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과 인권 : 돌봄으로 새로 쓴 인권의 문법

돌봄과 인권 : 돌봄으로 새로 쓴 인권의 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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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돌봄은 우리 각자의 삶과 사회를 관통하고 있다. 그만큼 돌봄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필수다. 그러나 “돌봄은 영역별로 분리해서 고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영역과 활동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고 얽혀 있는 총체적인 묶음이요 다발”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길잡이가 필요하다.
『돌봄과 인권』은 왜 돌봄과 인권이 만나야 하는지에서 출발해 돌봄을 인권의 시각에서 조망하고, 인권을 돌봄의 관점에서 총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저자들은 인권과 돌봄에 대한 주요한 철학적 논의는 물론 돌봄의 영역에 해당할 최근의 현상, 제도, 사건 들과 당사자들의 구체적인 증언들을 두루 살펴 우리 사회 돌봄의 현주소를 비판적으로 점검하고, 가장 필수적이면서도 부수적인 활동 취급 받는 돌봄이 가장 근본적이고 중추적인 활동임을 입증하는 동시에 나아가 사회 원리, 관계의 원리로서 정의로운 돌봄 사회로 담대하게 전환해야 함을 역설한다.
저자

김영옥,류은숙

페미니스트활동가.<생애문화연구소옥희살롱>의상임대표로활동하고있다.문예학과문화이론분야에서박사를마친이후이화여대와연세대학교등여러대학에서강의를했으며,현재는숙명여자대학교에서여성학분야강의를맡고있다.문화예술텍스트생산과향유를여성주의관점에서비판·재구성하고실천하는일을꾸준히이어왔다.<이주여성인권포럼>에서지구지역시대아시아여성들의이주실천과시민권을연구하는일에서시작해,<인권연구소창>의연구활동가로다양한인권현장의의제들을젠더관점에서성찰하며변화하는시대의새로운인권논의지점들을고민해왔다.<생애문화연구소옥희살롱>에서노년과질병,아픈몸,돌봄등에대한여성주의담론과이론화를모색하고있다.새벽세시의몸들에게:질병,돌봄,노년에대한다른이야기(2020,공저),이미지페미니즘(2018),노년은아름다워??(2017),밀양을살다(2014,공저),우리모두조금낯선사람들:공존을위한다문화(2013,공저)등의저술을출간했다.

목차

1부돌봄의토대

1장들어가며|왜돌봄과인권인가
2장무엇이우리를인간이게하는가|인간의존엄을다시생각한다
3장우리는누구나의존하는존재다|취약성/의존성,상호인정,호혜성
4장돌봄의윤리|돌봄을지탱하는공통의감각

2부돌봄의현장

5장서로기대는게당연한사회를상상하기|“폐좀끼치면어때”
6장‘보호자’의자리|죄책감과막연함에서벗어나기위하여
7장돌봄노동자의자리|신파와공포에서벗어나기위하여
8장보편적돌봄을상상하기|‘아무도남을돌보지마라’vs‘아무나돌봐라’

3부돌봄권

9장‘돌봄권’의출발|권리의문법을바꾸는권리
10장돌봄권의의의|인간의존재를재발명하기
11장시민의자리|독박과고립은그만,동심원을그리는시민들
12장국가의자리|취약성에적극적으로반응하는국가

나가며|돌봄사회로의전환을향하여
감사의글

출판사 서평

돌봄을위기라말하는시대,
인권을바탕삼아돌봄을새롭게이해하기

돌봄이야기가넘친다.개인들의대화에아이든,부모든누군가를돌보는이야기는빠지지않는다.언론보도에서도돌봄은감동적인사연,천인공노할사건혹은씁쓸한비극으로전해진다.돌봄당사자들의경험을담은책도,이론을다룬책도두드러지게늘었다.누구에게나필요하고누구나하고있기에,보편적이면서도저마다사연이있는주제가바로돌봄이다.코로나19확산이후돌봄에는위기라는말이자연스레들러붙었다.돌봄을하고돌봄을받는당사자들의위기이자돌봄이라는관계,제도가제대로작동하지못하는위기다.돌봄은,돌봄위기는우리각자의삶과사회를관통하고있다.

그만큼돌봄을제대로이해하는게필수다.그러나“돌봄은영역별로분리해서고찰할수있는게아니라모든영역과활동이서로긴밀히연결되고얽혀있는총체적인묶음이요다발”이기때문에이를제대로이해하는길잡이가필요하다.

『돌봄과인권』은이러한시대에필요한교과서를기획의도로출발했다.3년여동안전문가,학자,돌봄노동자,당사자를만났다.돌봄과관련해발생한이슈들,주요한논의들을세미나로공유했다.그결과로나온이책은왜돌봄과인권이만나야하는지에서출발해돌봄의생생한목소리를전달하며,돌봄이권리가된다는것의의미가무엇인지이해하도록돕는다.

저자들은인권과돌봄에대한주요한철학적논의는물론돌봄의영역에해당할최근의현상,제도,사건들과당사자들의구체적인증언들을두루살펴우리사회돌봄의현주소를비판적으로점검하고,가장필수적이면서도부수적인활동취급받는돌봄이가장근본적이고중추적인활동임을입증하는동시에나아가사회원리,관계의원리로서정의로운돌봄사회로담대하게전환해야함을역설한다.

