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여름 (개정판, 양장)

헤르만 헤세, 여름 (개정판, 양장)

$17.80
Description
헤세 4계 시리즈 중 둘째 권이다. '헤세 4계 시리즈'는 헤세의 모든 작품들(소설, 시, 에세이, 편지 등)에서 봄.여름.가을.겨울의 계절에 관한 묘사가 있는 부분들을 발췌하여 엮은 것으로, 헤세의 자연관과 예술관을 차분히 음미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각 권마다 헤세가 직접 그린 수채화를 담고 있어, 계절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헤세 글의 묘사를 더욱 풍성하게 살려주고 있다.

챙이 큰 둥근 밀짚모자를 쓰고 호미와 바구니를 든 소박한 정원사, 흰 구름과 안개와 저녁노을, 산과 호수를 좋아했던 시인, 그리고 동양의 정신을 이해하고 거기에 심취했던 인물, 세계 어느 작가보다도 우리에게 친숙하고 잘 알려진 작가, 헤르만 헤세. 서정성이 강하면서도 문명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여행과 방랑과 모험에 대한 향수를 일으켰던 그의 작품들은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사랑받아왔다.
저자

헤르만헤세

1877년7월2일독일에서태어났다.독실한가정환경에서자라규율이엄격한수도원기숙학교에입학했는데,“시인이되지않으면아무것도되지않겠다”고말할정도로자아가강했던헤세는적응하지못해서학교를도망친다(《수레바퀴아래서》).이후자살기도,전학,자퇴,시계부품공장수습공을거쳐서점에서일하게되는데,그곳에서쓴시집《낭만적인노래들》이릴케의인정을받는다.결혼후여행을자주다니는데특히부모님이선교활동을했던인도에갔다가큰충격을받는다(《싯다르타》).제1차세계대전이발발하고독일에서배신자로낙인찍히는충격외에도아내와아들의병,아버지의죽음까지겹치며신경쇠약에걸리자〈크눌프〉,〈회오리바람〉,〈청춘은아름다워〉등자전적단편들을쏟아냈고,이후스위스로이주해서《데미안》,《클링조어의마지막여름》,《황야의이리》,《나르치스와골드문트》등을썼으며,우울증과신경쇠약치료를위해시작했던그림그리기와정원가꾸기를평생즐겼다.1946년《유리알유희》로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평생구도자적인삶을살았고작품에자전적요소가많이배어나는것이특징이다.

목차


-추천의말:이여름,모든것이아름답고모든것이반갑다/최윤영교수
-헤르만헤세,여름
-옮긴이의말:헤르만헤세의삶과작품/두행숙

출판사 서평

[책의구성]

-추천의말:이여름,모든것이아름답고모든것이반갑다/최윤영교수
-헤르만헤세,여름
-옮긴이의말:헤르만헤세의삶과작품/두행숙

[이책에발췌수록된헤르만헤세의작품들]

시:「초여름밤」「여행의노래」「여름의방랑」「파란나비」「유월」「칠월」
「팔월」「좋은시간」「꽃의생애」「양귀비」「뜨거운정오」「바다의정오」
「저녁무렵의집들」「풀밭에누워」「여름밤의등불」「칠월의아이들」
「여름저녁」「뇌우가치기전의한순간」「비」「밤에내린비」
「뇌우뒤에핀꽃」「테신의어느숲속주점앞여름밤」「하얀구름」
「클링조어의여름에대한기억」「화려한여름」「팔월」(1899)
「여름의절정」「오래된공원」「뇌우의징후」「삼복(三伏)」「늦여름」
「늦여름의나비」「화가의기쁨」「늦여름」「팔월말」「늙어가는여름」
「회상」「사라져가는청춘」

소설:『클링조어의마지막여름』

에세이:「여름이오는길목에서」『방랑』『공작나비』『대리석공장』『보리수꽃』
『붓꽃』『뗏목여행』「유유자적하게보낸하루」「여행에대하여」
「남쪽의여름날」「테신의여름밤」「대립되는것」「호숫가」
「여름과가을사이」「작은도시에서」「뉘른베르크여행」
「늦여름의꽃들」「가을의체험」「가을의시작」「여름의끝」

편지:「한젊은이가보낸편지」「여름의편지들」

[이책에수록된헤르만헤세의수채화들]

[나의창문에서바라보며](1928.8)[코르티발로](1923.8)
[하얀집](1925.7)[비탈위의집](1922.8)
[아그라](1923.8)[노랑코](1922.7)
[지붕너머로바라보며](1927.8)[보스코](1923.7)
[우리마을](1923.8)

추천의말

이여름,모든것이아름답고모든것이반갑다
최윤영/서울대학교독문과교수,한국헤세학회회장

정원울타리에몸을펴기대고
여름의소리에네마음을기울여보라!
부르지않아도날은다가오니
처음낫으로베는소리가사각거린다
(헤르만헤세,「칠월」에서)

헤르만헤세의여름에대한글을읽다보면한편으로는우리는헤세의싱그럽고청명한여름풍경을알게되지만다른한편으로는그를통해우리가잃은것이무엇인지,우리가잊은것이무엇인지를깨닫게된다.그것도아주우리곁에가까이있었던것,바로자연이다.지금여름하면우리에게생각나는것이무엇인가?뜨거운태양,화려한해변,해외여행...그게정말내가원하는것일까?그게정말내가여름에느끼고알고싶고생각하고싶은것일까?화려한여름뒤에우리는다시시멘트와콘크리트그리고매스미디어와컴퓨터로돌아간다.우리는정말타인이욕망하는것을욕망하게만길들여져가고있는것은아닐지?

