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 : 126가지 나를 키워 준 시골 풀꽃나무 이야기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 : 126가지 나를 키워 준 시골 풀꽃나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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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26가지 나를 키워 준 시골 풀꽃나무 이야기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은 나를 키워 준 시골이라는 곳을 풀과 꽃과 나무라는 이름으로 다시 읽어보려 했다. 이번 책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벌레 한 마리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는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자 숲하루 작가와 함께한다.

이번 책은 숲하루 작가가 셋째 아이한테 ‘엄마가 살아온 어릴 적 시골 이야기’를 느끼도록 들려주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아이들하고 시골집에 가면 아이들은 들일하고 밭일을 마치 놀이처럼 돕는다. 흙을 만지고 감자를 캐고 고추를 따고 콩알을 까고 벼바심을 하는 일을 무척 신나 한다. 이때까지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경북 의성 사곡면 상전리라고 하는 시골에서 보낸 나날이 얼마나 값지고 아름다웠는가를 제대로 몰랐다.”고 밝혔다.

그가 ‘풀꽃나무’라는 글감을 찾게 된 연유는 “일자리를 다니면서 틈이 나는 대로 산을 오르는데, 아줌마가 되어 산을 오르내리다 보니 어릴 적에 보던 풀하고 꽃하고 나무가 새롭게 보였다. 어릴 적에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던 풀꽃나무가 이제는 그냥 보이지 않았다. 작은 풀꽃하고 커다란 나무를 다시 볼 적마다 어머니 아버지가 떠오르고, 할아버지도 생각났다.”고 말했다.

작가 말처럼 이번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은 ‘맞아, 나도 이랬는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126가지 나를 키워 준 풀꽃나무 이야기’라는 부제답게 이번 책은 한글 자음순으로 이야기를 갈무리했다. 해서 처음부터 차곡차곡 글을 읽어도 되지만, 먼저 차례를 보고 관심 있는 풀꽃나무 이야기를 골라 해당 쪽수를 찾아서 읽어도 좋다. 첫눈이 온 오늘은 ‘눈’이라는 제목을 골라 읽어보기도 하고, 곧 있으면 찾아올 봄을 기다리며 ‘냉이’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먹는 밤을 좋아한다면 ‘밤’을 읽어보자. 바로 밤을 찌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글감이 풋풋한 우리네 풀꽃나무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글맛이 투박하지만 정겹다. 추천사를 써준 김한실 상주 ‘푸른누리’ 숲지기도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벌레 한 마리도 따뜻한 눈길로 보고 쓴 글은 우리 마음을 울린다.”고 전했다.

숲하루 작가는 “오늘이라고 하는 나를 키워 준 시골이라는 곳을 풀과 꽃과 나무라는 이름으로 다시 읽어 보려고 했다. 내가 살던 집과 들과 멧골을 낀 마을은 어린 내가 본 온누리였고, 별과 같았다. 눈을 감으면 선하게 떠오르는 어린 날 해와 별과 달과 구름과 바람과 비는 여린 몸으로 태어난 나를 살려준 숨결이로구나 싶어, 이런 얘기를 글로 옮겨 보려고 했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저자

숲하루(김정화)

경북의성에서나고자랐습니다.딸둘아들하나를낳아돌보았고,대구에서가게를꾸립니다.〈배달겨레소리〉에작은삶길이야기를이따금띄우고,시를써보기도합니다.멧숲에서뛰놀고심부름하던어린나날을생각하면서언제나푸르게글살림을짓고싶어서‘숲하루’라는글이름을스스로붙여주었습니다.시집《꽃의실험》을냈습니다.

@forestkimday

목차

008여는말
풀꽃나무한테고맙다고꾸벅절을합니다


012가는잎그늘잔디
013가뭄
014가재
016가죽나무
018각시붓꽃
019감꽃
020감자
022개나리
023개복사나무
024고구마꽃
026고욤
027고추
029고추잠자리
030구기자꽃
032금낭화
033금은화
035까마중
037깨
039깨꽃
040꿀


044날나무
046냉이
047노간주나무
048노루귀꽃
050논두렁콩
052눈
054느릅나무
056느티나무


060닥나무
062단감
064닭벼슬꽃(맨드라미꽃)
066담금주
067담배꽃
069도깨비바늘
070도꼬마리
071도라지꽃
072돌나물
074두부
076등꽃
078등목
080디딜방아
081떡갈나무


084마가목
086마늘
088마늘씨
090마늘캐기
092막걸리
094말밤
095매미
097맷돌
099머루
101멍석
103메주
104멧딸기
105멱감다
107모과나무
109모깃불
111모심기
113무궁화


116박달나무
118박주가리꽃
120반딧불이
122밤
124배롱나무
125뱀딸기
126뱀알
128버드나무
130버들강아지
132버즘나무
134벼랑
135벼바심
137보리
139부들
140부지깽이
142부처손
144분꽃
146비
148비새(빈대소벌레)
149빵떡
151뽕나무
153뿌리
154삐비


158사과
159사마귀
161산수유
163살구
165새싹
166솔가리
168솔밭
169솔잎
171솔치다(소나무가지치기)
173솜꽃
175솥뚜껑
176쇠똥구리
177수박
179수수
181순이나무
182싸리꽃


186엿
188오줌
189옥수수
191왕고들빼기
192울콩과양대콩
194이팝나무
196익모초


200잔대
201잔디
203재
205정구지
206조
207쥐똥꽃
209질그릇
211쪽제비싸리나무
213찔레나무


216참나무
218채송화


222콩고물


226타래붓꽃
227탈탈이(경운기)
228탱자


232팔랑종이(삐라)


236호미
238호박꽃
240홍시
242환삼덩굴
244흙

246맺음말
나를키워준시골풀꽃나무

출판사 서평

‘126가지나를키워준풀꽃나무이야기’라는부제답게이번책은한글자음순으로이야기를갈무리했다.해서처음부터차곡차곡글을읽어도되지만,먼저차례를보고관심있는풀꽃나무이야기를골라해당쪽수를찾아서읽어도좋다.첫눈이온오늘은‘눈’이라는제목을골라읽어보기도하고,곧있으면찾아올봄을기다리며‘냉이’를읽어보는것은어떨까?먹는밤을좋아한다면‘밤’을읽어보자.바로밤을찌고있는자신을발견하게될것이다.