1부에서는기존인권담론에서말하는존엄,독립,자율의의미를다시살피며왜지금돌봄으로인권을,인권으로돌봄을사유해야하는지제시한다.2부에서는돌봄이라는활동,노동의현장으로들어가구체적인돌봄의마음씀을헤아린다.나아가3부에서는정의로운돌봄사회의조건과이를위해필요한시민과국가의역할을살핀다.

돌봄은권리다|권리의문법을바꾸는권리,돌봄

인권은누구나의존엄을말한다.그런데인간은왜존엄할까.철학자칸트는이성의능력을근거로인간의존엄을설명했다.한나아렌트는‘정치적인것을감행할능력’을인간의존엄으로불렀다.그러나존엄을어떤‘능력’을기준으로할때그것이과연보편적일까.칸트조차말년에는치매를앓아이성을상실했는데그런그는존엄한인간이아닌것인가.현실에서도마찬가지다.거동을할수없거나인지가떨어지는사람은자기의무능,의존이입증될때비로소장애인으로인정받는다.동시에온전한시민의자격을박탈당하고온정주의,시혜의대상으로전락한다.

이책에서는인간존엄의근거로,또돌봄과인권의연결고리로서어떠한능력이아니라인간의취약성을찾는다.모든인간은취약하기때문에돌봄이필요하다.그것도돌봄은당장의생존을위해시급하고절실한필요다.권리가운데서특히그것이없으면우리를인간이라칭할수없는그무언가에'기본권'이라는표시를한다.돌봄이야말로기본권중기본권이다.정당한권리에는의무를부과하는정당한힘이있다.즉돌봄의권리또한이를충족할책임이발생한다.이는누군가의숭고한희생,착취로채워져서는안된다.보편적권리로서사회에이책임이부과된다.그리고이바탕에는인간은누구나취약하고,그렇기에서로의존하는존재,관계라는보편성이자리한다.돌봄으로인권을,인권으로돌봄을생각해야하는이유가여기에있다.

저자들은취약성과의존성,또존엄에관한다양한논의들을두루살피면서“인권은모든사람의보편적인취약성과의존성이그것에대한상호책임으로해석되고지지될수있도록하는장치가된다.돌봄을매개로사람을사람답게대한다는것의의미가만들어진다”고말한다.

“돌봄은일방적인숭고와희생적인행위,사회속위치에따라불평등하고불리하게할당된역할의무가아니라인권이란틀을통해인간의보편적권리이자책임으로서의행위가된다.”

『돌봄과인권』은인간의조건,돌봄의토대를찾아가는지적인여정을통해인권과돌봄논의가진척되어온과정을일목요연하게제시해돌봄과인권그자체를이해하는가늠자가된다.그리고이를바탕으로삼아간병살인,존엄사,치매,독박돌봄같은당대에불거진예민한문제들을인권의시각에서제대로이해하는길잡이가되어준다.

서로폐끼치며돌봄받을용기

사적으로가족에게,특히여성들에게전가되는돌봄,공적돌봄마저도사고파는상품이되는돌봄,돌봄노동자의헌신과저임금,과부하에기댄돌봄….책에는지금우리의돌봄이얼마나부정의한지,일방적인희생과착취를바닥에깔고허약한토대위에서있는실상을두루살핀다.특히노인돌봄을중심으로돌봄의괴로움에맞닥뜨린이들의이야기를전하면서왜지금돌봄이절실한문제이며위태로운상황에놓여있는지,획기적인전환이필요한지드러낸다.

저자들은우리사회에제기되고있는돌봄권논의를되돌아보고정의로운돌봄사회로전환이필요하다고말한다.“돌보는사회는돌봄자원이풍부하고,이자원이평등하고정의롭게분배되고순환하는사회”다.그리고“모두가반드시배우고이해해야하는지식,시민적책임이기에누구나참여해야하는일,헌법적권리이자의무로서정의롭게분배되어야할사회의기초,돌봄이이렇게이해되는사회”다.

모두가취약하기에나도남을돌보고남에게서돌봄을받는사회.현재진행중인돌봄권논의와여기에필요한시민과국가의책임등을넓은시각에서조망하면서도‘보호자’,돌봄노동자,돌봄의존자등의관계에서발생하는마음의문제를놓치지않는다.

저자들이돌봄사회로의전환에필수라고여기는것이있다.바로‘돌봄받을용기’다.사람들은자기자신을의존과돌봄의대상에서빼놓는경향이있다.돌봄이누구에게나필요하다는건인정해도그건다른이들에게해당할뿐자신은포함되지않는다고여긴다.더욱이어디서어떻게돌봄받고싶은지바람과요구를구체화하는대신‘나는깔끔하게,민폐안끼치고살겠다’고다짐한다.돌봄과거리가멀다고생각하는사람이나당장누군가를돌보고있는사람이나마찬가지다.

그래서저자들은돌봄을받는데도용기가필요하다고말한다.“‘폐끼치는사람들의연대’야말로서로의차이를넘어의존에대한공통감각을시민적덕성으로만들수있는힘”이기때문이다.

“자신이누군가의돌봄에의존하는‘취약한사람이된다’는것에두려움을느낀다면그두려움은의존하는모든취약한사람에게투사될수밖에없다.그것에뒤따르는자명한귀결은돌봄자체에대한오인과이중도덕의잣대다.의존하는존재,심지어전적으로의존하는취약한존재임을인정하고돌봄받을용기를내는것은돌봄사회로전환하는대기획의문이다.누구나자신의문을열고나서야한다.더욱더많은문이열리면열릴수록돌봄사회로가는길은환하게분명하게드러날것이다.”253-2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