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산의 섬.섬.섬,

고군산의 섬.섬.섬,

$19.00
Description
CNN 선정 ‘아시아 숨은 명소’ 고군산군도의
내밀하고 속깊은 이야기를 들춰낸 그림 에세이
CNN이 선정한 ‘아시아의 숨은 명소’이자,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 마음에 품은 섬, 고군산군도.
그동안 고군산군도에 대한 책이나 여행기는 많았고, 지금도 유튜브를 열어보면 고군산군도 탐방기, 맛집, 낚시나 차박 포인트 등등 수많은 영상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 대부분은 며칠간의 스쳐가는 인상과 풍경 이야기들입니다.
그러나 〈고군산의 섬.섬.섬〉은 고군산군도를 마주 보는 심포항에서 태어나 자랐고, ‘시민행동21’과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등의 시민단체와 환경부에서 일했던 저자가 때로는 고군산군도에서 직접 살면서, 또한 십수 년의 시간을 들여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취재하고 인터뷰하면서, 그 광경들을 하나하나 그림과 글로 기록한 삶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 에세이입니다.
이 책은 고군산군도의 겉모습보다는 그 내밀하고 속깊은 이야기를 한꺼풀 더 들춰본 고군산군도의 속모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스쳐 지나가는 현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천년을 지켜온 섬과 바다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 앞으로 기록될 미래의 섬과 그곳에 깃든 생명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올해로 만 100세가 되도록 평생 섬을 지켜온 섬여인의 이야기, 섬을 살리기 위해 전재산을 털어 대규모염전을 만들었지만 정치권력에 빼앗기고도 대를 이어 염전을 지키는 부자(父子) 이야기, 고군산군도의 전성기인 ‘장자어화’를 추억하는 어부 이야기, 섬으로 귀촌한 도시사람 이야기, 외국인 노동자 이야기, 섬에 버려진 유기견 이야기, 해안가로 밀려와 죽은 상괭이 이야기, 알락꼬리마도요와 칠게 이야기 등 많은 삶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제10회 카카오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고군산의 섬.섬.섬〉은 약 8,300여 편의 카카오 브런치북 응모작들 중에서 단 40편만 뽑는 제10회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수상작입니다.
행복한책읽기 심사단은 8천여 편 중에서 3백편, 30편, 3편으로 후보작을 줄여가는 심사과정을 통해 특별상 최종 수상작으로, 고군산군도의 신비한 비밀을 살짝 들춰본 그림 에세이집 〈고군산의 섬.섬.섬〉을 선정했습니다.
“포구가 고향인 저자의, 짧지만 울림 있는 글들과 저자의 눈을 거쳐 재창조된 수채화들엔 남다른 잔함과 감동이 있었다. 〈고군산의 섬.섬.섬.〉은 우리가 기다리던 바로 그 책이었다.”는 것이 이 책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심사단의 심사평입니다.
저자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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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서문·6

1부고군산풍경너머
내고향은폐항·11
신시도구불길·16
한국인의밥상·21
갯강구와지네그리고·25
바람과안개·29
새만금상괭이의죽음·33
섬마을빈집·38
관리도유람기·42
지구연대기,말도습곡구조·46
성자가아닌청소부·50
무녀도모감주나무·55
칠게와도요새·60
철새는날아가고·64
유기견멍개·69

2부고군산사람들
수학여행1969·79
섬여인의일생·85
베트남청년,안·90
대장도사람,윤연수·95
무녀도사람들·100
무녀도완양염전가족사·105
무녀도초분·110
고개너머통개마을·114
바다끝에가서거할지라도·118
가깝고도먼섬관리도·123
말도에서만난귀촌부부·127
섬마을잔치가있던날·132
말도등대·136
한달만살자.저섬에서·140

3부천년의바다를품은섬
직도이야기·147
유령처럼떠도는보물선·152
장자어화도다옛말이여·157
선유도오룡묘·162
망주봉에서린슬픔·167
버려진섬마다꽃이피었다·171
천년역사를품은섬·176
섬들이사라지고있다·180

