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부작 1: 복사꽃 그대 얼굴

강남 3부작 1: 복사꽃 그대 얼굴

$16.73
Description
중국 최고 권위 마오둔문학상 수상작!
급변하는 중국 백년사, 3대가 꿈꾸는 이상향, 강남!
《강남삼부작》은 중국의 대표적인 작가 거페이(格非)가 10여 년의 창작 과정을 겪으며 2011년 세 권으로 완결하여 출간한 장편소설이다. 《복사꽃 그대 얼굴(人面桃花)》(2004년), 《산하는 잠들고(山河入夢)》(2007년), 《강남에 봄은 지고(春盡江南)》(2011년) 등 세 권은 개별적으로 하나의 완결된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혈연으로 맺어진 한 가족의 연대기적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서로 다른 주인공 남녀의 이상적인 삶 또는 사회에 대한 욕망과 절망적 회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연계된다. 거페이는 자신의 장편소설 《강남삼부작》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소설 강남삼부작의 주요 소재는 애정이다. 애정 이야기를 앞 무대에 세우는 것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나머지 목표는 그 뒤에 부가되어 있을 뿐이다.”

실제로 《강남삼부작》은 남녀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복사꽃 그대 얼굴》은 강남 퇴직관리 집안의 아가씨인 루슈미와 혁명당원 장지위안의 애틋하면서도 내밀한 사랑 이야기로 가득하고, 《산하는 잠들고》는 메이청 현의 현장인 탄궁다와 야오페이페이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전편에 흐른다. 마지막 《강남에 봄은 지고》는 시인 탄돤우와 팡자위 부부의 혼인생활과 사별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설사 애정이 중심이라고 할지라도 핵심 주제는 역시 루슈미와 그녀의 아들 탄궁다, 그리고 손자인 탄돤우를 대표로 하는 이들의 이상세계에 대한 몽상과 현실에서 부딪치는 절망이다. 우리는 이를 유토피아에 대한 갈망과 현실적 절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작자는 스스로 ‘유토피아’라는 말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굳이 ‘강남(江南)’이란 말을 소설 제목에 붙였다. 이는 작가 자신이 강남의 수향(水鄕)인 단투현 딩강향(丁崗鄕)의 집성촌인 류자촌(劉家村) 출신인 까닭이기도 하며, 은연중에 ‘강남’ 또는 ‘강남’ 문화권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남삼부작》은 연대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은 시간의 흐름을 온전하게 따라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을 격절시키고, 생략한다. 마치 인물이나 사건의 전후 사정이 아니라 주제에 몰입하라고 요구하는 듯하다. 삼부작의 두 번째 작품 《산하는 잠들고》의 배경은 전편인 《복사꽃 그대 얼굴》의 배경인 푸지에서 메이청으로 바뀌며, 세 번째 작품 《강남에 봄은 지고》의 배경은 다시 허푸로 바뀐다. 물론 그곳은 모두 저장(浙江), 즉 중국 강남에 소재한 지역이다. 소설의 중요 인물인 루슈미와 탄궁다, 탄돤우는 혈연관계로 얽혀 있는 인물들이지만 실제 생활을 같이 하거나 애증을 나눈 적이 없다. 이렇듯 상호 독립적이지만 화자서(花家舍)라는 이상향을 중심으로 끈끈하게 얽혀져 있다. 이런 점에서 《강남삼부작》은 하나의 주제를 설정하여 각기 다른 리듬과 선율, 화음 등을 변화시켜 하나의 악곡으로 만든 변주곡(變奏曲)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거페이

