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이연식 인문에세이 | 예술이 탐닉한 인간과 세계의 뒷면)

뒷모습 (이연식 인문에세이 | 예술이 탐닉한 인간과 세계의 뒷면)

$13.05
Description
뒷모습,
그 커다란 역설과 신비
뒷모습은 비밀스럽다. 관찰자는 돌아서 있는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호기심을 품은 채 그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거나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을 따라 보며 앞모습을 상상할 뿐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비밀스러운 뒷면이 오히려 진실을 꾸밈없이 드러낸다고도 한다. 얼굴과 표정은 의식적으로 꾸미고 속일 수 있지만 뒷모습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미술의 세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뒷모습이 일으키는 신비와 역설에 흥미를 가져왔다. 작품 중앙의 거울 속에 은밀하게 인물의 등뒤를 그려넣은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1434년)이라든지, 회화 속에 적극적으로 뒷모습을 사용한 피터르 더 호흐, 헤라르트 테라보르흐와 같은 17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의 작품이라든지, 뒷모습은 미술의 꾸준한 관심사였다. 빌헬름 함메르쇠이나 독일의 현대미술 작가 팀 아이텔처럼 뒷모습 자체에 천착하여 그것을 주된 소재로 삼은 화가도 있다.
미술사가 이연식은 이 책에서, 의미심장한 뒷모습이 담긴 작품들을 모아 주제에 따라 선별하여 독자에게 선보인다. 오랫동안 ‘뒷모습’이라는 주제를 의식해온 그는 이미 2013년의 저작 ?응답하지 않는 세상을 만나면, 멜랑콜리?에서도 뒷모습을 책의 한 장에서 다룬 바 있는데, 이번에는 다양한 미술 작품과 함께 자신이 품어온 뒷모습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를 책 전체에 걸쳐 들려준다.
저자

이연식

저자이연식
서울대학교미술대학에서서양화를전공하고,한국예술종합학교예술전문사과정에서미술이론을공부했다.지은책으로는『응답하지않는세상을만나면,멜랑콜리』『미술영화거들떠보고서』『유혹하는그림,우키요에』『눈속임그림』『아트파탈』『괴물이된그림』『브뢰겔』『모작과위작이야기』『이연식의서양미술사산책』『불안의미술관』『예술가의나이듦에대하여』가있고,옮긴책으로는『쉽게읽는서양미술사』『다시읽는서양미술사』『명화의수수께끼를풀다』『모티프로그림을읽다』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글

제1장보이지않는눈길
크리스티나를위하여
작품이된관객
커샛과드가

제2장뒷모습의표정
괴테의착각
다시등장한그녀
군중속에선추기경의고독

제3장엉덩이
두번째얼굴
가장엉덩이다운순간
엉덩이의남성성
하나로묶인두사람
훔쳐본대가

제4장다른세상으로난길
회화라는무대
나는여기,이자리에있었다
역전된공간
무대안의창

제5장손의뒷모습
고뇌하는손
대성당과키스

제6장배후
등의기억
세계를떠받치는기둥
다윗의뒷면
뒤돌아보는부처님
부처님이앉은자리
어디가뒤인가

제7장조용한세계
상상은투과하고시선은차단한다
말없는사람들
뒷모습의순도
침묵의심연에서

제8장돌아보지마라
황홀한이끌림
금기의역설
우리는어디서왔는가
멀어지는뒷모습

나가는글
도판목록

출판사 서평

뒷모습의매력,상황이표정을결정한다

이책에작품을제공해준인스타그래머이자러시아출신사진작가무라드오스만은2011년부터,현재그의부인이된당시여자친구나탈리의뒤태를SNS계정에올려큰인기를끌었다.그의인스타그램계정팔로워는현재2018년8월기준으로430만명에이른다.굳이유명사진작가나인플루언서가아니더라도SNS에뒤돌아선사진을찍어올리는이들을많이찾을수있다.인스타그램에서는해시태그‘#뒷모습그램’을달고있는뒷모습사진이2만9천여장검색되며,해외에서는‘#backshot’으로약12만6천장이올라와있다.미술가들뿐만아니라전세계수많은사람들을매료시키는뒷모습의매력은무엇일까?
이연식은뒷모습이표정을보여주지않는다는점에주목한다.눈,코,입이없는대신에“인물이놓인장소와상황에따라뒷모습의표정이결정된다”며“뒷모습은스스로별다른의미가없는것처럼보이면서모든의미를빨아들인다”고설명한다.앤드루와이어스가크리스티나의앞모습을여러차례그렸음에도유독잘알려져있는것은첫번째작품인[크리스티나의세계](1948년)이고,함메르쇠이가그린부인의앞모습이뒷모습만큼깊고음울한긴장감을자아내지않는것도그런이유이다.저자에따르면,뒷모습은얼굴이보이지않기때문에오히려온갖감정과의미들을흡수한다.
또하나저자가포착한속성은‘뒷모습의익명성’이다.헤라르트테르보르흐의[아버지의충고](1654년경)에서뒷모습으로등장한여인이[편지를읽는여인](1650-60년경)에서옷주름하나다르지않게다시등장하는것처럼,뒷모습은“유일하지않고”어떤뒷모습이어떤맥락에들어와도맞아떨어진다.덕분에뒷모습을보는관찰자는앞모습이주는제약에서벗어나자유롭게상상을펼칠수있는것이다.