출판사 서평

CNN선정‘아시아숨은명소’고군산군도의
내밀하고속깊은이야기를들춰낸그림에세이

CNN이선정한‘아시아의숨은명소’이자,한국인이라면누구나한번쯤은가보고싶어마음에품은섬,고군산군도.그동안고군산군도에대한책이나여행기는많았고,지금도유튜브를열어보면고군산군도탐방기,맛집,낚시나차박포인트등등수많은영상들이넘쳐나고있습니다.하지만그중대부분은며칠간의스쳐가는인상과풍경이야기들입니다.

그러나『고군산의섬.섬.섬』은고군산군도를마주보는심포항에서태어나자랐고,‘시민행동21’과‘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등의시민단체와환경부에서일했던저자가때로는고군산군도에서직접살면서,또한십수년의시간을들여그곳에살고있는사람들을직접만나취재하고인터뷰하면서,그광경들을하나하나그림과글로기록한삶의이야기가담긴그림에세이입니다.

이책은고군산군도의겉모습보다는그내밀하고속깊은이야기를한꺼풀더들춰본고군산군도의속모습에대한이야기입니다.스쳐지나가는현재에대한이야기가아니라천년을지켜온섬과바다의역사에대한이야기,앞으로기록될미래의섬과그곳에깃든생명들에대한이야기입니다.

그래서이책에는올해로만100세가되도록평생섬을지켜온섬여인의이야기,섬을살리기위해전재산을털어대규모염전을만들었지만정치권력에빼앗기고도대를이어염전을지키는부자(父子)이야기,고군산군도의전성기인‘장자어화’를추억하는어부이야기,섬으로귀촌한도시사람이야기,외국인노동자이야기,섬에버려진유기견이야기,해안가로밀려와죽은상괭이이야기,알락꼬리마도요와칠게이야기등많은삶의이야기가실려있습니다.

제10회카카오브런치북특별상수상작!

『고군산의섬.섬.섬』은약8,300여편의카카오브런치북응모작들중에서단40편만뽑는제10회카카오브런치북출판프로젝트에서특별상을수상한수상작입니다.행복한책읽기심사단은8천여편중에서3백편,30편,3편으로후보작을줄여가는심사과정을통해특별상최종수상작으로,고군산군도의신비한비밀을살짝들춰본그림에세이집『고군산의섬.섬.섬』을선정했습니다.

“포구가고향인저자의,짧지만울림있는글들과저자의눈을거쳐재창조된수채화들엔남다른잔함과감동이있었다.『고군산의섬.섬.섬.』은우리가기다리던바로그책이었다.”는것이이책을수상작으로선정한심사단의심사평입니다.

책속에서

삶이힘겨운사람들에게이책이따뜻한위로가되기를

이국적인풍경만으로도고군산군도섬들이가진매력은충분하다.하지만수평선너머붉은노을은아름다우면서도아팠다.지금껏섬을지키며살아온사람들과여전히바다를의지해살아가는뭍생명들.풍경너머그들의이야기를담고싶었다.그래서나는섬으로갔다.사람들에게이책이따뜻한위로가되었으면좋겠다.
---「저자서문」중에서

섬사람들의밥상은소박하지만따뜻하다.마음이담긴밥상은무언의소통이다.어머니의밥상은아들의입맛에맞춰차려진다.시원한굴칼국수한그릇을나누자며혼자사는이웃언니를부르는건애틋함이다.손맛으로담그는게장은멀쩡한직장때려치우고배를탄다며자식속을긁어놓은미안함이다.호사스러운표정도없고화려한찬사도생략된화장기없는얼굴같은다큐멘터리가벌써십년넘게장수하는비결은밥한그릇에담긴사연들때문이기도하다.애틋하다.먹는사람도보는사람도음식이불러오는아련한추억으로풋풋한사람냄새에허기진도시생활의빈자리를채운다.엄마젖을찾아품을파고드는어린아이같은원초적그리움이다.바다에서길들어진입맛은고향을떠나도잊을수없다.더러그맛을잊지못해돌아오는사람도있다.
---p.24

