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루스에서 전자책까지 모든 책의 역사

파피루스에서 전자책까지 모든 책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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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종이책이 사라진다는 시대에 책의 탄생과 역사 그리고 책의 의미를 이야기하다.

인류 역사에서 책의 의미는 무엇이고 책의 미래는? 파피루스에서 전자책까지 인류의 역사와 책의 역사에 대한 고찰을 통해 책의 미래를 상상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출판 서적은 조만간 전자책으로 교체될 것이라고 예고에서부터 현재 출판시장에서의 전자책 점유율 논쟁까지 책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예언자들은 언제쯤 전자책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될지 논쟁 중이다. 전체 출판 매출의 10%를 전자책 시장의 최대치로 보는 사람도 있고, 25% 혹은 30%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전자책이 새로운 매체라는 단순한 사실이 그 참신함을 미래에 대한 약속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언제 어떻게 전자책은 책이 갖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해낼 수 있을까? 언제쯤 인쇄된 책보다 더 편하게 접할 수 있고, 더 싸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인터넷에서 다른 매체와 결합해 아주 새로운 독서 체험을 약속해줄 수 있을까?
이 지점에서, 전자책으로 비용을 절약하고 싶어 하는 경제적 계산이 전자책으로 세상을 개선하고 싶어 하는 공상적 유토피아적 관점으로 전환된다. 그것이 어찌나 유혹적인지 문화·정치적 활동가들은 벌써부터 미래를 예견하면서 디지털 미래와 연관이 있는 많은 것들을 촉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동시에 이들은 지금까지 책 중심의 문화적 기억의 전달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던 시설들이 말로만 미래에 대한 채비를 갖추게 하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전국적으로 도서관들이 미디어 센터, 커뮤니케이션 센터, 그리고 정보 센터로 개명되면서, 책 지분을 줄이고, 사서들의 연수기관에서도 책과 도서관의 역사를 프로그램에서 빼고 있다.
하지만 계획된 진보가 후퇴가 된다면 어떨까? 이는 우리 시대 문화의 디지털 변형을 계획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이상 생각해볼 만한 일이다. 그들에게 진보란 지금 이미 좋은 것, 하지만 곧 더 좋아져야 하는 것, 그리고 심지어 가능하다면 그때그때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수단으로 가장 좋아져야만 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수많은 가능한 발달 경로 가운데 그들이 선택하는 역사 발달 경로는 더 많은 기술로 세계를 더 많이 개선시킬 수 있는 경로이다. 이런 선택은 또한 정말 더 많은 기술이 세계를 개선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눈을 감고 있고, 게다가 과거가 이룩해놓은 좋은 것들, 혹은 아직은 충족되지 않았지만 미래에 현실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능성들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미래는 어쨌든 르네상스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완전히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책을 통해서이다. 대부분의 책은 케케묵은 오래된 과거의 골동품이거나 유별나게 다른 것 이상이다. 책은 우리에게 과거와 그들의 가능성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런 이야기만 해주는 것이 아니다. 책은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물질적 대상으로서 과거의 일부분이면서 동시에 과거 및 미래 가능성의 일부분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처음 단계에서는 돌과 뼈에 새겨진 무늬로서의 책에 대해서, 운반 가능한 기호의 전달자로서 오랫동안 유지됐던 책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과거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바로 그 최첨단에 현혹되지 않고 호도되지 않았을 때 에만 열릴 수 있는 열려진 미래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 책은 책을 읽을 때 정말로 자기가 무엇을 읽어야 할지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

우베요쿰

(UweJochum)(지은이)
과학적사서.하이델베르크에서독문학과정치학을공부하고뒤셀도르프대학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1998년부터과학적사서로일하고있다.도서관과미디어의역사에관해많은저서를출간했는데,최근작으로는〈서양도서관의역사〉가있다.

