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산 : 이제는 안다. 힘들어서 좋았다는 걸

아무튼, 산 : 이제는 안다. 힘들어서 좋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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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무튼 시리즈 스물아홉 번째는 산이다. 멈춘 적 없는 일상에서 벗어나려 떠난 지리산 등산, 그렇게 시작된 주말 산행, 퇴사를 불사한 히말라야 트레킹, 산을 더 가까이, 진지하게 대하고 싶어 시작한 산악 잡지 기자 생활 그리고 때로는 100KM씩 산을 내달리는 트레일러닝의 세계까지, ‘과연 산을 매우 사랑하는구나’ 결결이 전해지는 이야기 열세 편을 담았다.
목놓아 울게 만드는 장엄한 풍광과 휘파람 실실 나오는 호젓한 숲속, 이러다 죽겠다 싶은 심장의 박동과 살갗을 어루만지는 바람의 촉감. 산을 올라본 사람이라면 아는 그 뜨거움과 시원함이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고스란히 전해진다. 또 산은 오르는 것이 아니라 풍경이고 배경으로 족한 이들이라면 무언가를 열렬하게 사랑해본 사람의 마음, 그 에너지가 느껴질 것이다.
저자

장보영

스물다섯살에오른지리산에매료된후히말라야와알프스,아시아의여러산을올랐다.그러다산을달리기시작했고산악잡지도만들었다.월간[사람과산],매거진[PAPER]에서얻은10년차에디터라는이력보다30여개대회1500킬로미터를달린트레일러너라는정체성이더애틋하다.그리고무엇보다기록되거나검색되지않는산에서의순간들을사랑한다.

목차

그때는산이없었다
첫산은지리산
히말라야,강해지고싶어서
성덕의날들
실패가더자연스러운곳
산을달리다
내심장으로,내두다리로
누가신발하나만있으면산에간다고그랬어?
산을오르는마음
‘떼산’과‘혼산’
내가가장나다운곳
산과함께
뒷산클라이머

출판사 서평

“이제는안다.힘들어서좋았다는걸”
아무튼시리즈스물아홉번째는산이다.멈춘적없는일상에서벗어나려떠난지리산등산,그렇게시작된주말산행,퇴사를불사한히말라야트레킹,산을더가까이,진지하게대하고싶어시작한산악잡지기자생활그리고때로는100KM씩산을내달리는트레일러닝의세계까지,‘과연산을매우사랑하는구나’결결이전해지는이야기열세편을담았다.
목놓아울게만드는장엄한풍광과휘파람실실나오는호젓한숲속,이러다죽겠다싶은심장의박동과살갗을어루만지는바람의촉감.산을올라본사람이라면아는그뜨거움과시원함이저자의이야기속에서고스란히전해진다.또산은오르는것이아니라풍경이고배경으로족한이들이라면무언가를열렬하게사랑해본사람의마음,그에너지가느껴질것이다.

산에서찾은삶의균형
들뜬마음을식혀주는곳,맹렬하게질주하고싶은곳,산은그모든곳이었다.그리고마음의온도가균형을찾은곳역시산이었다.작가가처음산에오르게된건스물다섯,직장생활을시작하고얼마안됐을때였다.그때부터과연‘산과삶의균형찾기’라해도좋을시간들이쌓였다.정말좋아하는것과해야만하는것사이의균형.그래서이책또한산이야기인동시에방황과안착을거듭한삶의이야기다.
어쩌면실패혹은포기라불러도좋을때도있었다.그러나실패가더자연스러운산에서마음의근육도함께자랐다.뜨거운열기가식고나면찾아오는뭉근한열기처럼,산이좋아어쩔줄몰라하던시기를지나이제산을곁에두고살겠다는지긋하게삶의태도를갖추게되기까지,산에서좌충우돌넘어지며단련된마음이오히려삶을단단하게버텨준다.

강해지고싶어서
해외원정지였던몽블랑산자락마을에서우연히발견한트레일러닝대회포스터.작가는한국에돌아와산을달리는세계에뛰어든다.처음으로출전한제주도100킬로미터대회에서꼴찌로완주,그뒤로몇번의완주와DNF(DoNotFinish)를거듭,그리고몇몇대회에서입상권에들었다.
산을가볍고빠르게달릴때느낄수있는기운,자기자신만의기록을향해달리는데서느낄수있는환희.열몇시간을내심장으로,내두다리로최선을다해달리고싶은마음,그렇게달릴때느껴지는감각들.결승선을통과했을때비로소전해지는쾌감.그감각을알기에,또느끼고싶기에세계곳곳의30여개대회1500킬로미터를달렸다.강해지고싶어서산을달렸고진지하게산을대했다.그런만큼좋아하는것에삶을건사람의결연함,마음속에무언가를품은사람의애틋함이진하게전해진다.

