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도 불행한(6쇄 기념 리커버판)

사랑하고도 불행한(6쇄 기념 리커버판)

$12.00
Description
달콤하고 솔직한 에피소드로 많은 사랑을 받는 독립출판 대표 사랑 시인 김은비의 다섯 번째 시집. 그녀가 1930년대 자유연애에 매료되어 〈사랑하고도 불행한〉을 펴냈다. "지금 세대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서도 잘 사는 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잖아요. 제가 사랑에 대한 가치가 높은 사람이라 1930년대가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이 시집에서는 사랑의 가치가 최우선이었던 자유연애 시절을 현대를 사는 김은비의 감성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주위 시선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사랑'의 화두를 던지는 시인의 낭만적 사랑의 관념이 시집 곳곳에 묻어있다.
저자

김은비

저자:김은비
김은비는1991년에태어났다.이후드라마작가의꿈을키우며서울예대에진학했다.2014년독립출판물『스친것들에대한기록물』을시작으로독립출판작가로꾸준하게활동하고있다.그외에도독립출판물『꽃같거나좆같거나』,『임시폐업』,『이별의도피처사랑의도시』를펴냈다.

역자:무라야마도시오(村山俊夫)
1953년생.혁명가김산의삶을그린《아리랑》을읽고한국에관심을가지고한국어를공부하기시작했다.저서로《청춘이아니어도좋다》,《라면이바다를건넌날》,역서로《지겹도록고마운사람들아》등이있다.

목차

사랑하고도불행한
자유연애
Epilogue

출판사 서평

김은비의다섯번째시집『사랑하고도불행한』은1930년대모던보이와모던걸의자유연애에매력을느껴펼친시집이다.암울했던사회상에도사랑의가치를꽃피웠던그시대의사랑이야기를김은비만의시체로담아냈다.이번시집은「사랑하고도불행한」,「자유연애」라는큰제목만존재한다.영원할수없는사랑으로사랑하고도불행하지만,계속해서사랑을추구하면충만해진다는작가의용감한통찰이돋보인다.그리고사랑을최우선으로생각했던자유연애를떠올리며사랑의의미를다시생각해볼수있다.특별히이번에는무라야마도시오의일어번역이더해져보는재미와깊이를더했다.

<책속으로>

나는이곳에만오면어린애가됐다.네가조금만다정해도기뻐하고,네가조금만놀려도토라지고,너와조금만다퉈도울면서.

나는이곳에만오면옷을벗었다.그간내가노력해오던것들을모두무가치하게만들고,나를억압하던것들로부터자유로워질수있었던유일한유토피아.

친구가있는동네가그립지않았고,가족이있는우리집이그립지않았다.오히려나를알고있는그곳들은나를더공허하고외롭게했다.

최소한의너로최대한의행복을누릴수있는이곳을나는사랑한다.
나는너를사랑한다.
-p.43

그러니까나사실그날그바다위를잊지못하겠다.어쩌면나는그날네게사랑에빠졌고그와동시에더는이상으로너를사랑할수없음을느꼈다.그날그낯선감정은마치바다의밀물과썰물처럼일정하게일렁이다나를네안에서젖도록내버려두기도했고,거친바람과함께그속내를비쳐나를혼란으로몰아세우기도했다.

그러니까나사실그날그바다위에서황홀과절망을동시에만나너모르게고개돌려울었다.
-p.123

가끔은헤어진사람의편지를읽는다.새벽늦게까지전화를끊지않는나때문에“미안해,아가”로통화를마무리지어야만했던그사람에게답장을쓰고싶어지는밤.

사랑하고도불행했던시간에종지부를찍고자이별해놓고다시다른이를사랑하고불행해진다.사랑의굴레를벗어날수없는인간은파멸을흉내낼뿐,결국아무도파멸하지않는다.
-p.129

우리는무더운여름에도얼음이가득든커피를손에쥐고산책을즐겼지.
선풍기조차없는가게에서무제한돈가스를먹으면서도우린웃었지.
너랑은이런싸구려행복도너무좋은데.
-p.159

제발당신이나를다시사랑의황홀경으로데리고가주길바란다.사랑만이전부였던나의신념과가치를당신이다시금깨우쳐주길바란다.?

이시대유행처럼번지고있는우리의만남이황폐한오늘날전무후무한예술적가치로남아주길바란다.최소한그런역사로가는등용문이라도되어주길바란다.
-p.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