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우리의일상은반복된다.걷기아니면먹기그리고잠자기다.그외에는다른것이없는세상에서가장단순한삶을산다.길이삶을이토록단순하게해준다.얼마나고마운일인가?보통10시간정도걷는것같고,10시간정도쉬거나누워있거나자는것같다.그외의시간은먹고,물정수하고,막영을준비하는것외에는하는일이없다.(156p)
생각도줄어들고,걱정도사라지고,궁금한것도없어진다.대신어디까지가야하고,얼마나왔고,어디에다캠프를칠까?날씨는어떤가?이런것들에만관심이있고집중을한다.
얼마나단순한삶인가?걷는생활에필요한모든것을지고다니느라등짐은무겁지만생활은더없이간편하다.이렇게아무걱정하지않고,무엇에얽매이지도않고,욕심부릴것도없고,누구를시샘할일도없는원초적일상이나는좋다.(157p)
길은내가걷지않으면절대로줄어들지않는다는가장단순한진리를되뇌며사막을지나고설산을지나마침내원하는곳에다다른다.
자기가살아가는온갖짐을등에지고걸어보지않으면모른다.작게사는것,적게먹고적게버리는것,그것이자연과나를아끼는방법이고우리모두를살리는방법이라는것을말이다.그러므로길이스승인것이다.스스로알게하는,오로지체험만이참공부다.(160p)
그렇지않아도행복에겨운데건이가짠하고맥주한캔을내민다.이친구,자기는마시지도못하는맥주를,나를위해나몰래지고왔나보다.우리는짐의무게때문에칫솔도반토막으로잘라서가지고다닌다.꼭필요한것이아니면과감하게줄여버리는짐인데맥주라니.나는감동한다.(189p)
길에서울고웃고이야기하며서로의삶을,자신의삶을보듬는다.먼저떠난아들을그리워하고황망하게잃은친구를기억한다.또다른이는에베레스트원정대라는이름으로최종캠프에서정상이아닌아래로내려오며들었던아픈마음.세월이지나도괜찮아지지않았던상처깊은기억들을이야기한다.
서로가하기힘든얘기를하고난후약간먹먹했지만나는웃으며그의어깨를친다.잘됐다고,나도너도오히려잘됐다고말한다.진심이다.만약우리가그때각자하고자하는것을성취했다면지금살아이PCT를올수있었을까?어쩌면등떠밀리듯더높은산을전전하다가잘못되지는않았을까?(195p)
우리가걸은트레일은단조로움이함축된세계다.매일똑같은리듬과지극한단순함에적응하지않으면안된다.어떤인위적인규칙이나규범,기준이없는곳이다.오직자연과인간적인척도만있는곳이우리의세상이었던PCT다.모든것을스스로,오로지자신이행하고자신이책임진다.철저히독립적으로야생에서살아남아야한다.본인이스스로자연임을인식하게하는그시간들은참으로축복받은시간이었다.(330p)
그리고지금이순간,걷는이순간이가장행복하다고말한다.매일매일이내생애내생애최고의날이었다고.
지난몇년동안나는PCT를계획하고실행하면서이런내가좋았고걷고있는지금이내인생최고의순간이라고믿었다.이젠그PCT를마무리할때가된것이다.특혜를누렸다고생각한다.그것을허락해준PCT와지난날함께한산우들에게감사한다.이렇게길을마무리하는가슴한편에서는의노래가사처럼나의최고의시간은아직오지않았고다가올그것을위해나는다시가슴이설렌다.(51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