얼마전까지만해도우리의아주가까이에나무도,풀도,흙도,샘도,시내도있었다.바로옆에살아있는숨쉬는자연이있었다.그러나우리는도시의콘크리트와편리함을선택했고,하루에한번도땅을디디어보지않은채,한번도나무,숲,하늘,태양을보지않은채보내는나날들을점점많이쌓고있다.그리고매일바쁘다는이유로삶을열심히살고있다고생각한다.그러다가문득뭔가중요한것을잊고사는것이아닌가,그게무엇이었지하고자문해본다.

한국에서헤세를꾸준히읽도록만드는게무엇인가를생각해본적이있다.그의문학이보여주는자연과삶의관계가아닐까생각해본다.우리의옛문학들모두항시자연을노래하지않았던가.즐거울때,슬플때,애통하고억울할때,삶의수많은순간순간에우리는삶을자연에비추이고또다시거기에서다시금삶의위안과지혜를얻지않았던가.헤세가자연에녹아드는방식은옛조상들과다르지만그는늘자연을다시불러왔고늘자연안에있었다.이러한삶,그게바로우리가현대에잃어버린삶아닐까.아카시아언덕이있고개울이있었던서울변두리에서어린시절을보낸필자처럼잠시라도자연속의삶이라는혜택을받았던사람들은헤세의여름에대한글을읽으며다시금어린시절을떠올리고지금의우리환경을돌아보고자연과자연속의삶을그리워한다.

헤세가상기하는우리가잃은것,우리가잊은것이또하나있으니바로‘나’이다.헤세의중심에는항상‘나’가있다.화려한여름,정원울타리에마음에귀를기울이고또그와더불어낫베는소리를듣는‘나’가있다.그‘나’가때로평화로운하나가되고,때로고통스러운갈등과분열을겪기도하지만,결국내안에는항상‘나’가있음을느낀다.「하얀구름」이라는시에서시인이노래하듯“온갖방랑과고통과기쁨에대해”알고난내가비로소“하얀것,느슨한것”으로서의구름을느끼게되는것이다.자연의대우주안에있는소우주로서의나,대자연안에있는소자연으로서의나.나는자연을바라보고느끼고음미하는주체이다.자연은이러한나를느끼는시간이다.헤세는한번도큰소리로목청높이지않지만그게모두들각자가야할길이라고이야기하고있지않는가.

헤세는또한청년문화를대표하는작가로알려졌고미국과한국에서그러한맥락에서읽힌다.그렇지만우리의삭막한환경은젊은세대에게자연의체험을전달해주지못했다.젊은세대들은그러한유년시절도없었고그러한여유와자유가허용되지못했다.배움의시절에헤매고방황할때우리사회는그들을너그러이보아줄여유를갖지못했기때문이다.지금도긴장한채목전의과제와걱정때문에옆으로눈을돌리지못한다.헤세처럼고통을겪은후몬테베리타공동체에서자연을온몸으로느끼게해주지는못할망정이런글을통해서라도젊은세대에게자연과이완의경험을주고싶고자아에대한길을찾으라말해주고싶다.『헤르만헤세,여름』은그래서느끼고자하는모든이에게느낌이있다.

옮긴이의말

헤세와더불어맞이하는계절의아름다움

독일이낳은20세기의대문호이며시인이자노벨상수상작가인헤르만헤세(HermannHesse)는우리에게많이알려져있고실제로우리나라에서가장많이읽히는독일작가이기도하다.또그는독일작가이면서도가장비독일적인특성을보여주는작가이기도한데,그이유는여러특성을동시에지니고있기때문이다.그는한편으로는‘독일의내면성’을그의소설들속에서가장잘표현하고있어독일최후의낭만주의자로간주되는가하면,또한편으로는동양정신을많이알고거기에동조해온작가이며일반독일인의눈으로볼때는아웃사이더이자비정치적인작가이기도했다.

그의작품들은전체적으로그의자화상이라할수있으니,여러편의소설과특히많은시와수필을썼지만그어떤작품도자신의체험과관찰을토대로하지않은것은거의없었다.헤세는1877년7월2일독일남부의울창한숲인슈바르츠발트(흑림)가있는슈바벤(Schwaben)지방의작은도시칼브(Calw)에서태어났다.작은계곡이있고자연경관이매우아름다운이곳은헤세를어려서부터자연속으로이끌면서그의가슴속에깊이자리잡았다.그곳의자연은유년시절부터그에게꿈과예리한관찰력,그리고인간과자연의근원에대해사색하도록해주었다.특히이곳을소재로하여자연과청춘을다룬그의초기작품들은젊은세대에게큰인기를끌었다.그리고훗날나이가들어서는보통밀짚모자를쓰고뜨거운햇볕이쪼이는남쪽지방을홀로배회하면서소박한농부나정원사가되어,구름과안개와햇빛,산과호수와같은자연을끔찍이사랑하면서시와산문을많이쓴서정적인작가가되었다.