산에올라본사람이라면
바야흐로다시산의시대다.‘한국인의취미’부동의1위가등산이라지만산을즐기는모습은조금씩달라졌다.한때히말라야에서도거뜬할등산복을입고뒷산을오르는사람들이등산열풍을이끌었다.이제#산스타그램을검색하면단출한레깅스차림으로정상인증을하는여성들의사진이넘친다.함께어울리는‘떼산’만큼‘혼산’을즐기는이들도늘었다.
산을오르는이유도저마다다르다.‘8천미터14좌’에도전하는이들도있고,주말의홀가분한취미운동으로산을대하는이들도있다.간절한바람을짊어지고산중암자까지향하는이들도있다.산을사랑하는마음,산을즐기는마음은다를지몰라도산은모든이에게공평하다.힘겹게한발한발내디뎌야정상에오를수있다.그자리에선사람만이느끼는감각이분명있다.그기쁨,홀가분함을경험해본이들이라면이이야기속에담긴풍경과촉감과마음의온도를고스란히느낄것이다.


본문발췌

파노라마로펼쳐지는산들을보면가슴이벅찼다.그건지금이순간목표에도달했다는기쁨과는또다른기쁨이었다.다음이있다는기쁨,다른산이있다는기쁨,산이있는한언제든오를수있다는기쁨.문득지금내가서있는이곳이작은점처럼느껴졌다.이점을계속해서연결하고싶었다.더많은산에오르고싶었다.더높은곳에서고싶었다._히말라야,강해지고싶어서

애쓰지않으면일어날수없는일들이,삶의어느부분과,일상의어느시간과,인생의어느구간을내려놓지않고서는쉽게이루어질수없는일들이산에서는쉬지않고일어나고있었다.그리고내마음이끌리는일들은그런일들이었다.그건세상속에서귀를기울이지않으면들리지않는이야기들이기도했다.그들의정제되지않은거친호흡과날것의언어가사라지지않기를바랐다.오직산을향해열려있는그들의열정과애정이계속해서이세상에전해지기를바랐다.내가그열정과애정을전하고싶었다._성덕의날들

인생의결정적인사건은한계를넘을때,한계를넘고자무리를할때비로소이루어지지않던가.모두나만큼,나보다힘들것이다.해발4천미터가까운산등성이에서최상의컨디션을유지하는사람이몇이나되겠는가.더욱이언제다시여기에올수있을까.몽블랑에온다한들정상에오를기회는또과연나에게있을까.한국에서부터준비해온시간은또얼마나길었던가._실패가더자연스러운곳

나는산을가볍고빠르게달릴때느낄수있는기운을사랑했다.오직나만의기록을향해달리는데서느낄수있는환희와내가진짜내인생의주인공이된것만같은기분이좋았다.새벽녘의출발선앞에서,카운트다운속에서,작은레이스배낭을메고이마에헤드램프를두른채가쁜숨을몰아쉬며달리는길위에서느끼는에너지는다시돌아온일상을지탱하는힘이되었다._내심장으로,내두다리로

잘하고싶었는데,잘할수있을것같았는데….패잔병처럼하염없이걷고걷고걷다가결국DNF(DoNotFinish).결승선을10킬로미터남기고서.그만하고싶었다.그렇게달려왔는데왜여기까지밖에못온걸까,이것밖에안되는걸까,왜이렇게힘들지,힘들게달려내가원하는건뭘까,걷고싶다,멈추고싶다,이게다뭐라고,힘들다,너무힘들다…._내심장으로,내두다리로

오직완주만을바라며달린때가있었다.잔뜩상기된얼굴로좋은기록과순위를바라며달린때가있었다.그러다이모든것이허무하고버겁게만여겨진때도있었다.그렇지만그럼에도결국달리는순간만큼은내삶에서포기할수없다는걸알게된때가찾아왔다._내심장으로,내두다리로

고요하게겸허하게오르는산이좋다.들뜬나를차갑게하는그산이좋다.하지만치열하게맹렬하게오르는산도좋다.처진나를뜨겁게하는그산도좋다.내면을향하는산도좋고바깥과소통하는산도좋다.두개의산을오고가며나는이제서서히나에게편안한페이스를찾아가는것같다._산과함께

그저지금내가오를수있는작고낮은산을꾸준히오르고오르는것이바로산사람으로사는것아닐까하고말이다.평일한낮의작고낮은산에서보내는지금이순간도제대로즐기지못하면서지금이곳에없는멀고높은산만을바라보는일은좀어리석지않나.작고낮은산부터매일매일오르고오르다보면시간이흘러산이나를또다시다른산으로연결해주겠지.다른세상으로데려다주겠지.언제나그랬던것처럼._뒷산클라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