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하는 마음

과학하는 마음

$18.00
Description
“지금 제 실험실은 바로 여기입니다”

정답지가 아닌 질문지를 함께 채워나가는 마음
바로 그곳에서 시작되는 과학자 10인의 이야기
제철소 인터뷰집 시리즈 ‘일하는 마음’ 일곱 번째 책의 주인공은 과학자다. 대학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한 뒤 과학철학과 과학기술학으로 박사 과정을 마친 임지한 작가가 실험실에서 만난 국내 과학자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이 책에서 만나게 될 열 명의 과학자는 대상만 다를 뿐 모두 저마다의 질문을 품은 존재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에는 언제나 물음표가 깃들어 있다. 저자는 과학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한 인터뷰를 통해 우리를 과학자들의 실험실로 이끈다. 무엇보다 낯선 과학 이론을 쉽게 풀어 전달한다는 점에서 과학 교양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저자는 말한다. “과학은 종종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절대적인 진리를 좇는 학문으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객관성과 합리성, 절대성은 꽤 복잡하고 논쟁적인 개념”이기에 “과학자에 대한 이해가 과학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면 이는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따라서 빙하, 동식물, 달 궤도,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에 골몰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는 과학을 넘어 우리의 삶과 환경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정답보다 질문이 중요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지를 건넬 것이라 믿는다.
저자

임지한

저자:임지한
서울대학교에서원자핵공학을전공한뒤같은대학원에서과학철학과과학기술학으로박사과정을마쳤다.이후과학기술분야공공정책학으로미국조지메이슨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고,지금은원자력안전규제와관련된일을하고있다.어린시절부터과학자를꿈꿨기에그들의마음이오래궁금했다.이책은그마음을들여다보려는시도다.워싱턴D.C.에서의일상과문화를담은에세이『컵케이크워싱턴슈거하이』를썼다.

사진:김준연
10여년동안출판편집자로일했고,최근3년은사진찍는사람으로살았다.『여행하는마음』『온다씨의강원도』『북한여행회화』를썼다.

목차

서문

신진화,빙하를연구하는마음
양진화,끓는물을연구하는마음
김준,유전체를연구하는마음
장수진,돌고래를연구하는마음
이원령,바이오센서를연구하는마음
허태임,식물을연구하는마음
정성은,2차전지를연구하는마음
배상수,유전자가위를연구하는마음
배종희,달궤도를연구하는마음
황원석,인공지능을연구하는마음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과학은종종객관적이고합리적이며절대적인진리를좇는학문으로보이지만알고보면객관성과합리성,절대성은꽤복잡하고논쟁적인개념이다.과학자에대한이해는과학의이해와맞닿아있고,이는나아가우리의삶과환경을보는통찰력을제공할것이다.과학자에대한이해가과학에대한신뢰로이어진다면이는사회적으로도의미있는일이다.후쿠시마오염수문제등오늘날과학기술을둘러싼논쟁이벌어지는데에는과학기술을대하는불안과더불어과학자를포함한전문가를향한불신도한몫한다.신뢰는공감과이해에서시작되는법이다.그리고무엇보다,우리에게는새로운‘사이언스키드’가필요하다.위인이나악당이아닌과학자가되고싶은‘아무개’가많아졌으면한다._10~11쪽,서문에서

신진화에게영화이야기를꺼내며기후변화의현실성에대해가볍게물었다.그래도영화처럼남극에서빙하를시추하다바닥이쪼개지거나하는일이일어나지는않겠죠,하는바보같은질문들.그는영화는영화니까요,라며웃었지만그린란드에서기후변화의흔적은쉽게찾을수있었다고했다.굳이10년전사진을찾아확연히줄어든빙하를비교하지않더라도,그곳에서생활하다보면몸소느껴지는변화들이있다는것이다.예를들면야외에화장실텐트를설치하기위해주변에눈을쌓아지지대를만들었는데예년과달리온도가높아지면서쌓인눈이승화했고,그바람에화장실텐트가바람에날려사라져버렸다는웃지못할이야기같은._42~43쪽,「신진화,빙하를연구하는마음」에서

양진화에게실험실이야기를들으며문득떠오른것은프랜시스베이컨의‘솔로몬의집’이었다.베이컨이묘사한가상의과학연구소에는다양한역할을맡은사람들이모여정보를수집하고,실험을설계하고,결과를해석하는장면이나온다.그협업구조는마치오늘날의대형과학프로젝트를미리예언한듯했다.양진화의작업역시실험하나를위해열명남짓한사람들이팀을꾸려수개월간일정을함께짜는일이다.실험을설계하는연구원과장치를조립하고운용하는기술원이각자전문성을발휘해역할을분담하고,모든결과는함께만들어낸다.단한명의이름으로대표되지만실험의실체는철저히공동작업이다._87쪽,「양진화,끓는물을연구하는마음」에서

