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길인생 (나는 대한민국 양복장이 박정열이다 | 양장본 Hardcover)

외길인생 (나는 대한민국 양복장이 박정열이다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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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 땀, 한 땀, 실선이 옷감을 뚫고 길을 이어간다. 손끝이 휘저을 때마다 깜깜한 여백 위로 몸의 곡선이 훤히 드러나면 그제야 허리를 펴고 잠시 숨을 돌린다. 마냥 늘어져있던 원단이 빳빳하게 깃을 세워 제법 그럴듯한 옷의 형태를 갖추게 되자 이번에는 내가 긴장을 풀고 늘어져버렸다. 한 번의 작업마다 반복되는 탈진이 익숙해진 건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나는 ‘테일러’이다. 누군가의 옷을 만들어 입히는 일은 지금껏 수도 없이 해온 작업이지만 여전히 한 땀의 바느질에 늘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옷의 미세한 주름 하나도 몇 십번은 고쳐 세우는 바람에 얼굴에는 옷보다 많은 주름이 남겨져버렸다. 덕분에 나는 매번 새로운 패턴의 얼굴을 입고 살아간다.

주름 하나 얹어질 때마다 그것 또한 열심히 산 지난날의 훈장이지 싶어, 옷섶을 기울일 때에도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자신을 괴롭히는 일을 스스럼없이 하는 폭군일 때도 많다. 원단을 재 고 자르고 꿰매고 뜯고를 반복하며 손가락이 얼얼하게 시린 밤에야 작업을 멈추는 날들의 연속이다. 그런 나를 볼 때마다 몇몇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젓기도 했다. 신입도 아닌 50년 이상 옷 깃을 만지던 베테랑의 작업치고는 과한 것이 아닌가 싶어서이다. 물론 기술적으로 옷을 만드는 것은 내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옷에 대한 나의 철학은 그 일을 세상에서 제일 어렵게 만들어 준다. 가끔 나는 내 자신에게 ‘옷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되묻곤 하는 데 그때마다 나의 답은 확실하고 명료했다. 옷은 단순한 패션이 아닌 ‘한 사람의 역사’라는 사실이다.
저자

박정열

목차

프롤로그/제품이아닌인생을만들어간‘Tailor’

Part1.어린가장이되다
2대독자귀한아들
희망이있는한삶은계속된다
불행이타오르던나날들
외갓집에서머슴살이를하다
고놈참,손재주가야물딱지네!
도전없이이루어지는것은없다
배움의주인이되어야한다

Part2.재단사로거듭나다
서울에서의시작
잘되는집에는이유가있다
콤플렉스를자신감으로바꾸다
단5분도헛되이보내지않은시간
시도로가능성을얻고실패로성장한다
단점과열등감이더나은사람을만든다
재단사,세일즈사원이되다
소문난실력으로스카우트제의를받다

Part3.재단사로명성을얻다
재단사의첫손님
29살,늦깎이장가를가다
당신의옷은“넘버원!”
나의첫사업‘보령양복점’을열다
눈을뜨면‘뜻’이보이고행동하면‘길’이열린다
작은아이디어로차이를만든다
믿음으로써강해지다

Part4.꿈을입히는재단사
IMF,절망의순간이찾아오다
어느하나의미없는배움은없다
베풂으로깨달은재단사의의미
재능을나누는삶,양복봉사활동을시작하다
최초의인터넷양복주문을이뤄내다
비움으로채워지는기적
노력을외면하는결과는없다

Part5.장인의손길에현대적감각을더하다
보령양복점,비앤테일러로탈바꿈하다
대를이어가는명가의정통성
끊임없는연구로혁신을이룩하다세계적인명품테일러샵을향한도전
옷의문화를바꾸어가는비앤테일러
돈이아닌가치를입힌다

에필로그/옷은자신의신분과품위를올려주는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