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련한 지배자 (엄마와 딸, 엄마 됨에 관한 원망과 이해의 사적인 역사)

나의 가련한 지배자 (엄마와 딸, 엄마 됨에 관한 원망과 이해의 사적인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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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의 가련한 지배자』는 40대 후반 여성인 저자가 자신의 엄마, ‘엄마’라는 존재,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에 대해 쓴 책이다.
엄마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 아버지가 시시때때로 가하는 폭력을 피해 네 자녀도 엄마와 도망쳐야 했다. 딸은 피해자이면서 엄마의 목격자였다. 그런 순간들이 쌓여 엄마와 딸은 단단히 엮였다. 딸은 영원히 엄마의 보호자로 남고자 했다.
그러나 저자는 몇 년 전 미국으로 떠났다. 엄마 때문이었다. 엄마는 긴긴 시간 지나치게 삶에 개입했다. 엄마에게서 거리를 두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엄마와의 관계도, 저자 자신도 무너질 지경이 되었을 때, 상처와 원망을 동력으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엄마의 삶을 헤아리게 된 이야기로 이 책을 완성했다.
이제 칠순을 넘긴 엄마와 1970년생인 딸, 두 사람에게서 오래도록 이어지고 끊어진 관계를 담은 이 사적인 역사는 같은 시절을 통과한 이들이 공통분모로서 어떤 상처가 남았을지, 이들에게 엄마, 딸, 여성이란 어떤 의미로 자리매김했는지 살펴볼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이현주

1970년인천에서태어나자랐다.대학을졸업하고사회생활하는내내출판사를직접차려책을만들거나,출판사에서편집자로일하거나,방송과잡지등에책을소개했다.이책을쓰기시작한것또한좋은글을찾으려고글쓰기강좌를수강한것이계기가되었다.그러다오래마음속에품은엄마에대한이야기를책으로쓰기로결심했다.엄마이야기는동시에그엄마의딸로살아야했던이야기그리고매우사적인역사인동시에엄마와딸이라는관계를둘러싼아주오랜역사에대한이야기이기도하다.
지은책으로독자이자편집자로서삶을담은『읽는삶,만드는삶』,도시곳곳에자리한동네서점이야기를기록한『시애틀의잠못이루는서점』이있다.지금은미국시애틀에서가족들과식당을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엄마’라는상처

1부엄마의세계,엄마라는세계
엄마가소녀였을때
결혼,다른사람이될기회
엄마로부터달아나기
가련한엄마의포로가되어
사라지는몸,감춰지는몸
엄마의일,고귀하거나비천하거나
박완서그리고나혜석
엄마와아내라는이름말고
엄마는세계를가족안에지었다
나를사랑한,아니지배한
그레이스,딜런,케빈그리고그들의엄마

2부이제는이해할수있을까
결혼속으로잡아끌었다가,결혼밖으로떠밀었다가
엄마됨의권능과무능
엄마와딸,양육의공동체
엄마들만이가지는비밀
저불은누가켠걸까
자기욕망에솔직한엄마들
엄마에게받고싶은유일한것
엄마가사랑과돌봄의원천이라면
내가나일수있을때

나가며|엄마를더이상‘엄마’안에가두지않기위해

출판사 서평

나는왜엄마를애틋해하지못할까?
엄마와딸에관한,엄마됨에관한원망과이해의사적인역사

엄마는내게늘가련한사람이었다.(…)엄마를더이상아프게하면안된다,엄마가나때문에힘들어지면안된다,나아가내가엄마를보호하고지켜줘야한다,오래그런생각을했다.60쪽

『나의가련한지배자』는40대후반여성인저자가자신의엄마,‘엄마’라는존재,엄마와딸이라는관계에대해쓴책이다.
엄마는가정폭력의피해자였다.아버지가시시때때로가하는폭력을피해네자녀도엄마와도망쳐야했다.딸은피해자이면서엄마의목격자였다.그런순간들이쌓여엄마와딸은단단히엮였다.딸은영원히엄마의보호자로남고자했다.
그러나저자는몇년전미국으로떠났다.엄마때문이었다.엄마는긴긴시간지나치게삶에개입했다.엄마에게서거리를두지않으면안될만큼엄마와의관계도,저자자신도무너질지경이되었을때,상처와원망을동력으로이글을쓰기시작했다.그리고한여성으로서,인간으로서엄마의삶을헤아리게된이야기로이책을완성했다.
엄마의삶을되새길수록저자는딸로태어나여자로자라엄마가되는과정에서가해지는겹겹의압력,그런압박속에서엄마스스로억압한욕망같은것을발견한다.이책은저자자신의모녀관계에서시작해엄마와딸이라는특별하고도복잡한관계에대해서,또여성에게서여성에게로전해지는특별한연대와구속에대해이야기의폭을넓혔다.그리고그위에저자의결혼과양육,가사노동경험까지더했다.
이제칠순을넘긴엄마와1970년생인딸,두사람에게서오래도록이어지고끊어진관계를담은이사적인역사는같은시절을통과한이들이공통분모로서어떤상처가남았을지,이들에게엄마,딸,여성이란어떤의미로자리매김했는지살펴볼계기가될것이다.

