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만든 건축 (서양 건축 재이용의 역사)

시간이 만든 건축 (서양 건축 재이용의 역사)

$22.00
Description
건물 재이용의 시대
“어쩌다보니 리노베이션이 대세인 시대가 되었다.” 스튜디오 히치(박희찬)에서 작업한 문경의 산양 양조장을 소개하는 글에서 이연경(연세대 건축학과) 교수가 던진 첫 문장이다. 이어서 “수많은 공장과 창고들이 거대 문화 공간과 카페로 태어나 소비되는 요즘, 지나치게 무겁거나 진지하지 않으면서도, 또한 쉽게 휘발하지 않는 리노베이션의 태도는 무엇일까”라면서 비평가의 시선에서 산양 양조장의 이모저모를 소개했다. 산양 양조장은 한국건축역사학회에서 매년 선정하는 ‘제7회 한국건축역사학회 작품상’의 후보작이었고 이연경 교수는 이 작품을 소개하는 글을 썼다. ‘제7회 한국건축역사학회 작품상’은 연희동의 오래된 주택을 리노베이션한 에이코랩(정이삭·홍진표)의 N작가 주택이 선정되었다. 제7회 한국건축역사학회 작품상 후보 세 작품 가운데 두 작품이 리노베이션 작업이다. 굳이 건축적으로 의미 있다고 꼽히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오래된 건물을 고쳐 사용하는 경우를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다.
건물의 리노베이션 그러니까 건물의 재이용을 서양 건축사의 관점에서 접근한 학자가 있다. 일본 도쿄대학의 가토 고이치(加藤耕一) 교수. 가토 고이치 교수는 2017년 《時がつくる建築: リノべーションの西洋建築史》를 출간했다. 이 책으로 산토리학예상(예술·문학 부문), 2018년 일본건축학회상(논문 부문), 일본건축사학회상을 수상했다.
가토 교수는 지은 지 시간이 꽤 흐른 주택은 쓰레기 취급받아서 주택을 헐고 빈 땅으로 내놓아야 오히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일본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오래된 건물을 대형 폐기물 취급하는 일본과 달리 유학했던 프랑스에서는 건물이 오래되어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토 교수는 이 차이를 가치관의 측면에서 분석한다. 이어서 20세기 말 저출생·고령화, 인구 감소, 지방 공동화, 빈집 문제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건물을 재이용하는 리노베이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건축의 주요 방법으로 부상하고 있는 건물을 재이용하는 리노베이션은 오래전부터 사용한 방법인데 그동안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았을 뿐이다.
《시간이 만든 건축: 서양 건축 재이용의 역사》는 서양 건축사의 관점에서 건물 재이용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노트르담 대성당, 생드니 대수도원, 오르세미술관, 카스텔베키오 박물관 등 유럽 여행을 가면 꼭 들러야 하는 장소로 꼽히는 대부분의 장소가 여러 차례 용도를 바꾸고 상황에 따라 모습을 바꿔가며 오늘까지 이어져왔다.
이 책은 재이용적 건축관, 재개발적 건축관, 문화재적 건축관, 20세기의 건축 시간론, 네 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건축 시간론의 시도’에서는 건축이 시간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바뀌었는지 주목하는 방법론으로서 건축 시간론의 의미를 소개한다. ‘2장 재이용적 건축관’에서는 사회 변동과 건축의 생존이라는 소주제로 고대말기부터 19세까지의 건물의 재이용을 이야기한다. ‘3장 재개발적 건축관’에서는 16세기부터 현재까지 재개발적 건축관을 이야기하면서 프랑스의 파리 도심 재개발이 시작된 16세기에 ‘재개발’이라는 건축관이 출발해 근대기에 성행했음을 이야기한다. ‘4장 문화재적 건축관’에서는 ‘문화재는 왜 시간을 되감았는가’라는 관점에서 19세기부터 현재까지 재이용, 보존·복원 등을 대하는 자세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마지막 ‘5장 20세기의 건축 시간론’에서는 건축을 준공 연도에 따라 줄 세우는 기존 건축사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어느 한 시기만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닌 시간의 변화에 따른 변화를 함께 들여다보는‘선의 건축사’를 제안하며 건축 시간론의 의미를 되짚는다.
저자

가토고이치

가토고이치(加)藤耕一)
1973년도쿄에서태어났다.도쿄대학교대학원공학계연구과건축학전공준교수를거쳐2018년부터교수로학생들과함께하고있다.2001년도쿄대학대학원공학계연구과건축학전공으로공학박사학위를받고,도쿄이과대학이공학부조수,파리제4대학객원연구원(일본학술진흥회해외특별연구원),긴키대학공학부강사로일했다.2017년이책으로산토리학예상(예술·문화부문)을받았다.저서로《건축의럭셔리:물질과구축이엮어내는건축사(建築のラグジュアリー:物質と構築がつむぐ建築史)》(2025),《고딕양식성립사론(ゴシック洋式成立史論)》(2012),《‘유령의집’의문화사(〈幽霊屋敷〉の文化史)》(2009)등이있다.공동편집한책으로,《신건축건축100년PART1,2(新建築建築100年PART1,2)》[가토고이치·사카우시다쿠(坂牛卓)·곤도도모유키(権藤智之)·하세가와가오리(長谷川香),2025],《서양건축명작해부도감(西洋の名建築解剖図鑑)》[가와무카이마사토(川向正人)·에비사와모나도(海老澤模奈人)··가토고이치,2023]등이있다.