1964년장쑤성(江蘇省)단투현(丹徒縣)에서출생했다.화둥(華東)사범대학에서중문학을전공하고,1998년같은대학교수가되었다.이후2000년부터는중국최고명문대학인칭화대중문과교수로재직중이다.문학,사회,역사등다양한방면으로깊이있고탁월한사고를보여주는학자이자작가로서거페이는현대중국문단에서독보적인자리를차지하고있다.한마디로독특한풍격을지니고있다고평가받는거페이의작품세계는강인하고,우아하며,정확하고,지혜롭다.‘2004년장편소설순위1위’,‘제2회21세기정균쌍년鼎鈞雙年문학상’,‘제2회중국도서세력방勢力榜’문학1위,《신경보新京報》‘2011년문학치경도서致敬圖書’등다양한문학상을수상했고그의작품은영어,불어,이탈리아어,일본어등으로번역되어해외에도널리소개되었다.《인면도화(人面桃花)》,《산하입몽(山河入夢)》,《춘진강남(春盡江南)》으로이어지는이른바‘강남3부작’은1990년대중반부터구상하여끊임없는탐색과고민끝에2011년완성한대작이다.작가는수준높은예술성을추구하면서도폐부를꿰뚫는사고와서사로한세기중국사회의정신적흐름을보여주었다.2015년제9회마오둔문학상수상작품이다.

목차

저자의말-05
옮긴이의말-07
제1장|육손이-23
제2장|화자서-155
제3장|꼬맹이-283
제4장|말을금하다-423

출판사 서평

《복사꽃그대얼굴》:20세기초중국인이꿈꾸었던이상향,강남!

‘강남3부작’의첫작품인《복사꽃그대얼굴(人面桃花)》은청나라말기부터중화민국초기까지시대적이상과급변하는사회분위기에휩싸인강남관리집안의아가씨루슈미의인생을이야기한다.〈도화도(桃花圖)〉로인해미쳐버린아버지가갑자기집을나가고,‘사촌오빠’라고하는장지위안은‘대동세계’의꿈을꾸는혁명당원으로그녀의집으로숨어든다.돌연루슈미에게세상의신비한문이열리는듯하지만혁명당은무너지고장지위안의일기는루슈미의마음에아린상처를남긴다.곳곳을떠돌던루슈미가혁명당이라는이름아래돌아오고혁명을향한그녀의청사진에는도화원에대한아버지의염원,대동세계에대한장지위안의꿈이서려있다.
현대한어(漢語)에서‘강남’은장쑤,안후이를비롯한창장(長江)이남지역과절강북부및상하이를포함한다.하지만진한(秦漢)이전‘강남’은창장하류오월(吳越)지역이아니라창장중류창장과샹장(湘江)일대,즉지금의호북,호남일대를말하며때로강서까지포함된다.따라서강남은대략창장이남지역의총칭이라고할수있다.그곳은거대한창장이흐르면서도처에호수와늪이자리하고매우(梅雨:강남에매실이무르익을때내리는장마)가상징하듯봄과여름은물론이고심지어겨울까지비가내린다.몽롱한분위기,습한기운,뽕나무와대나무,우거진수풀,고적한섬,복사꽃과매화를비롯한온갖꽃들,그리고쌀과고기가넘쳐나는풍요한삶은강남의대표적표상이다.《복숭아꽃그대얼굴》의중요배경인화자서(花家舍)는바로그런곳이다.

내생각에는이곳이야말로진정세상밖의도원(桃源:무릉도원)이란다.내가심혈을기울여고심한지가벌써이십년이야.뽕나무며대나무는물론이고아름다운연못이있어걷다보면흥취를느끼게되지.노인네,어린아이할것없이절로편안하단다.봄빛은아름다운풍광을만들고,가을서리는국화와게를선사하지.두둥실배에오르면바람이옷깃을스치고하늘과땅이어울리며사계절내내거칠것이없어.밤에도문을닫지않고길거리에물건이떨어져도함부로줍는이가없으니실로요순시대의기풍이라할수있지.집집마다내리쬐는태양도모두똑같아.봄날은화창하고풍광이아름다우며,이슬비는부드러워복사꽃과배꽃이서로아름다움을다툴때면벌들도길을잃게되지.
?《복숭아꽃그대얼굴》,195P

