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미래 (경제에 현혹된 믿음을 재고하다)

경제와 미래 (경제에 현혹된 믿음을 재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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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눈먼 낙관론에서 합리적 비관론으로
정치까지 경제에 잠식당한 우리 사회는 미래가 없다
프랑스 철학자 장 피에르 뒤피가 규제할 수 없는 ‘경제’로 인해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문제를 조명한다. 그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경제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먼저 문제 삼는다. 경제의 위상은 그 한계를 크게 벗어나 있으며 사회 전반과 개인적 삶을 완전히 장악하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게다가 경제는 정치를 말 잘 듣는 도구로 여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람들이 그것을 그저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와 사회의 뒤바뀐 위상을 되돌려 놓기 위해 저자는 ‘합리적 비관론’ 혹은 ‘식견 있는 비관론’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원자력 발전과 핵무기, 그리고 기후 변화가 가까운 미래에 큰 재앙을 일으킬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용의 전제 조건은 무엇보다 정치인들이 더 이상 경제에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대한 재앙이 임박해 있음을 알려 주는 정보가 도처에 널려 있어도 우리는 그 사실을 믿지 않으려 한다. 지식이 믿음으로 바뀌지 않기 때문에 행동하지 않는 것이다. ‘합리적 비관론’이 취하는 방법은 재앙의 도래가 ‘우리의 운명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인데, 이때의 운명은 우리가 자유롭게 거부할 수 있는 운명이다. 저자는 최악의 경우를 반드시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간주함으로써 그것을 막기 위해 모든 지능과 상상력, 결단력을 동원할 것을 역설한다. ‘합리적 비관론’을 통해 우리 스스로 예상한 미래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장피에르뒤피

Jean-PierreDupuy

파리공과대학(에콜폴리테크니크)과스탠퍼드대학의명예교수.현대프랑스를대표하는철학자로1941년파리에서태어나파리공과대학을졸업했다.주로사회철학과정치학,과학기술윤리를강의했다.주요저서로《질서와무질서OrdresetDésordres》(1976),《사물의지옥L’enferdeschoses》(1979,공저),《양식있는재앙론을위하여Pouruncatastrophismeéclairé》(2002),《재앙이냐생명이냐LaCatastropheoulavie》(2021)등이있다.

목차

서문:정치,경제의현혹에서벗어나기

1장경제와악의문제
1.악의문제
2.경제의폭력
3.폭력으로부터우리를지켜주는경제
4.경제와성스러움
5.경제의자기초월성과패닉
6.경제에의한윤리의타락

2장자기초월성
1.가격의자기초월성
2.자기초월로서의미래
3.금융위기에대한공적발언
4.대참사와의사소통
5.말없는자기초월성
6.고문의아바타들
7.정치적자기초월성

3장종말의경제와경제의종말
1.앞날의문제
2.경제와죽음
3.통계상사망과가상사망의경제
4.기다림:자신의죽음과거품붕괴
5.종말의경제

4장경제이성비판
1.칼뱅주의선택의비합리성과자본주의의동력
2.예정설선택하기
3.허위의식과칼뱅의선택
4.개인주의라는거짓말

결론:운명론에서벗어나기
부록:시간의역설

옮긴이의글:경제에던지는관념적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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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경제의지배
금융위기로전세계가공황상태에빠지면시장과정치는이를진정시키기위해노력한다.기자들은금융위기를자연의맹목적재앙에빗대기사를쓴다.과연경제시스템은자연과같이인간의간섭없이작동하는것인가?《경제와미래》는오늘날우리가경제에아무런역할을하지않는것처럼여긴다는데문제의식을가진다.
정작위기가발생하면경제는우리에게희생을요구한다.알다시피희생은신성하다고여겨지는것에행해지는행위다.저자는성스러운것들이차례차례물러나며공석이된자리를비약적으로발전한경제가차지하고있음을보여준다.스스로도모르는사이에완전히‘경제인’,즉호모에코노미쿠스가되어버린시민들이당연하게여기고있는것이다.단지경제의지배에서벗어나동떨어진시선을가진사람만이이러한경제의위상에경악할것이다.

경제이성과정치이성을조정하는‘미래’
책에따르면우리가맹목적으로이끌리고있는경제의‘합리성’의바탕에는‘미래에의한조정’이있다.경제는아직존재하지않는미래에이끌려가지만결과적으로그것을존재하게하는미래에자신을투영하고있다.일종의시간역설이다.자신의거짓말을스스로맹신하는‘뮌하우젠증후군’이이역설의본보기가될것이다.
자본주의경제에서중요한특징은모든주체가자기초월적미래라는같은이미지를중심으로자신의행동을조정한다는것이다.‘윤리’라고부르는만병통치약을제외하면해결하지못할문제를해결해주는주목할만한특징이다.문제는자기초월적미래가없었다면(자본주의가)제대로기능하지못했을미래에대한신뢰와미래의무한성이다.이렇게해서경제는윤리가되고정치가된다고달리표현할수있을것이다.
정치는시민들로하여금자신을초월하여미래를향해과감히뛰어들수있게이끌어주어야한다.그러나지금은이런능력을상실했다.저자는정치가이능력을되찾기위해서돌아볼곳은정치에남아있는성스러운영역이라고말한다.

칼뱅주의프로테스탄트윤리와슈퍼마켓
미래에의한조정은사전예정이라부를수밖에없는것과경제주체들이지닌선택의자유를한데결합하게된다.이것이경제가다시합리적인것이될수있는조건들이다.여기서칼뱅주의의프로테스탄트윤리와자본주의정신의관련성에관한막스베버의그유명한주장이등장한다.저자는베버의주장을되짚어봄으로써지금까지굳건히서있던합리적이고형이상학적인원칙들을하나씩무너뜨린다.칼뱅주의의운명론과합리적선택을설명하기위해뉴컴의역설을제시하며,운명론과자유의지가이상한방식으로공존하는실존주의를살핀다.즉사르트르가‘허위의식’이라명명한바있는부정적진실을포함한신념의문제에까지이르는것이다.많은의미를담고있는모호한표현인‘미래에대한신뢰’가없으면경제는더이상작동하지못하기때문이다.
저자에따르면진정한운명론자는흔히짐작하는그런사람이아니라경제에현혹된세계에존재하는가짜개인주의의희생양이다.예컨대여러개의세탁비누중하나를선택하는슈퍼마켓의자유와진정한자유를혼동하고있는사람이다.우리앞에는언제나택할수있는수많은선택지와수많은길이있고,그래서우리는최선의것을선택한다고믿고있기때문이다.평범한이런반운명론은여지없이지배전략의온갖함정에빠져버리고만다.

운명론이있다고생각하는거기에는운명이없다
처참한결과를피한다고생각하는것보다운명을거부하는것이훨씬더어려울수있다.운명으로표현되는재앙은사람들로부터더많은신뢰를받을수있다.재앙이확실하다는신뢰가생겨나면움직임이촉발될것이다.재앙을막아내는데필요한우리의모든능력이발휘될것이다.그러므로이방법은운명론을제외한모든방법이라할수있다.운명이라는허구에의지하는이런방법은‘2보전진을위한1보후퇴’라는라이프니츠의말처럼일종의‘우회’라고할수있다.필연에대적할수있는참된자유의수단을획득하기위해통속적이고‘가벼운’개념의자유를멀리하는것.그것이우리의첫걸음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