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위에올라타고달리듯삶도
가뿐하게,힘차게,자유롭게,자신있게그리고함께
아무튼시리즈43번째는바이크이야기다.저자김꽃비가스물아홉살에처음15만원짜리중고택트를‘내바이크’로갖게되고서,그두바퀴에몸을싣고달리며속도와힘을장악하고부리는자유를경험하고서,바이크를바라보는타인의시선을느끼고서,바이크를사랑하는사람들과만나고서,그렇게바이크를탄후로달라진삶의이야기를책에담았다.‘나를만든세계,내가만든세계’,이세계의자리에바이크를넣어생각만해도좋은바이크의세계로우리를이끈다.
삶이전과는참멀리와있다
이게다바이크덕분이다
바이크와여행을주제로단편영화<캠핑을좋아하세요>를만들기도한저자는바이크타는즐거움과행복을영화로전하고싶었다고말한다.또바이크에대한인식을벗기고,특히여성라이더이야기를특별하지않게,자연스럽게그리고싶었다고말한다.이책을쓴이유또한마찬가지다.
트위터에서‘바이크전도사’라는계정으로활동하는저자답게이책은무엇보다바이크타는기쁨을고스란히전한다.두바퀴로간편하게내몸의중심을잡으며운전하는재미와바람을가르는상쾌함,이기쁨을더누리고싶어저자는1년이짧게느껴질만큼바이크와여행으로삶을가득채웠다.그리고그렇게스스로의힘으로다닐수있는자유는곧힘이었고자신감이었다.
바이크를탄다고삶이그리달라질까.저자는그렇다고,지금의삶은이전과는참멀리와있다고말한다.자기힘으로달릴만큼의짐을꾸리듯꼭필요한만큼삶자체를단출하게만들게되었다.남에게보이려꾸미는대신나를보호하기위해장비를갖추게되었다.이런가벼움과해방감은바이크가아니었으면만나지못했을거라말한다.
여행을하며제주자연에반해아예내려와살게되었고,서울에서부터바이크를좋아하는친구들과꾸려온새로운형태의가족과함께살고있다.페미니스트라이더모임을만들어함께어울리며새로운시도를모색하는것도다바이크를타고서생긴변화들이다.
이책은바이크예찬에만머무르지않는다.바이크를둘러싼불합리한제도와사람들의시선에대한이야기또한빼놓지않는다.그리고그런차별과편견을비판하는데서그치지않는다.그차별에맞서고자,편견을벗기고자열정적으로행동에옮겼고,그이야기또한진솔하게책에담아냈다.
바이크에서시작된자기자신의변화에대한애틋한기록은좋아하는마음이어디까지가닿을수있는지여실히보여준다.
뭘좋아하는지,뭘하면만족하는지안다는건중요한것같다.뭘좋아하고무엇에만족하는지알면그걸향해서나아갈수있다.내가좋아하는것,내가만족할수있는것은내가뭔가를결정할때기준점이자중심이되어준다.나는내가뭘좋아하는지잘안다._본문중에서
<책속에서>
아주조금씩스로틀을당겼다.당겼는지보이지도않을만큼살짝,살짝.처음엔과장조금보태서1센티미터씩움직이는것같더니차츰스로틀을한번감아나아가는거리가길어졌다.그렇게그렇게감각이손에익었다.감이잡힌다!감이잡히고있다는감이잡혔다.차체의밸런스라는게뭔지도조금씩알것같았다.머신을,짐승을장악하고통제하고있다는느낌은짜릿했다.35쪽
무언가를좋아한다는것은다그렇겠지만내바이크사랑은정말연애와비슷한점이많다.‘이제진짜평생타야지!배기량높일필요없다!’그렇게큰소리쳤는데,그마음도몇번씩변하는걸겪으니까이제는그런생각을아예하지않게되었다.연애를처음시작해서몇번째사랑까지는나이사람이랑평생갈거야쉽게다짐하지만,몇번이별을겪고성숙해지면그런생각은아예안하고초연해지는것처럼말이다.81쪽
나는바닷가마을,특히해녀가많은동쪽지역에산다.해안도로를지나다보면이따금바이크들이모여있는게보인다.그걸보면근처에서해녀들이물질을하고있다는걸알수있다.1해녀1바이크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논문을찾아읽고서그런바이크무리를보면씨익웃음이난다.내가그변화를알기때문에,내가느낀변화를아는동지들이거기있기때문에.84쪽
나는여성으로서,체구가작은사람으로서이사회에살면서배려없음을넘어선혐오를절실히,여실히느끼는데,그런내가바이크를타고부터기동력이주는힘,자유로움,자신감을얻었다.그래서바이크를만난걸인생의큰전환점으로여긴다.110쪽
베이브스라이드아웃을본순간내가되고싶었던바로그모습의표본이눈앞에펼쳐져있었다.그들이입은옷은여성용이랍시고핑크색버무리도아니었고요상한나비나고사리문양이있는그런것이아니었다.남자들그룹에낀깍두기같은느낌도전혀없었다.그들각자가스스로온전히자유롭고캐주얼하고스타일리시했다.딱내가바란모습이었다.여자도이런느낌을낼수있구나!1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