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끝으로의 여행

밤 끝으로의 여행

$29.05
Description
최측의농간에서 2020년을 여는 첫 책으로 선보이는, 프랑스의 의사이자 작가, 루이-훼르디낭 쎌린느의 문제적 데뷔작, 『밤 끝으로의 여행』 고통과 절망 속에서 삶이라는 밤의 시간을 배회하는 비참한 인간의 모습을 전례 없는 스타일로 그려낸 이 충격적인 데뷔작 덕분에 저자는 20세기 프랑스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주인공 바르다뮈와 로뱅송이 술회하고 있는 전쟁, 아프리카 식민지, 미국 뉴욕이나 디트로이트, 파리 근교의 빈민촌 등에서의 삶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모든 인간에게 씌워진 삶이라는 현실이 구원에의 비전 같은 것은 없는, 억압과 부조리의 비참한 굴레이며 혹독한 고난의 연속임을 보인다.

전쟁과 식민지를 제국주의의 심장부, 일선에서 경험하고, 뒤늦게 학업을 마친 후 의사로 활동하는 등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실존적 경험이 풍성하게 투영된 이 작품에서 그는 각종 비속어를 포함, 당대 프랑스의 농촌과 도시의 뒷골목, 시장바닥에서 건져 올린 날것의 언어를 거침없이 활용한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여 후대의 작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2004년 완역 발간되었지만 널리 이르지 못하고 이내 절판되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쎌린느의 이 대표작을 최측의농간에서 역자와 함께 초판에 존재했던 일부 오기를 바로잡아 신판으로 발간했다.
저자

루이훼르디낭쎌린느

1894-1961.
프랑스의작가,의사.본명은데뚜슈(Louis-Ferdinand-AugusteDestouches),1894년5월27일파리교외의쿠르브부아에서태어났다.파리의파사주쇼아쇨에서유년시절을보내며학교에다녔고,졸업후에는파리와니스에위치한여러보석상에서수습생으로일하였다.1912년프랑스군에입대해1914년플랑드르지방에서의교전중부상을입어무공훈장과함께몸에장애를얻었다.1916년에카메룬의옛독일식민지지역에무역중개인으로지원했지만말라리아양성팡정으로인해1917년프랑스로돌아와야만했다.그때부터대학입학을준비하여1924년에의학박사학위를받고1924년에서1928년사이에는국제연맹에서활동하며미국과서아프리카에파견되기도하였다.1932년어머니의성에서따온‘쎌린느’란필명으로발표한자전적첫소설『밤끝으로의여행(Voyageauboutdelanuit)』으로르노도(Renaudot)상을수상했다.전쟁과식민지를제국주의의심장부,일선에서경험하고,뒤늦게학업을마친후의사로활동하는등자신의파란만장했던실존적경험이풍성하게투영된이데뷔작에서그는각종비속어를포함,당대프랑스의농촌과도시의뒷골목,시장바닥에서건져올린날것의언어를거침없이활용한독특한문체를선보여후대의작가들에게커다란영향을끼쳤으며이충격적데뷔작으로일약주목받는작가의반열에올랐다.1936년에는자본주의에대한비판적태도를드러낸두번째소설『외상죽음(Mort?cr?di)』을,같은해러시아여행을다녀와서는공산주의체제를신랄하게비판한소설『내잘못(MeaCulpa)』을발표하는등평생당대의모든이념과체제에비판적이고냉소적인태도를견지하였지만반유대주의,나치부역혐의등으로인해제2차세계대전후에는상당기간프랑스문단과강단으로부터외면받기도하였다.마지막작품『리고동(Rigodon)』을탈고한다음날인1961년7월1일영면하였다.

목차

밤끝으로의여행7
옮긴이의말727
작품연보731

출판사 서평

세계의비정과부조리를탐사하는천민의프루스트,
추방당한언어로현대의지옥도를완성하다.
20세기프랑스문학의걸작,밤끝으로의여행

루이-훼르디낭쎌린느,『밤끝으로의여행』
2020,최측의농간

아!동무여!내단언하건대,이세계는이세계를조롱하는거대한사업체에불과하다네!그대는젊어.극도로첨예한이몇순간이그대의가슴속에제발여러해동안간직되길비네!내말잘듣게,동무여,우리사회의모든살인적위선을찬연하게장식하고있는그중대한몸짓,즉‘불쌍한사람의생존조건,그의운명…등에대한동정’,그몸짓의중대성이그대의폐부깊숙이침투하지않은채그것을흘려보내지않도록하게.
_본문에서


파리근교클리시의이름없는의사였던루이-훼르디낭오귀스트데뚜슈(필명,루이-훼르디낭쎌린느),셰익스피어와도스토예프스키에필적하는작품을집필해보고자했던그는,마침내완성한첫작품을앙드레말로의NRF출판사에출간의뢰하지만보기좋게거절당한다.이후드노엘이라는무명출판사를통해세상빛을보게된바로그데뷔작『밤끝으로의여행』은1932년10월출간되어충격적인문체와잔혹하고적나라한세태묘사로인해당대문학계에격렬한논쟁을유발했고,그해12월공쿠르상후보에올랐지만수상에불발함으로써오히려커다란주목을받게된다.

