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쓰기, 좋은 글에서 더 나은 글로

고쳐쓰기, 좋은 글에서 더 나은 글로

$18.00
Description
“위대한 글쓰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위대한 고쳐쓰기’만이 존재할 뿐”
좋은 글은 고쳐쓰기에서 나온다!
오스카 와일드는 “쉼표 하나를 삭제했다가 다시 붙여넣느라 오전 시간을 전부 허비했다”고 한다. 헤밍웨이는 《무기여 잘 있거라》의 마지막 문장을 서른아홉 번이나 고쳐썼고,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를 하도 많이 고쳐 초고의 형태를 알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중에도 ‘퇴고의 신’은 오노레 드 발자크다. 원고를 인쇄소에서 조판한 뒤에도 끊임없이 고쳤는데, 언론사나 출판사에서는 그를 위해 특별 교정지를 준비해야 했다고 한다. 한가운데에 활자를 찍고 위아래 양옆에 넓은 여백을 마련해 가필할 수 있도록 했다. 발자크는 여기에 고칠 문구와 더할 문장들을 빽빽하게 써넣었다. 여백이 모자라면 뒷면에 이어 쓰고, 그것도 부족하면 다른 종이에 따로 써서 풀로 붙였다. 위대한 작품은 이렇게 집요한 퇴고를 거쳐 탄생했다.
퇴고는 글쓰기의 마지막 단계다. 작가는 자신이 들일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고쳐쓰기에 다 쏟아붓는다. 아무리 대단한 작가가 쓴 글이라도 충분히 고치지 않았으면 ‘작품’이 아닌 ‘원고’에 불과하다. 그만큼 퇴고는 글쓰기의 본질이다. 《고쳐쓰기, 좋은 글에서 더 나은 글로》는 윌리엄 제르마노William Germano가 편집자이자 저자, 글쓰기 강사이자 학자로서 그간 쌓은 글쓰기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드시 알아야 할 ‘고쳐쓰기의 방법론’을 핵심만 추려 짚어주는 책이다. 현재 쿠퍼유니온대학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윌리엄 제르마노는 컬럼비아대학교 출판부와 영국 루트리지 출판사에서 일하며 주디스 버틀러, 벨 훅스, 가야트리 스피박, 폴 드 만 등을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린 저명한 출판인이기도 하다. 이 책의 목적은 리포트, 학위논문, 학술논문, 학술서 등 학술적 글쓰기를 해야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침서가 되는 데 있지만, 글쓰기의 기본을 다룬다는 점에서 인문, 사회, 과학 분야 교양서를 집필하는 작가와 편집자에게도 이 책이 유용한 조언이 될 것이다.

“다듬는 과정을 즐기자. 나는 글쓰기는 좋아하지 않지만 고쳐쓰기는 아주 좋아한다. 특히 잘라내기를 좋아한다. 삭제키를 눌러 불필요한 단어나 문구나 문장을 없애는 것이다. 따분한 표현을 더 정확하고 빛깔 있는 말로 바꾸는 것도 좋아한다. 문장과 문장의 연결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단조로운 문장을 유쾌한 리듬과 우아한 선율이 있는 문장으로 고치는 것도 즐겁다. 작은 것을 하나하나 고쳐나가다 보면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곳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으며, 결국 그곳에 도달했을 때는 게임을 승리로 이끌어준 것이 글쓰기가 아니라 고쳐쓰기였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

윌리엄제르마노

WilliamGermano
미국컬럼비아대학교에서영문학을공부하고인디애나대학교블루밍턴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컬럼비아대학교출판부편집주간을지내며가야트리스비박,폴드만,폴보베등세계석학들의저작을출간했고,영국루트리지출판사로자리를옮긴후에는주디스버틀러,벨훅스,마저리가버등과작업하며그들이세계적인작가반열에오르는데일조했다.문학및문화비평이론분야에가장영향력있는인물로평가받으며,십수년간영미전역을누비며작가이자편집자로서글쓰기와출판관련강연과세미나를해왔다.저서로는《생각을책으로내기까지GettingItPublished》,《논문에서책으로FromDissertationtoBook》,《교수요목Syllabus》(공역)등이있다.현재는뉴욕에위치한쿠퍼유니온대학교예술과학부학부장겸영문학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1시작버튼을눌러라
2좋은글에서더나은글로
3내글을이해하려면
4논지를찾을것
5구조를세울것
6독자를기억할것
7글이원하는것은무엇일까
감사의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내글을이해하려면…”
글이말하는소리에귀기울여라!

고쳐쓰기란단순히오탈자를잡아내고오류를수정하는일이아니다.오히려글의의도를더분명히벼리고,자기글을바닥부터찬찬히생각해봄으로써내가하려는말,내가가려는방향,그리고독자를특정방향으로이끌려는이유를명확히하는일에가깝다.또한무엇을놓쳤는지,무엇이방해가되는지,문장배치나어조는적절한지살핀다.말해야할것,말하지말아야할것,다른방식으로말해야할것도염두에둔다.