불행해도행복해도,엄마의삶은내삶에겹쳐졌다.이제야삶이생각처럼단순하지않으며,절대적인것처럼보이는행복과불행도현재내상황에따라얼마든재배치된다는걸겨우이해했다.그래서엄마의삶또한내가생각하는것처럼불행과슬픔으로만점철되어있지않았으리라는것을잘안다.68쪽

엄마의‘김치권력’,
미워할수도없고미워하지않을수도없는엄마와딸의복잡한연대

저자는‘김치권력’이라는말을쓴다.“딸이특별히원하지않지만엄마가딸보다더낫거나더잘한다고생각하는영역의일들을해주고는그일을빌미로계속딸을간섭하고통제하는경우”를가리킬때쓰는말이다.

엄마와거리를두자엄마는온갖김치를담가날랐다.그리고그김치들을언제냉장고에넣어야하는지,어떻게보관하는게좋은지시시콜콜귀찮을정도로지시했다.그과정에서내가여전히엄마의보살핌아래놓여있다는사실을계속확인하려들었다.213쪽

누구나자기몫의선택이있고실패를감당하면서성장한다.머리모양과옷차림에서시작해서살림살이에대해서,아이기르는방식에대해서,돈을모으고불리는방식에대해서.그러나저자의삶에서그런선택은엄마몫이었다.엄마마음에드는사람이되고싶어서,엄마삶의보상이되고싶어서였다.그게잘못된것임을깨닫고거리를두려하자엄마는김치를들고나타나시시콜콜개입했다.

엄마와나에겐같은편이아니면안되는인생의순간순간이있었고,(…)설사엄마가지탄받아마땅한파렴치한짓을저지른사람이라해도그편에서지않으면안되는그런같은편이다.그기억들은대체로아프고슬펐다.그런기억은즐겁고유쾌한기억보다끈끈해서우리둘을더단단하게엮었다.그리고엄마와딸사이의이런감정,엄마들이갖는무한책임,그책임감이낳고마는지배력이결합하면대체로딸의삶에재앙이되고만다.130쪽

그런엄마와의관계가답답해질무렵저자가읽은심리학책들은엄마를가해자로,딸을피해자로나누었다.그러나저자는엄마와딸의관계는그렇게산뜻하게나눌수없다고말한다.딸들이겪는괴로움은엄마를미워할수도없고미워하지않을수도없다는데있기때문이다.
저자는엄마와딸의관계란연민과지배와구속과구원이뒤엉킨복잡한연대라고말한다.특히출산,양육,가사노동을가족제도안에서의존하고해결해야하므로,그일들이여성의몫이라고여겨지므로,엄마와딸은당면한문제를해결해야하는협력의관계이면서그러느라끊임없이갈등이불거질수밖에없는관계다.그러니단순한도식으로설명할수도없는사이다.
그래서저자는이런갈등을이론적으로탐색하거나섣불리해법을제시하지않는다.다만‘김치권력’이라는적절한표현처럼직간접으로겪은다양한경험으로독자들과의교집합을마련한다.

너무사적이어서사회적인,
엄마와딸,수많은여성이겹겹이포개진세계

몇년전어느글쓰기강좌가계기가되어쓰기시작한이글을저자는몇년간쓰고뒤엎고다듬었다.너무사소하고사적인이야기가아닌가걱정되었기때문이다.그러나가장사적일수밖에없는엄마와딸의이야기는아주사적인동시에가장사회적인이야기로변모한다.

딸들의세계는엄마가갖고있었던세계만큼의크기에시대변화와간접경험으로자각하게된새로운가능성이보태진,조금더큰원이겹쳐진세계가된다.이세계는새로생긴여분의면적보다엄마의세계와포개진교집합의면적이언제나훨씬크다.34쪽

평생쉼없이일했으면서도엄마는자기몫으로한점의자유도가지지못했다.그랬기에자신의존재를증명할길은가족이었고,아버지와헤어진뒤로는자식이었다.엄마는가족안에자기세계를지었다.그만큼엄마라는사람은텅비어갔다.
엄마의삶을그렇게이해하기시작하면서저자는그위에또다른모녀들의이야기,더많은여성의이야기를쌓아올린다.살짝건드리기만해도툭터지는보따리처럼엄마,딸이라는이름으로가진경험들을누구나가지고있다.
할아버지에게맞아죽을뻔한엄마의엄마,국민학교나온엄마를부러워한글을모르는이모들,늙고병든엄마를돌보느라허리며무릎이며남아나지않은사촌언니들….탁월한성취를거머쥐고도자녀교육문제에서만큼은‘반성문’을숱하게쓰는엄마들,대출까지받아엄마를요양원에모시고도전망이안좋다고타박을들은선배,평생엄마마음에드는딸이되려노력하다지친친구들….
그래서이책은한모녀에게이어지는성장과결혼,가사와양육을담은연대기인동시에여성들이생애에서겪는압박,그안에서맺어지는연대와협력의의미를담았다.그과정에서저자는자기내면의고통을고스란히고백한다.그리고이고통을덜어보고자문학과영화,학술연구를넘나들며고민한내용들을곱씹어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