서해로뻗어가던여맥이듬성듬성무리를이룬고군산군도,그섬들의뿌리가육지에닿아있다고해도섬에들어가려면바다를건너야한다.고군산군도중에서도가장끝섬,말도까지는군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하루한번뜨는배편으로세시간이조금덜걸린다.만약장자도에서출발하면평일두번,주말에는세번운행하는객선을이용할수도있다.뱃삯이나시간을아낄수있지만,고군산군도12개봉우리가마치무사들이도열한무산십이봉풍광을놓치지않으려면전자가낫다.

횡경도에서방축도,광대섬,명도,보광도,말도까지차례로짚어가는섬들이고군산군도북쪽을울타리처럼두르고있다.선유8경중하나로도꼽힌다.덕분에안쪽에자리한선유도와무녀도,장자도는여름태풍과겨울한파를피할수있다.방축도와명도,말도는아직사람이살고있지만사이사이놓인섬들은선착장은물론이고배편도따로없다.

군산항에서출발한객선은야미도와횡경도사이를지나신시도를끼고우회해서‘진또강’이라고불리는선유도와무녀도사이좁은물길을따라갔었다.장자도까지자동차도로가뚫리면서뱃길도바뀌었다.고속도로가아닌시골을지나는길의매력처럼예전에는이국적인풍경들로소문난고군산군도의속살을찬찬히들여다볼수있었다.‘책바위’또는‘떡바위’라고불리는광대섬도빠뜨리면안된다.광대섬은방축도와명도사이에놓인무인도다.크게침식된섬의남측절벽사면에드러난습곡구조는심하게뒤틀려있다.마치조물주가실수로떡시루라도엎어버린듯층을이룬바위의결들은굽이지고들쭉날쭉하게요동치고있다.
---pp.47~48

행정구역상장자도에딸린섬이어도대장도는독보적인존재감을가졌다.섬의중심은단연대장봉이다.바위산인대장봉정상에오르면시선은사방팔방으로막힘없이뻗어가며숨통을터놓는다.관리도너머기우는해라도만나면붉게피어오르는석양노을은황홀경이다.망주봉을이정표삼아신시도와무녀도그리고선유봉까지펼쳐지는파노라마가장자도까지내달려온다.산정상에서마주하는섬은더작다.한시절풍요롭던바다가키웠던‘장자어화’의영화가믿기지않을만큼발치아래장자도는왜소하다.하지만섬안에서는섬을볼수없다.우람하게솟은대장봉의기개와어우러진대장도의전경을오롯이보려면장자도가제격이다.서로의존재를이웃의시선을통해비춰가며살아가는것,섬이나사람이나다르지않다.
---pp.97~98

정남씨는요즘통발놓는재미에흠뻑빠져있다.아직배가없는그가섬에들어오면맨먼저통발부터들고나간다.안주로내온것도그통발로잡은것들이다.처음에는주말먹을거리를바리바리싸들고들어왔는데,통발치고텃밭을가꾸면서쌀하고밑반찬정도만챙기니까짐이확줄었다.소식을전해듣고고두만이장까지합석했다.전날잡은광어가좋다며회를쳐서들고왔다.푸짐하다.술잔이돌고이야기가이어지면서붉은웃음꽃이터진다.별이야기도아니다.그저살아온이야기를꺼내고세상살이씹어가다가잔이비면또술을채운다.

