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설

$13.50
Description
소설 수난시대에 소설을 읽고 쓴다는 것
“소설을 더 읽지 않는다는 시대에, 나는 저항군처럼 역행한다. 소설 읽기의 참맛에 더 푹 빠진다. 마치 금기된 것 같은 일에 열성을 다해본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설》은 소설을 쓰고, 읽으며 비로소 ‘자유’라는 단어를 가까이 두게 됐다는 여행 에세이 《금요일 퇴사 화요일 몽골》, 소설 《변온동물》을 쓰고 펴낸 김슬기 작가와 함께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설》은 월급 대신 산 시간을 좋아하는 소설을 쓰고 읽는데 쓰며, 의도적으로 게으르고 느리게 살고 있는 김슬기 작가의 스물일곱 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 소설 뒤에 숨어 웅크린 채 발견한 것을 귀하게 여기는 시간 동안 작가는 자신의 삶이 깊어지고 단단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소설가 북토크를 아이돌 콘서트에 가는 마음으로 참석했던 이야기, 무미건조한 출퇴근 길에 단비가 되어준 소설 이야기, 첫눈이 내린다는 절기 소설(小雪)에 문우들과 함께 1년 농사 지은 소설을 응모하는 이야기, ‘소설 쓰기 클럽’에서 만난 사람들과 실컷 소설로 떠드는 이야기, 넷플릭스 한 달 구독료로 고작 소설책 한 권을 사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 소설 쓰는 제1원칙은 ‘궁둥이’라는 이야기, 멋진 작업실 없이 가난하고 소박한 공간에서 어찌어찌 쓰는 이야기까지.

소설을 읽고 쓰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김슬기 작가는 소설을 통해 큰돈을 벌거나 유명해지지 않을지라도, 소설 속 허구의 세계에서 더 솔직하게 나를 들여다 보는 과정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나 자신을 더 아낀다는 것이 어떤 지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소설의 ‘시옷’자도 몰랐지만, 소설 뒤에서 숨고 싶어 무작정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 뒤에 웅크리고 숨어 실컷 떠들고 싶었다. ‘네가 어떻게 이런 망측한 생각을!’ 하며 혀를 끌끌 차고 손가락질하면 ‘다 지어낸 것인데 무슨 상관이냐’ 어깨를 쫙 펴고 배를 내밀며 말하고 싶었다.”

김슬기 작가는 “올 여름은 참 고독하게 글 쓰는 시간을 보냈다. 에세이 쓰는 게 부끄러워 소설을 썼는데, 아이러니하게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에세이로 썼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내 마음, 내가 가장 잘 아는 줄 알았는데 써보니 달랐다. 기쁘고, 슬프고, 즐겁고, 막막하고, 멀고 가까운 무수한 단어들이 남았다. 글을 마주하고 나서야 깨닫는다. 내 마음을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 같다.”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 책 말미에는 부록으로 김슬기 작가의 소설 《변온동물》 일부를 만날 수 있다.

저자

김슬기

소설을쓰고,읽으며비로소‘자유’라는단어를가까이두게됐다.‘쓰는인간’이라명함에새기고,매일무엇이라도쓴다.쓴글로먹고살고싶다는꿈을꾸고있다.여행에세이《금요일퇴사화요일몽골》,소설《변온동물》을쓰고펴냈다.쓰지않을땐온⦁오프라인글쓰기모임을열고사람들을만난다.

목차

프롤로그
좋아하는소설을끌어안고,‘쓰는인간’으로버틴다20p

나의해방소설24p
유산소소설,무산소소설30p
나만의리듬을찾아서36p
감정훈련소42p
그럴수도있지48p
자꾸돌아보게만드는54p
이기적인위안60p
넷플릭스한달구독료로고작한권을산다64p
불순한의도66p
잘하는것을잊지않는것이중요해72p
제꿈은거짓말쟁이입니다78p
소설의유통기한84p
계절성질병,신춘문예병90p
욕망의가방96p
좋아하는것으로호들갑을떨친구가필요해102p
비밀이많은당신소설을써라108p
소설쓰기클럽114p
소설쓰고앉아있네120p
난슬플때메모앱을켜126p
멋진작업실을갖고싶어132p
통통한소설가는멋이없을까138p
이렇게살면불안하지않으세요?144p
궁둥이로쓰는소설1150p
궁둥이로쓰는소설2156p
혼자글쓰면외로울까?162p
무명작가들의모임168p
욕망,욕망,욕망174p

에필로그
소설뒤에웅크리고숨어실컷떠들고싶었다180p

부록
김슬기작가의소설《변온동물》일부수록184p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소설의결말에이르면,단거리달리기결승점처럼속도를줄이지못해한참이고더뛰어나가야하는마음이되었다.먹먹하게남은마음을달래기위해,책을내려놓고빈방을빙글빙글돌아야했다.34쪽

그후며칠동안소설과출퇴근을함께했다.오가는지하철안에서나,점심시간혼자남게된시간에나는틈틈이알랭드보통의이야기로도망쳤다.사랑이가져다주는낭만에빠졌다가,사랑이사라진빈자리에차오른갈등과유혹,요동치는감정들에서실컷허우적거렸다.45쪽

소설책몇권과포카칩과오징어땅콩한봉지씩을사다가침대위에서부스러기를잔뜩흘리며킬킬대고엉엉울며소설을온전히소비하고싶어지는그런때.55쪽

좋은소설을다읽고나면,누군가가내뿜는따뜻한입김근처에오래도록머물다온것만같다.만약나의메신저창에소설속인물들의이름이떠오른다면,나는마치오래알고지낸이들처럼주저하지않고메시지한통을보냈을것이다.57쪽

“잘하는것을잊지않는게가장중요해요.”
제글에서어떤점이잘못되었을까요,무엇을개선해야할까요하고묻는말에홍희정선생님은잘하는것을잊지말라는대답을들려주었다.76쪽

“오늘이‘소설(小雪)’이래요.작은눈,그러니까첫눈이내리는날이래요.소설에부치는소설들.뭔가예감이좋죠.”
창구앞에서봉투를들고어색하게웃으며기념사진도찍었다.우리는한해동안소설농사를함께지은글친구이자,서로의첫독자.우리의손을떠나씩씩하게봄을향해떠나가는소설의안녕을함께빌었다.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