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산책 (양장본 Hardcover)

마지막 산책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이 손으로 엄마를 돌보고
이 손으로 엄마를 죽였다!”

감당할 수 없는 절망적인 가족 간병의 현실
돌봄의 사회화, 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
저자

나가미네마사키

일본나가사키현에서태어나규슈대학법학과를졸업했다.사법시험을준비하는와중에진로를바꿔작가가되었다.법률,정치,경제분야를중심으로취재및집필활동을하고있다.이책은저자의데뷔작이자30만부이상판매되면서베스트셀러에오른《재판관의폭소말씀집裁判官の爆笑お言葉集》(2007)에서독자들에게가장큰반향을일으켰던사건을따로뽑아그림책으로만든것이다.

목차

마지막산책

부록
01어떻게해야했을까|간병이직방지컨설턴트구라사와아쓰시
02어떻게해야했을까|임상심리사이토히데나리
03어떻게해야했을까|간병복지전문변호사소토오카준
04어떻게해야했을까|《시사IN》탐사기획팀장변진경

출판사 서평

치매노모,노인간병,간병살인…
죽음보다깊은가족돌봄의굴레
더는개인이아닌우리사회가마주해야만하는이야기

일본은세계사에서전례없이빠른속도로고령화사회AgingSociety에서고령사회AgedSociety로,이어초고령사회SuperAgedSociety로접어들었다.65세이상인구가전체인구의20%이상인초고령사회일본에서는수많은신조어가탄생하고있다.독거노인,무연고노인,고독사,고립사,노노老老간병,간병이직,노인표류사회,노파유기사회등어느것하나긍정적인의미로사용하는말이없다.그중에서도일본의현실을가장상징적으로보여주는말이이른바‘간병살인’이다.간병하던이가돌보던이를살해하거나함께혹은스스로목숨을끊는일을뜻한다.2020년기준,인구의15.7%가65세이상이며2025년에는20.3%로인구5명중1명이노인이되는우리나라의사정은과연어떨까?
《마지막산책》은실제로일본에서일어난‘간병살인’을주제로삼아간병가족의현실을조명하며우리각자가,또우리사회가무엇을해야하는지를문학적으로담아낸작품이다.2006년에50대남성이10년간치매로투병중이던80대노모를살해한사건이이작품의주요모티브이다.이사건은자식이부모를살해한예외없는패륜범죄이지만,그만큼돌봄의고통이얼마나큰지를보여주는가장단적인사례이기도하다.10년도훌쩍지난과거의사건을현재로소환해책으로재조명한데에는그동안가족주의에기대온돌봄이얼마나허술한지를고발한다는측면도있지만,이미독박간병과간병살인이한국사회의반복적문제로굳어져가고있는상황과인식을같이한다.또한코로나19를통해돌봄의위기가여실히드러났다는점도기인한다.‘돌봄의사회화’요구가더욱커지는요즘,시의적절한문제제기가아닐수없다.
이책이간병살인을다루는방식도주목할만한다.그림에세이라는틀을빌려담담한묘사와절제된문장으로자칫자극적이거나무겁게느껴질수있는문제에독자의마음을부드럽게끌어모은다.여기에각분야전문가들의조언은우리가돌봄의문제에어떻게접근해야하는지를다각적으로살피게한다.이책이간병살인을둘러싼돌봄의문제가더는개인의문제가아닌,우리사회의문제라는인식에한발더다가가는계기가될것이며,돌봄의의무를홀로떠안은간병가족에게는따뜻한위로와공감의메시지가될수있을것이다.나아가앞으로어떻게안전한사회를만들어갈수있을지,인간의삶에필수적인‘돌봄’이어떻게사회적으로지속가능하고필요한사람누구에게나원활하게제공될것인지에대한고민도던져줄것이다.

늙고병든엄마와가난한아들,
그들이함께한마지막산책길

하루는치매로투병중인노모를10여년간홀로돌봐왔다.치매에걸린어머니는방안에여우가뛰어다닌다며한밤중에한시간이멀다하고일어나기일쑤였고,그런어머니를간병하면서하루는만성수면부족상태로5년간직장생활을계속했다.하지만치매가점점심해진어머니가대소변을가리지못하고,주변을배회하다경찰의보호를받는일이잦아지자하루는주변사람에게폐를끼치지않고자직접간병을하기로하고직장을그만둔다.대신어머니를돌보면서도할수있는다른일을찾기로했다.하지만마땅한일자리는쉽게나타나지않았다.일을구할때까지당분간경제적지원을받을방법이없을지구청을찾아가도움을요청했지만받아들여지지않았다.

“하루씨는충분히일하실수있는상태잖아요.일을하셔야죠.”