목차


1장.벽에새겨진책
2장.손에든책
3장.도서관의책
4장.성스러운책
5장.기계로만들어진책
6장.산업적책
7장.전자책

출판사 서평

인류의역사,책의역사
방대하고정교한지식저장매체의역사
지식과기억이인간다움의본질을이룬다
인류의역사는지식의기록과저장의역사이기도하다

이책은책이라는지식저장매체의역사에대한방대하고정교한분석과설명을담고있다.머나먼최초에서부터21세기오늘에이르기까지,모든책의역사를7개의장─벽에새겨진책,손에든책,도서관의책,성스러운책,기계로만들어진책,산업적책,전자책─으로구분하여생생히풀어놓고있다.선사시대의동굴벽화에서부터쐐기문자,중세의코덱스,문고본과디지털시대까지를아우르는광범한역사적지평은그래픽기록의의미와그무한한형식의풍부함을분명히해준다.

책속에서

전자책이새로운매체라는단순한사실이그참신함을미래에대한약속으로받아들이게하는것만은분명하다.언제어떻게전자책은책이갖고있는많은문제점들을해결해낼수있을까?언제쯤인쇄된책보다더편하게접할수있고,더싸고간편하게사용할수있으며,인터넷에서다른매체와결합해아주새로운독서체험을약속해줄수있을까?이지점에서,전자책으로비용을절약하고싶어하는경제적계산이전자책으로세상을개선하고싶어하는공상적유토피아적관점으로전환된다.그것이어찌나유혹적인지문화·정치적활동가들은벌써부터미래를예견하면서디지털미래와연관이있는많은것들을촉진하기위해애쓰고있다.

하지만계획된진보가후퇴가된다면어떨까?이는우리시대문화의디지털변형을계획해본사람이라면누구나한번이상생각해볼만한일이다.그들에게진보란지금이미좋은것,하지만곧더좋아져야하는것,그리고심지어가능하다면그때그때최첨단디지털기술을수단으로가장좋아져야만하는것과같은맥락에있는것이기때문이다.그럴때수많은가능한발달경로가운데그들이선택하는역사발달경로는더많은기술로세계를더많이개선시킬수있는경로이다.이런선택은또한정말더많은기술이세계를개선시킬수있을까라는질문에눈을감고있고,게다가과거가이룩해놓은좋은것들,혹은아직은충족되지않았지만미래에현실이될것으로기대되는가능성들에대해서는외면하고있다.간단히말해미래는어쨌든르네상스가될수도있고,아니면완전히다른것이될수도있다.하지만그것을알수있는것은책을통해서이다.대부분의책은케케묵은오래된과거의골동품이거나유별나게다른것이상이다.책은우리에게과거와그들의가능성에대해서많은이야기를들려주며그런이야기만해주는것이아니다.책은손으로잡을수있는물질적대상으로서과거의일부분이면서동시에과거및미래가능성의일부분이다.

이책도마찬가지다.이책은처음단계에서는돌과뼈에새겨진무늬로서의책에대해서,운반가능한기호의전달자로서오랫동안유지됐던책에대해서,그리고우리가과거의가능성을인식하고바로그최첨단에현혹되지않고호도되지않았을때에만열릴수있는열려진미래에대해서설명한다.이책은책을읽을때정말로자기가무엇을읽어야할지알고싶어하는독자들을위한책이다.

책의역사는그시작이어디일까.우리가익히아는형태,즉종이다발을인쇄하여함께묶은형태를책의시작으로본다면,책의역사는구텐베르크가활판인쇄기를발명한서기1450년경시작되었다.그러나양피지에글씨를써서묶은코덱스역시책임에분명하다면,책의역사는서기3세기까지거슬러올라간다.그러나파피루스두루마리역시책으로보아야한다는의견이라면,책의역사는서기전2800년까지거슬러올라가며,메소포타미아에서사용됐던점토판도책으로본다면책의시작은서기전3300년으로더올라간다.그이전은어떠했나?지금으로부터약3만5천년인류는‘동굴벽화’를남겼다.이역시넓은의미의‘책’이라부를수있지않을까?

선사시대동굴은인류의다양한의례(다산〔多産〕의례,성년의례,사냥의례등)가행해지던공간이었으며,그의례에는다양한춤과시와음악이함께포함되었다.그회화및다양한재료의조각은예술의초기형태라기보다일종의표기법체계로보는것이옳다.인간은의례속에서동굴공간과자신의기호의의미를새롭게확인했으며,이를통해집단의정체성을확인해나갔다.즉동굴은빙하기사냥과채집이라는문화적기억이유지되고공동의의례를통해계승되는공간이었다.