김준에게곤과키르아처럼꿈꿨던목표가있느냐고물었더니그는생물학의가장궁극적인질문을들려줬다.서로다른생물간차이를알아내는것,그들은무엇이비슷하고무엇이다른가,그리고그이유는무엇인가.이것이김준이꼽은생물학의오래된질문으로,그는시대마다사람들이취할수있는최선의방법으로그답을구하는중이라고말했다.본인역시현재의기술과방법으로같은질문의답을구하는과정에있으며,결국이질문은인류의안녕과맞닿아있기에질병이나노화와연관된돌연변이연구가의미있는것이라면서._121쪽,「김준,유전체를연구하는마음」에서

“이름을부르는것은인간이타인을껴안는첫번째방법”이라는말처럼,이름을부여하는행위는그대상을이해하려는마음에서비롯된다.연구자에게돌고래는수많은개체중하나가아니라,특정한등지느러미를가진‘애로’이며,한때정치망에갇혔던‘나오’이고,새끼를잃었을‘시월이’다.이름붙이기는돌고래를향한애정이없이는도무지가능하지않은일이다._135~136쪽,「장수진,돌고래를연구하는마음」에서

그에게연구실은단순히실험과논문을위한공간이아니다.그는연구실을함께꾸려가는후배연구자들에게연구의과정자체가즐겁고의미있는경험이되기를바랐다.자신이선택의순간마다끌리는대로길을찾아왔듯,연구실에있는이들도자신만의방향을찾기를바란다.연구실에서함께연구하고문제를해결하며쌓아가는경험이연구성과보다더값지다는것을그는누구보다잘알고있었다._185~186쪽,「이원령,바이오센서를연구하는마음」에서

그의책『식물분류학자허태임의나의초록목록』서문에적힌문장이떠올랐다.“가장자연적인것이가장과학적인것임을아는당신께.”그문장이품은뜻을이제야알것같았다.식물분류학은세상을보는가장오래된방법,가장조용하지만가장근원적인과학이었다.보는법을배우고이해하는법을배우고,그리고마침내세상을조금씩알아가는일._201쪽,「허태임,식물을연구하는마음」에서

정성은에게제로에너지하우스는단순한기술혁신이아니다.그것은인간과환경이조화롭게공존하는방식을보여주는상징이다.그는이개념을학생들과공유하며미래를함께그려볼때,자신이하는연구의의미가더욱분명해짐을느낀다고했다.정성은의연구는에너지시스템을넘어,인간과지구가지속가능한방식으로함께나아갈수있는길을모색하는여정이었다.그런맥락에서제로에너지하우스는단순한건축물이아니라,미래를설계하는데필요한영감을제공하는시작점인지도모른다._238~239쪽,「정성은,2차전지를연구하는마음」에서

그는자신을‘도구를날카롭게다듬는사람’이라표현했지만,그건그저겸손의뜻으로하는말이아니었다.실제로그가만든도구가어디에,어떻게사용될지결정하는과정은늘다른이들과의논의속에서이뤄졌다.정밀하게갈린칼은정확한손에들렸을때에야,불가능했던것들을가능케한다.그러나그칼을설계하는일은분명히배상수의몫이다.보이지않는그도구는어떻게그렇게정밀하게그려지고가공될수있을까?그는그시작점을망설임없이‘아이디어’라고짚었다._261쪽,「배상수,유전자가위를연구하는마음」에서

배종희는궤적설계의세부구조를가장깊이이해한사람이었다.조직안에서열이없다는건,동시에스스로책임져야할일이많다는뜻이다.자신의계산이틀리면그계산을기반으로움직이는전체시스템이흔들릴수있다는걸누구보다잘알았기에그는매일같이숫자하나하나를다시확인했다.급박한프로젝트속에서도배종희는조급해하지않았다.팀안에서의위치나위계보다중요한건‘얼마나정확하게계산했는가’였다._297쪽,「배종희,달궤도를연구하는마음」에서

황원석이말한인공지능연구의즐거움은기술적성과를넘어서있었다.첫번째는실패로부터출발하는창의적과정이다.예를들어,자신이설계한인공신경망이기대한성능을내지못했을때그는실망에머무르지않는다.오히려그원인을분석하고,모델의구조를다시설계하거나필요한데이터를보완해가며실험을반복한다.그렇게마침내신경망이제대로작동했을때,그는자신이만든시스템이의미있는방식으로응답하는것을눈으로확인하며깊은만족을느낀다.단지정답을맞히는성과의문제가아니라이해와분석을통해답을찾아가는과정자체가과학자에게성취감을가져다주는순간인것이다._330~331쪽,「황원석,인공지능을연구하는마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