집세는커녕끼니를잇는것자체도매우곤란해졌다.자신의끼니는이틀에한번으로줄이면서까지하루는어머니의식사만큼은거르는법이없었다.하루하루를힘겹게버텨내고있었지만,상황은더욱악화되었고,결국하루는마지막결심을하게이른다.그리고그날,한낮에시작된어머니와의산책은어둠이내린뒤로도한참이어졌고어느덧한적한외곽지역에다다른다.도심의화려한불빛이비켜간장소.어둠과고요만이자리한그곳에서그날의긴산책은그렇게끝이나는데…….

“이제끝이야.끝이라고.
엄마한테줄수있는게이젠아무것도없어.
그동안엄마가날어떻게키워왔는지내가잘아는데,
그래서엄마한테조금이라도보답하고싶어서안간힘을다했는데.
엄마,미안해,못난아들이라서정말미안해.”

당시이사건을담당한판사는가해자에대한심판보다제도와행정의모순을환기하는판결문내용으로일본사회에경각심을불러일으켰다.판사는“피고인은피해자를헌신적으로보살펴왔으며피해자는피고인의헌신에감사할뿐조금도원망하지않을것이고,엄벌도바라지않을것”이라며가해자어머니의심정을헤아린뒤“이사건으로심판을받아야할것은피고인만이아니다.개인의일탈이아닌,사회문제로인식되어야함이마땅하다.간병보험과생활보호등사회보장제도전면의검토가필요할것이다”라고지적했다.사건은‘온정판결’이라는제목으로대서특필되어일본사회에치매고령자와가족의문제를환기시키는중요한계기가되었다.

‘내게도닥칠수있다’는상상력과
돌봄의사회화를향한보편적공감대형성이필요하다

간병살인에는기약없이돌봄시간은길어지고,아픈가족을돌보느라경제적활동은줄어들고,간병비용은늘어나는돌봄가족의비극이담겨있다.한보도에따르면,현재우리나라가정20가구중한집에는간병이필요한가족이살고있다.그리고그환자의숫자만큼간병을하는가족들이그들곁에존재한다.담장안그들만의이야기는예기치않은고백으로종종세상에드러나곤한다.“60대여인,팔순할머니손잡고철로에뛰어들어…”“발달장애인자녀를둔어머니,자녀죽이고스스로목숨을끊어…”“40대아들치매를앓던아버지를폭행해숨지게해”“뇌경색딸15년간병끝에살해한70대노모집행유예”“조현병을앓던딸을살해한60대어머니에게징역4년을선고”“45년전이혼아내간병중살해한80대,2심도징역8년”…….

“우리의문제다”라고사회적문제로인정받기전의문제들을떠안고사는개인들은매우불행합니다.《마지막산책》의하루가그렇습니다.“개인의일탈이아닌,사회문제로인식되어야함이마땅하다”라는판사의선언이일본사회에충격을주기전까지,하루혹은일본내하루와비슷한처지의사람들에게간병은말그대로‘죽을힘을다해’나나내가족스스로감당해야할몫이었습니다.

대부분의사람이돌봄이라는문제에직면하면서사회와의단절을경험한다.외부와의관계가지속적으로하나씩끊어지고,단절되고,상실되는과정에서결국간병하는이와돌봄을받는이,이둘만의관계만남게된다.상황이이렇다보니아픈당사자뿐만아니라간병가족의건강또한악화되며심리적으로도매우불안정한상황에놓이게된다.그들마저‘숨은환자’가되었거나‘환자’가되어가는셈이다.사건을취조하던형사가하루에게“이렇게되기까지왜아무에게도도움을요청하지않았습니까?”라고묻고,재판장에서검사가“곤경에처했을때국가나타인에게의지한다는게왜부끄럽습니까?”라고질책했듯이벼랑끝에다다른개인이어떤사건을일으키고나서야사람들은묻고질책한다,그지경이될때까지왜아무말도하지않았냐고….

어려움에처한사람들에게당신들스스로알아서도움을찾으라고요구하는건너무나가혹합니다.그들은자신을짓누르고있는고통과부담감만으로도이미충분히괴롭습니다.사회가좀더먼저그들을찾아나서야합니다.어딘가에고립된사람은,벼랑끝에서곧떨어지기직전인사람은SOS를외칠힘과정신이남아있지않습니다.구조를요청하는것보다아예그냥나락으로떨어져버리는게더낫겠다느끼는사람들입니다.그들을조금이라도더먼저발견해서먼저손을내밀어주는데에사회의많은자원을투입해야합니다.

돌봄이라는문제를사회가안고사람들이함께나누지않는한비극은계속될수밖에없다.모두가함께사회속에서간병살인처럼무서워지는돌봄현실을제대로인식해야한다.《마지막산책》속하루이야기처럼뒤늦게가슴치는이야기들이더많이생겨나기전에돌봄노동을평가절하하고당연히가족이해야할일로생각하는우리사회전반의인식이개선되어야한다.더불어돌봄보호자들을위한다양한지원등의공공서비스제도도시급히재정비되어야할때다.‘돌봄의사회화’,더는선택이아닌생존의문제임을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