에서귀동냥한생활의지혜와실천덕분에조금이나마사람노릇을고민하며살수있었다.그러므로나는내가만난사람의총합이다,라는선언은가능하다.내가오롯이나이기만하지않다는사실은크나큰위안과낙관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