이때도움이되는방법이소리내어읽기다.짜임새있는좋은글은읽기에도좋을뿐아니라듣기에도좋다.저자는‘청각적쓰기acousticwriting’이라하여소리내어가다듬는방식을강조하는데,여기에서핵심은‘글이직접말할’수있도록반복해낭독하고듣는것이다.즉,경청하기다.이과정에서저자는“단어자체를넘어단어들이이루는층위와기원,간격과휴지,개념을만들어나가는크고작은모양새도들을줄알아야한다”고강조한다.

좋은글인지엉성한글인지는써놓고읽어보면안다.좋은글은글의모든요소가충실히제역할을하는덕분에입에착감기는것이껄끄러움이없다.주제를제시하면서주장의타당성을충분히보여주고,오해를바로잡고,독자가숨을고르며내용을소화할틈도허락한다.이런글을쓰려면우선초안을반복해읽고듣고하며글이내는소리에귀기울여한다.귀―마음속에있는귀―는글쓰기의가장소중한도구다.

“중요한것은경청이다.귀로읽어야할것이상당히많다.다시읽고또다시들어야할것이많다.경청은글쓰기와퇴고과정에서다필요하며,이책의요지도결국은경청이라고할수있다.”

‘글이라는언어’로만들어진집은
3A(논지Argument,구조Architecture,독자Audience)가탄탄하다

이른바좋은글이란정확한문장에글쓴이의논지Argument가논리적으로전개됐을때다.전달하고자하는주제가명확해야함은물론이거니와구조Architecture도탄탄해야한다.하지만아무리잘쓴글이라도독자Audience와소통이되지않으면그또한좋은글이라고할수없다.고쳐쓰기과정에서는무엇보다논지,구조,독자,이름하여3A에초점을맞춰야한다.이때공간적측면에서글의구성을상상해보는것이도움이된다.글은지면이라는2차원평면에존재하지만사실상다양한차원을넘나들기때문이다.

이책에서제안하는3차원적관점에서글의구성을살피는기본원칙이있다.올려다보며고쳐쓰기,내려다보며고쳐쓰기,가로지르며고쳐쓰기,멀리보며고쳐쓰기가바로그것이다.올려다보며고쳐쓰기revisingup는미진한부분,빠진부분을덧붙여채워넣는과정이고,내려다보며고쳐쓰기revisingdown는필요없는부분을없애는과정이다.이를통해재빨리넘어갈곳과여유롭게풀어쓸곳,요약할곳과상세하게기술할곳을파악하며글의논지를강화할수있다.가로지르며고쳐쓰기revisingacross는글의내적통일성을다지는과정이다.이단계에서는단어,문장,문단등텍스트의모든단위가하나의구심점을향해가고있는지점검한다.마지막으로멀리보며고쳐쓰기revisingout는독자를인식하는과정이다.이를통해글을쓰는최종목표는독자에닿기위함임을상기할수있다.

“내가쓰는게곧나다.
원고를고칠때면나자신도다듬게된다”

작가매기넬슨은말했다.“당신이써놓은것을가만히들여다보며당신이말하려던것을발견하라.”고쳐쓰기는글을통해전하려는바를자기스스로바르고정확히이해하는첫단계이자,세상밖으로글이나오기전까지자신의생각을정확히글로담아내는마지막단계다.고쳐쓰기과정에서가장어려운과제이기도한데,이는결국“나는왜쓰는가”에대한질문으로이어지기때문이다.대부분의글쓰기는‘나’를향한다.모든학술적텍스트에는‘나의생각과주장’이드러나야하고,비평의출발점도‘나는이렇게보았다’가기본축이다.소설과에세이에도‘나만의감성과관점’이담겨있지않으면밋밋하다.

저자는“글쓰기와고쳐쓰기모두인간의일이다”라고말한다.인간이하는,인간에관한일이라고.벤저민프랭클린은스물두살에미리써놓은비문에서이렇게밝혔다.“인쇄업자벤저민프랭클린의몸이,그내용이진부해지고글자와금박도다벗겨진오래된책처럼여기에누워벌레들의먹이가되길기다린다.…하지만다시한번신성한작가의손으로교정되고수정되어더새롭고아름다운책으로태어나리.”미국의작가너새니얼매키는〈안둠불루의노래〉라는시에서우리인간을가리켜“인간성에점점가까워지고있는초안”이라고묘사했다.어쩌면우리는쓰고,고치며,자기만의수정본을안고살아가는셈이다.

문을쾅닫아버리고배움을거부하지않는한,우리는끊임없이배우고성장하며변화해간다.더나은변화는글을쓰고있는책상앞에서,또우리가살고있는모든공간에서일어난다.목표한정도에다다를때까지다듬고,다시고민하고,고쳐쓰는과정에서말이다.주의깊게글을고치다보면차량내비게이션이“경로를재탐색합니다”라고말하는것처럼생각의경로를틀어야할때도있다.단몇분이라도길을잃었다고생각될때고쳐쓰기를하면방향성없는경로에서되돌아오게된다.때에따라적절히경로를다시탐색해보자.이것이야말로길을잃었을때배움을얻는직관적인능력이자경로에서이탈했더라도다시길을찾을수있는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