인간은물질적대상안에객관화시킨기호의의미를사회적행위(의례)를통해재확인하는유일한생명체이다.인류이외에어떤동물도그렇게하지않는다.그리고인간은모든세대의어린이가다시그렇게배운다.인간은기호를통해서시간과공간속에서자신의존재를인식하고,그럼으로써세계안에서자기자신만의자리를확보할수있었다.그러한의례를통해스스로를확인하면서초월에대해성찰한다는것─그것이인간을인간으로만드는것중의하나이다.

인류는1만2000년전부터메소포타미아지역과나일강유역등지에서‘신선기시대화’를겪었다.사냥및채집경제형태에서생산경제형태로이행하면서‘도시’가만들어지고,‘국가’가만들어졌다.이과정에서기호전달체는두가지로나뉘게된다.하나는풍경이나정착지공간에서기호를새겨넣은기념비(숭배유적)이고,다른하나는이동과수송이가능한매체였다.점차생산된재화의소유,저장,분배를둘러싸고일종의행정통제가필요해졌고,이를위한매체가나타났다.메소포타미아지역에서발견되는동전크기의물표가그최초의흔적이며,이는결국쐐기문자로이어졌다.그기록의매체가점토판이었다.이집트지역에서는파피루스두루마리였다.

메소포타미아와이집트지역에서기록매체의발달은기나긴전승과정을거쳐‘도서관’을만들어냈다.도서관은처음에는문서보관서와다르지않았으나점차전래의텍스트를보관하는곳으로의미가변화했다.대표적인예가아수르바니팔(Assurbanipal)이니네베에세운도서관이었다.그러나도서관의책은엘리트들의전유물이었다.중요한텍스트들은직접독서를통해서가아니라구전암송을통해배웠다.책을갖고싶은사람은자기가직접베끼거나,필경사를고용하거나,노예를필경사로교육시켜야했다.아시니우스폴리오(C.AsiniusPollio)가로마에서설립한박물관과더불어공공도서관의역사가시작되었다.이후에책과도서관은이제소수의대도시에집중하는데서벗어나제국도시도처로번져나가게되었다.

코덱스와더불어우리에게익숙한책의시대가시작된다.동물(양,염소,송아지등)의가죽을석회용액에부식시켜털과살점등을제거하고나무틀위에펼쳐서건조시킨뒤반달모양의칼로문질러양피지를얻는다.이렇게만들어진양피지의가운데를접으면양면으로4쪽의페이지가만들어진다.이위에또다른양피지를얹어서페이지를늘린다.가운데접힌부분을실이나가죽등으로꿰매묶는다.이것이코덱스이다.코덱스가성공을거둔것은사회적·문화적이유가크다.즉코덱스가파피루스보다대중화된데에는기독교가교양전통의변형을추구했기때문이다.파피루스와달리코덱스는밖에서닫을수있는형태였기때문에예수의말과행동그리고사도의편지들을지속적으로보관해나갈수있었다.양피지코덱스는엘리트들의위신욕구와일치했고,그래서값비싼사치장정도생겨나기시작했다.중세시대를지나는동안양피지코덱스는교회/수도원의성경,기도서등을널리쓰였다.

12/13세기기술적개화기를지나면서요하네스구텐베르크(JohannesGutenberg)가금속으로된가동적(可動的)활자를가지고인쇄술을발명했다.구텐베르크의책은처음에는교회에서사용될책(성경,미사경본등)의제조에서시작됐으며,나중에인문주의자들의매체생산으로이어졌다.루터의성서번역은종교개혁에크게기여했다.

책은인간이만든작품으로,과거의물질적기억의기호로,가치있고계승돼야하는것으로이해되어야한다.책은고고학자들이연구하는예술작품처럼과거에서벗어나미래를이야기하며,헛되이흘러가는지금에의미를부여해준다.나아가지금을초월하여시간과공간의경계에까지도달한다.인간은작품을생산하고인식하면서창조자로서의경험을하게되고그들의작품속에서그들의작품에대해말하면서공동의문화공간을만들어간다.과거에도그랬고,지금도그러하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