그러나떠들썩했던당대의소란스런논란이무색할정도로『밤끝으로의여행』은이제마르셀프루스트의『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와함께20세기프랑스문학의걸작으로꼽히고있다.『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가사교계의고상하고정제된문어체프랑스어의한극치를보여준작품이라면,쎌린느의이작품은,욕설이난무하는당대하층민들의구어체프랑스어를선구적으로도입한혁명적작품이라고할수있다.

강박적이고두서없는문장부호사용과더불어거칠고투박한낱말과문장들이넘실대는가운데이작품에는기존의프랑스문학작품에서보기어려운구어문체가가득하다.이작품의빛나는대목들은그러나,바로그형식적선취를통해저자가자신이다루고있는대상들을느끼거나인식하는과정이나방법,즉시선의특별함이라고할수있다.그의언어는궁정이나쌀롱,아카데미,교회등에서추방당한언어지만,프랑스의농촌과,도시의뒷골목,시장바닥에서항상민중들과함께했던힘찬생명그자체이며,프랑스의유구한정서를간직한노래라고할수있다.그러므로그가-의식적으로동원한-거침없이폭발적으로구사되는비어나속어는단순한카타르시스적횡포를노린것이아니며지배층의규율과규범적언어에대한일종의반전이고뒤틀기며전환이라고할수있다.따라서이책의옮긴이는1932년에발표된이작품속에서저자가이루어낸언어적/문학적혁명이,라블레이후사백여년동안점점왜소하고빈약한껍데기로전락해온언어,숨막히는합리주의의위선으로전락해온언어,또는지배계층의기만과사기수단으로전락해온언어에대한노골적인반감과,기층민의정서에뿌리내린순박한언어에대한적극적긍정,사랑의소산이라고전했다.또한그의이러한혁명적시도는라블레나몰리에르도,심지어1789년의대혁명도이루어내지못한언어감수성의지각변동을시도한것이며,따라서이작품은무수한사상적유행이퇴조한후에도『빵따그뤼엘』이나『가르강뛰아』와같이프랑스문학의영원한고전으로남을만한것이라고.

인간은‘썩은고깃덩어리’일뿐이라는주인공,소설은이세계의끔찍하면서도상투적인풍경속정상과비정상의경계를비틀고꼬집고꿰뚫어나가는두서없는독백,조롱과비웃음섞인,신성함과경건함의반대편에선당대민중들의언어로현대의위선과부조리를까발리는분열증적해학의향연이라고할수있다.적나라한혐오와쓴웃음으로인간과현대문명에대한자조적혐오와각성을직조해가는가운데,쎌린느에따르면삶에있어결정적순간들은우리일상의가장비천하고낮은곳들에현현한다.

주인공들의도착적이고분열증적이며광증이폭발하는듯한모습은현대/우리시대의가치패러다임전체가어떤광기에기반해있음을선명하게드러내고있다.어떤가치라든가이데올로기같은것들은인간을얽어매는족쇄로서,그들어리석음의증거로서작동할뿐이다.주인공들은그들이비뚤어진시각으로바라보는세계와그모든부조리를완성하는한공모자이자짝으로서,서로가서로의징후로작동한다.

전쟁과식민지,신대륙,프랑스빈민가에서의지난한나날등,작품속에등장하는초현실적이면서극적인여러에피소드들은상당부분저자의실제경험으로부터비롯된것이다.그중에서도전쟁과식민지의경험은평생그를사로잡았던절대적상흔이었다.실존주의가세계를휩쓸던한시절,실존주의의한파국혹은의미없음의가능성을분노와냉소로질주하듯포효하는문체로선보였던이소설은당대의많은이들을열광시키며뜨거운문학논쟁의용광로가되기에충분했다.

반유대주의,파시스트적면모로제2차세계대전후에는상당기간프랑스문단과강단으로부터외면받기도하였지만,악명높았던그를,독일부역혐의로감금했던프랑스에서조차결국프랑스문학사에서지워버릴수는없었으며이작품이향후프랑스문학에기여한-긍정적이든부정적이든-절대적영향력들에대해부정할수없었다.

이독특한작품의번역과관련하여옮긴이는어휘의배열이곧새로운인식체계,즉새로운세계관을드러낸다는견해/원칙아래우리말의일상적어휘순서,즉통사적습관에비추어조금부자연스럽다고여겨지는경우라할지라도,작가의독특한호흡이나기질,시각등을반영하는특이한어순이라여겨지는부분은,가능한한원문에가깝도록번역하였다고밝혔다.2020년에새롭게발간되는최측의농간신판을통해기존판본에존재했던일부오기를바로잡았다.

삶은이것이냐저것이냐의문제가아니라이것이든저것이든상관없이비참하고고통스러운굴레라는것,그것의외부라는것은없음을,그럼에도불구하고그끝을향해여행을감행하는자들-우리들-이있음을,치열하게증언하는뜨거운작품,『밤끝으로의여행』을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