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와 씨알 (박희선 조각가를 찾아서 | a4 시동인 14집(2017))

도끼와 씨알 (박희선 조각가를 찾아서 | a4 시동인 14집(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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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잠시나마 지상으로 호출한 그의 숨결
이번 2017년 a4 동인지 『도끼와 씨알-박희선 조각가를 찾아서』에는 故 박희선 조각가의 연보와 작품들이 소개되었고, 박희선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추모하는 전항섭 조각가의 산문이 실렸다. 그리고 a4 동인들의 ‘박희선 추모시’ 16편과 신작시 26편이 함께 실렸다. ‘도끼와 씨알’이라는 책 제목에서 드러나듯, 생전의 박희선 조각가는 도끼와 씨알을 소재로 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함석헌 선생의 씨알 사상을 조각으로 표현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한 조각가이다. 이번 『도끼와 씨알-박희선을 찾아서』에는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박희선 조각가의 작품 세계가 다양하게 그려지고 있는데, 가령 박희선 조각가의 작품 ‘우금치-씨알’을 박제영 시인은 이렇게 시로 풀었다.

그때는 다 동학이었네라
누구라 할 것도 없네라
왕과 양반들 친일 모리배들 빼고는 죄다
남자고 여자고 애고 어른이고
조선 사람이믄 죄다 동학이었네라
저 무너미 고개 넘어 곰나루 돌아
우금치에서 다 죽었네라
몽둥이 들고 죽창 들고
왜놈들 신식총과 맞섰으니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네라
우금치 마루는 시체로 하얗게 덮였고
시엿골 개천은 아흐레 동안 핏물이 콸콸 흘렀네라
준자 봉자 최준봉
녹두장군 모셨던 할배도 게서 죽었네라
니는 우금치가 낳은 씨알이네라
우금치를 잊으면 사람이 아니네라
- 박제영, 「우금치-씨알」 전문
저자

a4시동인

저자a4시동인은

권준호,김금분,김창균,김춘배,민왕기,박기동,박제영,송병숙,원태경,유문호,이규호,이상문,이향숙,장승진,전형근,정현우,조현정,허림,허문영,황순애(이상20명)

목차

머리말

1부.박희선MEMORY
작품
연보
박희선을말하다

2부.박희선추모산문
박희선과함께한20년(전항섭조각가)

3부.박희선추모詩
희선이형외1편(권준호)
씨?―故박희선조각가의작품에서(김춘배)
생가라는유작(민왕기)
나에게도끼를(박기동)
민들레-남과북외1편(박제영)
한반도,너무먼키스(송병숙)
부활,붉은날개(이향숙)
도끼(장승진)
박희선(정현우)
故박희선작업실에서(조현정)
박희선의춤(허림)
도끼와입술―故박희선의「쇠붙이는가라」를보고외1편(허문영)
칼을두른여인―박희선의윤희순의사청동상에부쳐(황순애)

4부.a4동인의신작시
기억의향기―역(逆)프루스트외1편(권준호)
은행나무외2편(김춘배)
이불이익는밤외1편(민왕기)
마지막애인외1편(박기동)
그마해라외1편(박제영)
귀의염전외1편(송병숙)
바늘꽃이쏠려있다외1편(이향숙)
술래외1편(장승진)
숲의윤회외1편(정현우)
포도잼을만드는시간외1편(조현정)
나무외1편(허림)
고택古宅외1편(허문영)
누나(황순애)

출판사 서평

춘천의a4시동인은일반시동인들과다른동인지를만들고있다.동인들의작품을묶어펴내는일반적인동인지가아니라,동인지라는형식을빌려춘천출신의요절한문화예술가들을재조명하고있는것이다.2015년에는故진이정시인을재조명했고,2016년에는故권도옥소설가를재조명하더니2017년올해는故박희선조각가를재조명했다.

1956년춘천에서태어나서울대미술대학교조소과와서울대학교대학원조소과를졸업하였고,역사조작가라는별칭이붙을만큼한민족의역사와통일문제에천착한조각가였다.안타깝게도그는그의작품세계를꽃피우지못한채1997년41세라는젊은나이에간암으로세상을떠났다.그가부모님을모시고가족들과함께살았던춘천의생가,작업실에는생전에그가썼던도구들과재료들그리고미완의작품들이고스란히남아있다.언젠가누군가와서그의작품을완성하여주기를기다리고있기라도하듯말이다.이번에발간된2017년a4동인지『도끼와씨알-박희선조각가를찾아서』가故박희선조각가와그가족에게조금은위로가될수있기를바란다.더불어많은이들이故박희선조각의세계를다시금돌아보는계기가되기를바란다.

조각가의생가(生家)가천천히기울어지고있다
이생가는조각가가남긴가장오래된작품

조각가가살던집은청동처럼단단하지않고
조각가가웃던집은돌처럼매끈하지않다

담장엔금이세개,지붕엔얼룩이열두개
그러니삶이어려울때,춘천근방한조각가의옛집들러보라

그곳도허물어지고있다그곳도앓고있다
생가가유작보다더아프고,유작보다생가가더사무치는날

천천히돌과청동을오르는이끼와노을만이
생가라는가장아픈유작을어루만지고있었음을깨닫는시간이있다
-민왕기,「생가라는유작」전문

『도끼와씨알-박희선조각가를찾아서』를통해서故박희선조각가의생애와그의작품을다시만날수있다는점에서반갑기도하지만,무엇보다『도끼와씨알-박희선조각가를찾아서』는故박희선조각가의생애와그작품세계를조각가가아닌시인의시선으로재조명하고있다는점에서색다르다고하겠다.죽음으로잊혀진예술가들이너무많다.잊혀서는안되는예술가들이너무많이잊히고있는세상이다.이런세상에서3년째어려운작업을하고있는a4동인들에게박수를보내며,이귀한책이모쪼록널리읽히기를바라는마음이다.