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구왕 서영

피구왕 서영

$12.00
저자

황유미

아침엔읽고낮에는쓰고,밤에는생각한다.쉬는날엔동네서점에가는동네작가.1989년경상남도창녕에서태어났다.아홉살때부터쓰는삶을상상했고,학창시절유일하게좋아한과목이문학이라자연스럽게독어독문학을전공했다.그러나직업으로서의작가는아무나될수있는게아니라는두려움에급하게진로를수정하여첫직업으로회사원을택했다.작가가아니면글을쓸수없다는금기라도있는것처럼의식적으로수년간피하다가,우연히쓰게된글에발목이붙잡혔다.쓰지않는낮이아까워잠시본업을그만둔후올여름내내낮이고밤이고원없이쓴결과물이『피구왕서영』이다.앞으로도기꺼이글에발목이붙잡힌채로쓰고싶다.밤에자고낮에쓰며,해가긴여름을좋아한다.불안할때는글을쓰고브런치에올린다.앤솔러지『페이지스2집-나를채운어떤것』을함께썼다.

목차

-추천의글
-프롤로그

-피구왕서영
-물건너기프로젝트
-하이힐을신지않는이유
-까만옷을입은여자
-알레르기

출판사 서평

인간을병들게하는것은인간이다.
집단속관계의정렬과그안의실태를현실적으로그려내다.


사회는단순하리만치약육강식의형태를띠고있다.관계안에서약자는강자의눈치를보고살아남으려애를써야한다.이것은회사생활이나군대와같은특별한상황에국한된것이아니다.여기에서사회는가족,학교,회사,그이외의관계에모두해당한다.
작가는〈피구왕서영〉에서피구라는경기에사회를투영했다.단지누군가를맞춰쓰러뜨리는것뿐만이아니라,편을나누고개인의신념을굽혀서져주어야하는상황이발생하는것까지우리사회와유사하다.피구경기를하는아이들은모두초등학생이지만,집평수로생활수준을파악하고무리에반하는이와격리시키려는행위모두지금의우리와다를바가없다.
≪피구왕서영≫은섬뜩할만큼우리사회를잘표현하고있다.집단에서쪼그라드는자아를바라보며가장큰자괴감을느끼고,개인의의식이점점흐려져간다.또한〈알레르기〉와같이인간을인간이병들게한다는사실을꼬집는다.지나친간섭,무뎌진시민의식,배려없는몰상식함까지타인을사랑할수없는현실이고스란히드러난다.
지금까지문제의식을느끼지못했을수있다.집단안에서안전하길바라고살아남으려고군분투하고있었기에시야가좁아졌을것이다.그러나지난날을되돌아본다면사회속에만연한집단적염증을발견할수있다.≪피구왕서영≫을통해당신이몰랐던것이아니라외면하고있었다는사실을마주한다면,집단속에서잃어가고있던자신을찾을수있을것이다.

모든아이의시선이서영에게쏠렸다.아이들의눈빛에는분명한부러움과질투가섞여있었다.눈빛으로보건대현지는확실히모두가옆에가고싶어하는아이임이분명했다.이미교실내에서아이들의먹이사슬관계에까지깊숙이관여하고있는포식자집단인데도불구하고,이안에서다시유현지라는우두머리를둘러싸고경쟁을벌이고있는것이었다.
-43쪽<피구왕서영>중에서

현지가나서서서영을두둔했다.현지는서영쪽으로걸어와누가봐도‘나는얘편이다.’라는행동을취하며서영을변호했다.그러자서영을탓하던짝은금세입을다물었고서영에게짜증을풀려고했던다른아이들도장전하고있던총을거두는기운이느껴졌다.그순간서영은자신이마지막순간에규칙을무시하고현지의편이되기를자발적으로선택했다는것을깨달았다.
-58쪽<피구왕서영>중에서