유년시절의헤르만헤세는상상력이풍부했으며음악을좋아하고풀,나무,시냇물등자연에애착을가졌으나아주고집이세고반항심도있었다.그는부모를따라1881년부터스위스의바젤(Basel)로가서살다가1886년에다시칼브로돌아왔다.이처럼어릴적부터독일과스위스를넘나들며살았던그는결국훗날독일을떠나그리어렵지않게스위스에정착하게된다.칼브에돌아온후에헤세의어머니는그를열세살때인1891년가을에신학자로키우기위해서마울브론(Maulbronn)신학교에보냈다.

그러나헤세는열네살때인1892년3월어느날갑자기신학교를탈출했으며,그후다시학교로돌아갔으나정신적으로나육체적으로이미학업을감당할수없을정도로지쳐있어서신학교를포기했다.다시공부하려는생각으로1892년11월에칸슈타트(Cannstatt)의김나지움에1년간다녔지만역시그곳의주입식교육과규율,속박을견디지못하고결국다시그만두면서그의학교교육은끝이났다.짧은학창생활,특히마울브론신학교생활은그로하여금학교교육에대해몹시부정적인생각을갖게했다.

근본적으로는자기주장이강했던그는남보다일찍자신의길을찾아가려고갈구했는데,그것은바로시인이되려는것이었다.그는훗날쓴〈요약한이력서(KurzgefaßterLebenslauf)〉(1925)에서“내가열세살이되던해부터한가지사실이분명해졌다.그것은내가시인이되든가그렇지않으면아무것도되고싶지않다는사실이었다.”라고밝혔다.헤세는마울브론신학교에만족하지못하고또학업을중단하고말았지만,그때의체험을나중에그의소설『수레바퀴아래서(UntermRad)』(1906)에서아주잘묘사하였다.

고향칼브로되돌아온헤세는그일에도만족하지못해얼마후그도시에있는페로(Perrot)탑시계공장에견습생으로들어갔으나약일년동안일하다가그만두고열아홉살때튀빙겐(Tubingen)시로가서서점점원이되었다.거기에서그는틈나는대로독서할기회를얻어많은책을읽었고자유롭게마음껏사색하면서동양의문화와종교에대한관심을가졌다.헤세의외가사람들과어머니는이미인도에서선교를하면서기독교뿐만아니라불교와노자에도관심을가졌기에그영향으로헤세도자연스럽게여러나라의문화와사상을접할수있었다.그후그는틈나는대로습작을하여스물두살때처녀시집『낭만적인노래(RomantischeLieder)』(1898)를자비로출판했으나호응을얻지못하다가,후에산문집『자정뒤의한시간(EineStundehinterMitternacht)』(1899)을출간하였다.이윽고스물일곱살때인1904년에『페터카멘친트PeterCamenzind』를출판하여큰명성을얻고본격적으로작가생활을하게되었다.풍부한자연감정과서정으로채색된이소설은시민적이고우수(憂愁)에찬감정을바탕으로하는자전적소설로,처음으로작가로서그의이름을알린출세작이되었다.

이번에출간하게된헤세의시집이자산문집인『봄』『여름』『가을』『겨울』은위에서소개한헤세의여러시집과산문집,소설등에서각각의계절과관련되고그의자연관을잘말해주는내용들을선정하여엮는것이다.헤세는스위스의산골마을에서생활하는동안작품을쓰고정원을가꾸고하는일외에도취미와심리적병치료를위해많은수채화를그렸는데,그작품들가운데일부도여기에함께실었다.우리는앞서헤세의삶과작품들에대해간략하게살펴보았듯이,그의삶이결코평탄하지않았으며평생현실과이상사이에서갈등을겪고많은고통을겪었다는것을알수있다.그럼에도불구하고그는‘자연’을잊지않고고난에처할때마다자연으로돌아가서거기에서해답을찾으려고끊임없이노력한덕분에,결국마음과몸의병을치유하고자연속에서평화를느끼면서살고또작가로서도성공을거둘수있었다.우리는여기에실린그의잔잔하고포근한시와산문들을읽으면서헤세의인생관과자연관,예술관,그리고인품을충분히느낄수있을것이다.그리고그가우리에게전달하려고애썼듯이,우리가삶속에서느끼는모든고통과절망은결국자연을바라보고이해하고거기에우리의마음을두었을때,우리의삶에대한해답을찾게되고고통을벗어나의연해지고평화로워질수있다는것을알게될것이다.지금부터독자분들께서는마음의여유를갖고헤세의시와산문집『봄』을시작으로『여름』『가을』『겨울』을차례로읽으면서헤세가절묘하게묘사한각계절의느낌을함께느껴갈수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