미영씨는소위문학소녀였다.심훈의『상록수』를읽고막연히시골을동경해왔을만큼순수했지만,찢어지게가난한집7남매중큰아들인남편을만나장성한두아이까지키워낸억척스러움을동시에지녔다.오빠소개로만난남자는운명같았다고한다.말단공무원으로시작했던남편은늘입버릇처럼나이먹으면산골로들어가자했는데,옥도면장을지내면서인연을맺은말도에취해자기도마음고쳐먹었다고한다.초로의나이들인데도두사람은눈맞추며바보같이웃기를반복한다.고두만이장은소문난머슴이었다.성실하고근면해서벌써20년가까이말도이장을맡아왔다.그날자리가초면이었지만,관리도이장님을만났을때나,장자도나방축도에서도만나는사람마다그의이야기가빠지지않았다.좋은사람들때문에술자리는화기애애해진다.
---pp.129~130

오래전조기철만되면고군산앞바다에배들이잔뜩몰려들었던시절이있었다.바다가아직풍요롭던시절이었다.진달래꽃이곱게필즈음이면덩달아고군산앞바다에도큰소란이일었다.봄을불러오는것은조기였다.동중국해심해에서월동했던조기는추위가풀리면서서해연안을따라북상했다.입춘즈음에흑산도해역을지나칠산바다와녹도근해를통과한조기들은5월이면멀리연평도까지올라갔다.조기떼를쫓아전국의고깃배들이몰려들었고,흑산도와위도,연평도에서파시가섰다.칠산바다에서멀지않고,위도에서도지척인고군산바다도음력3월이면술렁거렸다.

조업은낮과밤에상관없이들고나는물때에맞춰이루어졌다.바람에의지해움직이는풍선배들은보름과그믐사리에맞추어조기를거두었고,물살이약해지는조금에는항구에배를대고식수와먹을거리를구하거나그물을손질했다.술에취한선주와뱃사람들의노랫소리로섬의포구들이흥청거렸고,만선의기쁨으로들뜬콧노래로바다위에뜬배들도출렁거렸다.산란을앞둔조기들은살이오르고한철의풍요를놓치지않으려는그물질은한밤중에도계속됐다.장자도밤바다에는때아닌꽃들이환하게피어났다.섬사람들은바다가풍요를주던그시절을‘장자어화’라는말에담아두고되새김질한다.그러나이제는단물이다빠진빛바랜추억이되고말았다.선유8경의하나로꼽히던장자어화도흐릿한중노인의기억에서나가물거리는흑백영화일따름이다.
---pp.158~159

섬은버려지는곳이었다.제주와진도그리고거제를비롯한남해의섬이조선초기의주된유배지였다.후기로넘어가면서신안앞바다와멀리는흑산도그리고고군산일대섬들도귀양지로쓰였다.추사김정희와제주도,「어부사시사」를지은윤선도와보길도,『자산어보』의저자인정약전과흑산도이야기는잘알려져있다.고군산군도일대섬도유배지에서빠지지않았다.말도에는심판서라는사람이유배왔다풀려나갔다는말이전하고,『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일성록』등각종사료에서확인된인물만해도100여명에달한다.조선후기문필가로알려진이건창의기록도남아있다.
---pp.169~170

고려가망하면서새로들어선조선의바다는문을닫는다.진포대첩과같은승리에도불구하고새로들어선나라는바다를지킬여력이없었다.태종은멀리는울릉도와독도,흑산도와영산도부터섬들의백성을육지로불러들여섬을비우는이른바공도정책을폈다.세종에이르러서는선유도에있던수군기지도진포로옮기면서부르던이름도따라갔다.섬이많이모여산처럼보여군산진이라불리던이름을내어주고부르던지명앞에‘고’자가붙었다.오늘날새만금앞바다16개유인도와40여개의무인도를이루는고군산군도라는명칭은이렇게생겨났다.
---p.179

등뒤로정점을넘긴해가기울어가지만길어지는탑의그림자저편에서조차사라진섬들의이름은찾아볼수없다.육지의포로가된이상,아무리작아도바다위에서당당했던섬들의자존감은희미해져갈것이다.섬을섬이라부르던이름은더러노인들의흐릿한기억을떠돌다가결국잊혀질것이다.섬을떠나간아이들이부모의고향을잊어가듯파도로키웠던섬의기억을바다도지워갈것이다.지도에서조차찾을수없다.
---p.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