사람알레르기항원때문에고생하던많은대한민국회원들은여전히매일알레르기반응에잠을못이루기도하고,유인물에인쇄된몇가지물렁물렁한대사만으로는감당할수없을만큼신종유형의언어폭력을당했다는하소연이커뮤니티에올라오기도한다.그러니결과적으
로우리의범지구적인연대가성공했느냐는질문에는아직그렇다는답을할수없다.그래도많은회원이협회를탈퇴하지않고남아있다.아마도나를포함한회원들모두미약하게나마변화를느끼고있기때문이다.
-226쪽<알레르기>중에서

집단내에서빈번한‘코르셋씌우기’
개인의개성을죽이고튀지않을것을강요받았던우리의이야기


비단겉모습만의문제가아니다.사회적으로요구되는불필요한가치들은‘코르셋’으로통한다.누군가에게잘보이기위해서는하이힐을신어야하고,색조화장으로얼굴빛을밝혀야한다.“잘보이려면당연한것아니야?”라고묻는질문에저자는불편함을감출수없었다.
중요한순간깔끔하게,단정하게입어야하는것은당연하지만,'예쁘게'의기준은너무편협하기때문이다.여성은보다여성스럽게,남성은보다남성스럽게.이~스러운것들은말투,표정,옷들을모두포함한다.이모든성적인구별과코르셋안에서개인은존중받을수없는것일까?
<하이힐을신지않는이유><까만옷을입은여자>는이집단내코르셋을이야기한다.자신이좋아하는것보다타인의평가에휘둘려선택하게된것들에대한것이다.
사회적으로예쁜모양새가통일이라도된듯이,온갖미디어와생활속에서남자와여자의바람직한모습이그려진다.남녀뿐만아니라학생은학생다워야한다거나,아이나어른에게서원하는모습을강요하는것모두사회적코르셋의일종이다.개인의개성을인정하지않고사회적으로통일시키려는것은폭력적이기까지하다.‘있는그대로아릅답다’는슬로건을쉽게내걸면서도사회는있는그대로의모습을인정하지않는것이다.
집단속에서타인의시선이나평가를지나치게의식하게되거나,이부당한간섭들로부터벗어나고싶은이들에게추천한다.

스무살때미팅하는날굽이8센티미터인하이힐을처음신었어.예쁘게입고나가야한다는강박이있었는데,그때여자애들머릿속에는‘예쁘게입는다.’는이미지가다들비슷했나봐.애들이다치마에하이힐을신고세상불편하게나왔어.옷차림이너무비슷해서서로머쓱할정도였지.하이힐효과로키가8센티미터나커졌는데이상하게도걸음걸이가어색했어.종종걸음으로밖에걸을수없었지.지금생각해보면꽤우스웠을거야.그때는걸음걸이가어떤지돌아볼여유가없었어.아팠고,아팠고,아팠거든.
-175쪽<하이힐을신지않는여자>중에서

희수는누가하이힐을신으라고말한적없다고말하며자신의미련함을탓한다.누가하이힐을갖다준건아니지만희수가‘어른여자’가되기위한물건으로하이힐을택한것은결코그녀가미련해서가아니다.하이힐에부여된어른여자의상징성은희수개인이만들어낸허상은아니니까.
-182쪽~183쪽<하이힐을신지않는여자>중에서

머리가커지면서엄마의취향에가까운옷을입는횟수는줄어들었고,옷장안에는여자가직접고른까만옷도제법많이생겼다.하지만여자의취향에꼭맞는옷만며칠째계속입다보면잔소리가따라붙곤했다.엄마는여자가법적성년이된이후에도당신만의기준에따라여자가‘예쁨’의범주에속하는것들과최대한친해지도록,그리고‘예쁘지않음’을경계하도록관리하는데여념이없었다.엄마는여자가예쁘기위해노력하지않는걸이해하지못했고,특히어둡고밋밋한옷만골라입는건예쁘지않다고여겼다.
-190쪽<까만옷을입은여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