천하가태평한요순시대의기풍이남아있는곳,자연이아름답고사람들이살기좋은곳.바로이러한곳이《복숭아꽃그대얼굴》의여주인공루슈미의부친인루칸이그렸던무릉도원이자그녀의연인장지위안이혁명을통해이루고자했던대동세계이고,왕관청의도화선경(桃源仙境)인화자서이다.이런점에서화자서는춘추전국시절초나라노자(老子)가꿈꾸었던소국과민(小國寡民)의이상향이고,동진(東晋)의도연명(陶淵明)이말한무릉도원이며,도교에서지향하던별유동천(別有洞天)이다.그리고중국유가들이꿈꾸었던세상,만인이배불리먹고따스하게입는소강(小康)사회이자,자연과더불어만물이평등하고자유로운대동(大同)세상이다.
그러나소국과민은대국다인(大國多人)을추구하던춘추열국의욕망을부정하며내놓은지상(紙上)의낙원일뿐이며,무릉도원은난리를피해궁벽한곳을찾아숨어살던이들의도피처일뿐이다.또한소강사회는지금도미래의정책지표가되는요원한희망일따름이니어찌대동세상의청사진을펼칠수있겠는가?
루슈미의부친인루칸이끝내실성하여가출한것이나장지위안이허무하게목숨을잃은것,그리고왕관청의도원선경인화자서가부자들의재물을약탈하여나눌뿐살상은하지않는다고했지만산적들의산채이거나도적의소굴로전락할수밖에없었던것은바로이때문이다.

화자서를모든사람들이먹고입는것도풍족하고,겸양으로예를갖추고밤에대문을닫지않아도도적이들지않으며,길거리에물건이떨어져도함부로집어가는이가없는천태산의무릉도원으로만들고싶었던거야.결국은명名과이利라는두글자,즉명성과이익에서벗어날수없었던거지.왕관청은스스로극도로검소하게지내며시원찮은차를마시고소박한식사를하며해지고남루한옷을입는등궁핍한생활을했어.겉으로는비록명리를좇지않는다고말하긴했지만화자서3백여호사람들의존경을얻고자했으며,화자서의아름다운이름이천하에널리퍼져죽은후에도천고에이름을날리고자했던거야.이것이그의큰집념이었지.
?《복사꽃그대얼굴》,248P

결국남자들,특히지식인들의이상국은이렇게미치거나죽임을당하는식으로끝이난다.그러나슈미는그들이꿈꾸었던무릉도원을실천에옮긴다.자신의고향인푸지에서집안의재산을모두털어학교를만들고사람들을모집하여비밀결사를조직한다.그것은그가사랑했던장지위안의꿈을이루는일이자부친의목표를달성하는것이고,왕관청이설계한대동사회를만드는일이었다.하지만그녀역시남자들과마찬가지로이상향건설에몰두할수록점점더대중들에게소외되고,결국영어(囹圄)의몸이되고만다.그녀는현실에대한인식이부족했고,그만큼그녀의꿈은현실에서벗어났기때문이다.과연인간에게이상향이란명성과이익을위한또하나의집착일뿐일까?

[옮긴이의말]
역자는거페이의장편소설《강남삼부작》을번역하면서특히지식인의이상세계에대한몽상(夢想)과현실세계의환멸(幻滅)에주목했다.‘옮긴이의말’제목을‘강남몽(江南夢)의연대기’로잡은것은책의제목인《강남삼부작》이바로강남몽에대한100년의역사라고생각했기때문이다.
《복사꽃그대얼굴》의시대적배경은20세기초엽이고,《산하는잠들고》는20세기50~60년대(1952년부터1962년까지),그리고《강남에봄은지고》는1978년개혁개방이후1980년대이후의모습을보여주고있다.하지만100년이란세월이단순히근대에서지금까지의역사를지칭하는것은아니다.무엇보다《복사꽃그대얼굴》에나오는인물들이꿈꾸었던이상세계가고대부터이어져온이상향의연장선상에있다고생각하기때문이다.이런점에서《강남삼부작》은‘강남몽’,즉이상향에대한중국인들의희망과절망을보여주는일종의연대기라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