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 : 건축가의 시선으로 그린 부산 어반스케치

도시산책 : 건축가의 시선으로 그린 부산 어반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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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건축가이면서 등단 수필가인 저자는 수필과 어반스케치로 도시 부산의 이야기를 담고 기록했다. 평생을 살아온 도시에서 매일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저자는 “도시의 거리는 늘 사람들에게 말을 건다.”고 말한다. 말을 걸어오는 도시의 거리에서 수필가는 위로를 읽어내고 건축가는 애원을 읽어낸다. 책을 펼치면 가벼운 산책에서 깊은 사색으로 이어지는 여정이 맑은 수채화와 함께 시작된다.
저자

이종민

경상남도거제시에서태어나부산에서자랐다.부산대학교건축공학과를졸업하고,지금은종합건축사사무소효원의대표로있다.부산문인협회에수필가로등단했으며,『윤좌(輪座)』의동인,건축사신문논설위원으로활동한다.저서로는『말을거는거리』(2014),『화첩단상』(2023)이있다.

이종민작가의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j7139

목차


머리말::거리를산책하듯설렁설렁느릿느릿
스토리맵

01.부산을말하다

남항을거닐며::부산남항동/영도다리::부산대교동
건널목을지나면서::부산중앙동/중앙공원에서의생각::부산영주동
아미산전망대::부산다대동/유엔묘지정문에서면::부산대연동
일상의길::부산남천동/광안리풍경::부산광안리
수영사적공원,그푸근한손길로::부산수영동/범어사에가면::부산청룡동
문탠로드숲에서::부산해운대/청사포에부는바람::부산중동
수평을배우는일::부산청사포/대변항멸치털이::부산기장군
온정마을해변의소나무::부산기장군/법기수원지편백숲으로::경남양산시
팔색조같은풍경::부산해운대/부산을그릵다::부산대청동
벽화마을에서::부산우암동

02.도시를말하다

전시장에서::인천송도/오래된것들을향한연모::부산영주동
다운타운에서하는생각::부산부전동/도시와수레::부산동광동한성1918
매축지마을에서::부산범일동/어떤진혼곡::부산범일동
무얼버리고어떻게남길까::부산범일동/사라지는것을그리다::부산범일동
가벼워지기::부산민락동/바다와케이블카::부산해운대
큰바람::부산기장군/도시에대한동물적상상::상상화
빈집줄까?::부산영주동/도시의비애::인천송도
용적률과그린벨트::경기도연천군/태종대가던길::부산태종대
바다의끝::부산해운대/물의도시::부산기장군
스카이라인이란말::부산해운대/도시의풍경과건축가::부산대교와영주동
문제는창의력이야,바보야::부산초량동/꽃밭에서::부산중동

03.건축을말하다

도시의집을내려다보다::부산범일동/빈집에대한생각::부산좌동
아름다운재생::충남논산시/산책길의플래카드::부산좌동
욕망이라는이름의높이::부산해운대/더낮게임하게하소서::부산남포동
의식을지배하는공간::상상화/느린건축::경남양산시
‘작은건축’에대한생각::양산화제리계획안/건축과이미지::카페계획안
그림자놀이::충남태안군/동결되지않기::제주도방주교회
물의건축::제주도본태박물관/노트르담::2019년노트르담성당의화재
상징과실체::민음사책표지를모사함/
눈을그리다::기차안에서바라본경기도어느산간
아난티코브,경계에서다::부산기장군/아파트정원의매화나무::매화나무
꽃과물,그리고땅::밀양위양지/위기의지구와건축::일상화된차량정체의모습

출판사 서평

건축가와동행하는도시산책

우리는매일거리를걷는다.출근하기위해,쇼핑하기위해,누군가를만나기위해,그리고운동하기위해잰걸음으로걷는다.이때거리는목적에이르는길일뿐이다.그러나산책은다르다.산책은저자가말하듯“설렁설렁느릿느릿”걷는걸음이다.목적없이배회하고경험하는것이다.일상에서한발떨어져걷는느린걸음에는우연한경험이개입되고그장소에대한이해가뒤따른다.보이지않던것을보게되고,새로운것을발견하게되고,거리가건네는말을듣게되고,한번도던지지않았던질문을하게된다.

건축가이면서수필가이고어반스케치작가이기도한저자는“도시의거리는늘사람들에게말을건다.”고말한다.매일다른모습으로말을걸어오는도시의거리는“어떨땐정겨운동반자의모습이었고,어떤날은몸서리치는혐오의대상”이었으며,“그러한거리가사람에게거는말은위로이기도애원이기도하였다.”고한다.도시의거리가건넨위로와애원을포착한저자의시선을따라산과물의도시부산을걸어보자.

평생살아온도시의변화

도시는날마다변화한다.평생을살아온도시에서도격세지감을느낀다.그많은사람을품고있는도시에서변화는자연스러운일이다.그러나저자는“날로줄어드는도로위의햇빛”이나“고개를한참돌려야마침내보이는하늘”은아쉬운일이고,“해를보지못하는나무에대한연민”또한우리를우울하게만든다고말한다.“끝없이높아지는건물을닮은,표정을감춘사람들의브레이크없는욕망”을버겁게끌어안고있는도시를안쓰러워한다.

그러나세월이흘러도격세지감을느끼지않는곳도있다.광안리해변에서저자는이렇게말한다.“이곳의변모는마치내가나이가들고얼굴에주름이생기는속도에맞추기라도하듯실로천천히이루어졌으며무척자연스러운것이라서,나는이바다의변모를부정하거나안타까워하지않고여전히친구같이곁에선풍경으로서사랑하고자랑한다.”

그리고청사포에서는오래된마을과그곳에서삶을일구어가는이웃들을생각한다.“나는이마을이좀덜세련된모습을여전히간직하길바란다.오래된작은집들이조금씩수선되어불편하지않았으면하고,길이깨끗해지고불이더밝았으면하는마을사람들의염원이차츰받아들여지는그런마을이었으면좋겠다.그리하여바다를삶의터전으로삼아온이곳사람들이바다를등지고고개너머로이사가는일은더더욱없었으면좋겠다.”

높은집과좁은방을벗어나는도시산책

“그곳이지켜온이미지와스토리,역사와장소로서의도시적맥락”을잃지않은도시는“생명체가이루어낸또하나의생명체이며,그근원은개개시민의가슴에닿아있다.”그러나“질식할만큼꽉차버린집들과줄어드는도시의인구.용적의욕심에건물은도로에큰그늘을만들고,좁은틈으로건물사이바람은드세어졌다.”그곳에서“사람들은높은집과좁은방에갇혀버렸고,밖으로나오면길을잃는다.”

저자의맑은감성과넓고깊은사색의시선을따라갇혀있던“높은집과좁은방”을나와도시산책에나서면잃어버린길을찾게된다.일상적인거리는물론관광명소로알려진벽화마을의본모습을다시생각하게되고,재개발열풍에휩싸인도시에서의우리삶을돌아보게된다.또오래잊고지낸“어차피이시대가프로메테우스의치열한의지를망각하고있을바에는,새롭다는것이오히려진부하다고여긴이후뜬금없이낡고오래된것들에대한연모의마음”을갖게되고,그모든역사의어느시점에서서오래된도시를담는저자의스케치북을열어보게된다.그렇게우리는도시에서우리를확인하게된다.“나는한시점의장면을기록하려한다.내가그러한지점에존재하였다는개인적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