목차

1장.건축시간론의시도
기존건물에대한세가지태도
점의건축사에서선의건축사로
시간과건축의이념

2장.재이용적건축관:사회변동과건축의생존
고대말기의사회변동
스폴리아
중세의성장시대
중세의축소시대
근대적가치관과재이용
프랑스혁명과거칠게불어온전용의폭풍

3장.재개발적건축관:가치의층위와건축의형식화
야만의탄생
재개발적건축관과재이용적건축실천
파리의시벽
의도적인형식주의
무의식적형식주의
산피에트로재개발계획

4장.문화재적건축관:문화재는왜시간을되감았는가
야만의복권
비올레르뒤크와‘수복’의시작
수복에서보존으로
20세기의문화재적가치관의국제적정비
일본의문화재와시간되감기

5장.20세기의건축시간론
모더니즘에서리노베이션시대로
시간변화하는건축의모색(1956)
역사적건축에대한태도(1964)
역사적건물의재이용이라는가능성(1978)

끝으로
옮긴이의글:재이용적건축관의복권을꿈꾸며

덧붙임/그림출처/참고문헌/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점의건축사에서선의건축사로
르네상스,고전주의,비잔틴,바로크,고딕…많은서양건축사책이시기별건축의양식을중심으로구성되어있다.대표적인건축물을소개하며각양식의특징을설명하는방식이다.
흔히고딕양식의탄생을알리는건축으로생드니대수도원을꼽는다.수도원장쉬제르가역대프랑스왕가의유해를모시는사원이었던생드니대수도원을왕가에걸맞게성당으로개축해1144년에헌당했는데기존에볼수없던화려하고새로운모양으로지어훗날고딕양식의효시가되었다.대수도원을성당으로‘개축’했으니‘신축’은아니다.그럼에도생드니대수도원은고딕양식의대표건축물로소개된다.
저자는이렇게양식을기준을건축물을구분하는방법은‘형태에따라대강언제쯤만들어진단서가되기에잘만들어진방법’이라고보지만“양식은주로19세기사람들이과거의건축을정리·분류하여학습하기위해만들어낸하나의방법에지나지않는다”고말한다.양식은건축을시간축위에연대순으로줄세워놓고형태별로분류한것에지나지않다.“결국양식이란건축을역사적으로카탈로그화하기위한수단에지나지않는다”는것이다.이렇게양식중심으로서양건축의역사를보게되면서“건축의준공연도가필요이상으로중시되었다”고지적한다.
저자는이처럼건축을준공연도에따라카탈로그화하고어떤한순간만을평가하는관점을‘점의건축사’라고정의한다.반면시간의변화에따라어떻게변화해왔는지에주목하는것을‘선의건축사’라고했다.선의건축사에서는“시간을되감아서건축을어떤한순간의모습으로되돌리려고하는복원(復原)이나시간을되감지는않더라도그시간을멈추려고하는보존이라는행위의특이성을강조하게된다”는것이다.
이책은오래된건물을바라보는태도를재개발,수복·보존,재이용으로나누어들여다보고있다.19세기부터20세기에걸친성장시대에는기존건물을파괴하고신축하는(scrap&build)방법으로기존건물을지워나갔는데이는근대의가치관이다.이런현상의이면에는경제원리가있다.이런경제원리에대항해역사적인건축이사라지는것을막으려는행위가보존이다.보존을정당화하기위해문화재제도가생겼다.
오래된건축물을바라보는세가지태도즉재이용적건축관,재개발적건축관,문화재적건축관을주제로삼아건물의변화과정과함께상세히설명한다.
‘건축시간론의관점에서건축의역사를다시살펴봄으로써건축에대한사람들의가치관변화를밝히고싶다’는목표를향한저자의여정을따라가보자.

일본학계에서인정받은수작

2017년산토리학예상(예술·문학부문)
근대에탄생한경제성우선의‘재개발’과윤리성을중시하는‘문화재보존’과는별개로,과거를살리면서미래로나아가는‘재이용’의가치관과실천을도입하는것이야말로우리시대의핵심에다가가는행위임을이책은가르쳐준다._미우라아츠시(三浦篤,도쿄대학교수)의선정평에서

2018년건축사학회상

2018년일본건축학회상(논문부문)
이책에서제시하는새로운건축을바라보는시각과그에따른새로운역사관은최근특히중요해진역사적환경의보존과재생이라는과제를둘러싼논의를획기적으로심화시킬것임은분명하다.
_선정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