글감이풋풋한우리네풀꽃나무이야기를하고있어서그런지글맛이투박하지만정겹다.추천사를써준김한실상주‘푸른누리’숲지기도“풀한포기,나무한그루,벌레한마리도따뜻한눈길로보고쓴글은우리마음을울린다.”고전했다.

숲하루작가는“오늘이라고하는나를키워준시골이라는곳을풀과꽃과나무라는이름으로다시읽어보려고했다.내가살던집과들과멧골을낀마을은어린내가본온누리였고,별과같았다.눈을감으면선하게떠오르는어린날해와별과달과구름과바람과비는여린몸으로태어난나를살려준숨결이로구나싶어,이런얘기를글로옮겨보려고했다.”고출간소감을밝혔다.

책속에서

바닥에쪼그려앉아감꽃을주워모아두고울타리에걸린감꽃을베어문다.어린날감꽃이떠올랐다.그때맛이날까또씹었다.고운꽃이살짝달면서도떫고쓰다.
---p.19

감자를보자기에싸서산을하나넘고밭에닿으면어머니아버지는감자잘삶아타박타박하다고한다.어머니아버지는쉬지도않고일하고새참을갖고오기를기다린다는생각에그먼멧허리를걸어가는길이힘들지만은않았다.우리는감자로찌개하고볶고삶아서물리도록먹는다.캄캄한땅속에서알알이잘영글어주렁주렁달고나온감자는저를먹으면서둥글둥글하게타박하게살기를바라겠지.
---p.21

밤이깊어갈무렵이면어머니는배추뿌리를씻어주고고구마도깎는다.날것으로깨물면천둥소리가난다.
---p.24

구기자잎은개나리잎보다는보드랍고고춧잎보다빳빳하다.나뭇가지가가늘어금낭화처럼휘청이도록열매가주렁주렁달린다.푸른빛이노랗게익고빨갛게무르익어빛깔이곱다.우리는빨갛게익은것만골라땄다.산수유는씨가있어알이탱탱한데구기자는물컹해서작은알을따려고힘을주다가는손힘에툭터진다.물컹하게튀어얼굴과옷에물든다.빛깔이고와맛이있을듯하지만쌉싸름하다.붉게잘익으면달금하다던데내입맛에는밍밍하다.
---p.30

사람들이곡식을심으면다른풀은잡초라고뽑아내고매서운약을치고하는데,우리몸에좋은풀은하나같이지심인듯하다.뽑아내도또자라흔하게나니흔하게먹고우리몸을돌봐주려고우리몸가까이에서자꾸씨앗을퍼트리는듯하다.풀이우리를먹여살리기도하고몸을고치기도하는데,이런풀이이젠우리와너무멀리떨어지려고하네.
---p.36

냉이는겨울밭에가장먼저돋아나봄을부른다.잿빛흙에풀빛이눈에잘보이고얼었던흙이녹자햇볕에일찍깨어나찬바람에발갛게그을리며봄을부른다.새풀옷을입고첫봄을알리니봄도냉이부름에웃고성큼오는지모른다.
---p.46

어린날새벽에눈을뜨면문밖이환한적이있다.달빛에밝아서환하기도하지만밤새눈이내렸다.잠결이지만문을열어달빛인지눈이내렸는지눈으로보고다시잠든다.내가먼저마당에눈을밟고싶었다.하얀마당에발자국을내고신발자국을동그랗게찍는재미가있었다.
---p.52

우리는밭에오르면한골씩맡아꽃봉오리를찾는다.서로터트리려고이랑을넘나드느라도라지가넘어지고밭이엉망이된다.도라지꽃은풍선껌을불어서붙여놓은듯바람이빵빵하게찼다.두손으로꼭누르면뽕뽕소리를내며터진다.어떤봉오리는픽하고바람이실실빠진다.
---p.71

돌돌만반죽이서로달라붙지않게밀가루를묻혀가면서훑는다.반죽을보자기만큼커다랗게밀면널어두고마실한바퀴돈다.꿋꿋해지면착착접어서꽁지를잘라내고채썰었다.우리는꼬랑지를받으려고눈이빠지도록기다렸다.꼬랑지를아궁이에넣고불에구우면올록볼록부풀고바삭하다.
---p.116

여름이되면반딧불이가찾아온다.반딧불이가꽁무니를빼고날아가면쫓아다녔다.부엌은백열등을썼다.부엌과수돗가를비추는불은그을림이앉아불을켜도어둑하다.밤이깊으면부엌에불을켜놓았다.마당에펼쳐놓은자리에누워밤하늘을바라보았다.빛나는작은별과그가운데더반짝이는별을찾아보면서하나둘헤아렸다.밤하늘별을보았더니우리집마당에별이찾아온듯했다.
---p.120

열두세살에어머니가밭에나가고없을적에어머니작은소쿠리에서화장품을뒤졌다.벽에걸린거울을벗겨서창살문기둥에세우고어머니가쓰는분을발랐다.어머니입술물(립스틱)은얼마나오래썼는지돌려도올라오지않는다.어머니가손가락에찍어바르길래나도새끼손가락에찍어서입술에문질렸다.
---p.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