8세기석굴암부터인스타그래머무라드오스만까지,
미셸투르니에의뒷모습이야기를이어가다

뒷모습을다룬동명의책으로,프랑스철학자미셸투르니에의1981년작『뒷모습Vuesdedos』이있다.한국에서2002년에번역출간된이책은사진가에두아르부바가세계전역에서촬영한53컷의뒷모습사진에투르니에가나직한단상을곁들인사진에세이이다.이연식은이아름다운책을펼쳐읽으며,여러미술품과이미지에담긴매혹적인뒷모습에기대어투르니에의이야기를이어가고싶었다고한다.말하자면본서『뒷모습』은투르니에와부바의작품의오마주인셈이다.
투르니에의에세이『뒷모습』에서부바의사진이글에못지않은존재감을차지하듯,본서의또다른주인공은저자가선별한미술작품들이라할수있다.총50장의작품이때로는작가의글을보조하거나,때로는단락의주인공으로서기능하고있다.일반적인회화,조각,사진,그리고벽화에이르기까지여러미술장르를넘나들며,연대순으로살펴봐도8세기의석굴암부터14세기조토디본도네의프레스코,인스타그래머무라드오스만의사진까지매우다양하다.
작가는「들어가는글」에서말한다.“뒷모습은세상이스스로를가리면서도드러내고,드러내면서도가리는방식이다.거꾸로그것은우리가세상을바라보는방식이다.”우리가보는사람들의절반은뒷모습이다.누구나어느순간부모나스승,연인,또는모르는이의뒷모습을보고뜻밖의감정에사로잡힌경험이있을것이다.『뒷모습』은당신이느꼈을그뜻모를감정을미술작품을통해공유하고풀이해주는책이다.비밀스럽고내밀한뒷모습의세계로당신을초대한다.

제1장보이지않는눈길
우리는때로그림속에서,때로는그림밖에서인물의뒤를바라본다.대표적인뒷모습그림인[크리스티나의세계],그리고미술관에서감상을하고있는관객자체를소재로삼은토마스슈트루트의작품을통해뒷모습을보이는인물을바라본다는행위를탐구한다.

제2장뒷모습의표정
뒷모습은표정이없다.그래서그림속상황에대한오해를일으키기도하고,한편으로어떤맥락에놓아도맞아떨어지기도한다.테르보르흐의두작품을보며뒷모습의익명성을탐구하며,앙리카르티에브레송의교황사진을보고앞모습을자유롭게상상해본다.

제3장엉덩이
뒷모습중에서도애욕으로안내하는부위인엉덩이에대해이야기해본다.엉덩이의표정,그안에담긴여성성과남성성등에대해탐구한다.

제4장다른세상으로난길
뒷모습은회화라는공간밖으로도다른세계가존재함을암시하는,‘그림속에난창’이라할수있다.얀반에이크,디에고벨라스케스,피터르더호흐가뒷모습을가지고어떻게그림속공간을확장하였는지보여준다.

제5장손의뒷모습
엉덩이에이어‘손’이라는부위에집중해본다.스스로의뒷모습은볼수없지만,손등만큼은우리가늘마주하면서도뒷모습을암시하는부위이다.주로로댕의조각을통해손이어떻게감정이나신념을드러내는지살펴본다.

제6장배후
뒷모습을보기위해서는뒤,즉‘배후’라는공간이필요하다.이장에서는미켈란젤로의[다윗]상을비롯해불상이나프레스코와같은종교미술을통해그공간에집중해본다.

제7장조용한세계
뒷모습은눈도입도없으니말도없다.특히팀아이텔이나빌헬름함메르쇠이의뒷모습그림은그야말로출구없는침묵을보여준다.이장에서는뒷모습을다룬작품들을‘침묵’이란키워드로바라봐본다.

제8장돌아보지마라
돌아보는행위는때때로금기로사용된다.한편으로는과거에대한회고또는부정을의미하기도한다.늘뒤통수를보여주던존재가앞으로돌아서는것,또는그반대로앞에서뒤로돌아서는행위에대해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